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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히 다녀왔습니다 - 범죄로부터 나를 지키는 방법 ㅣ Safe Child Self 안전동화 1
정민지 지음, 서혜진 그림 / 꿈소담이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언니들을 따라나선 한 꼬마가 있었다. 어느 사이엔가 이 꼬마는 홀로 떨어져 나와 버렸고 기억을 되살려 집으로 향하던 중 낯선 길이 나오자 그 자리에서 울어 버렸다. 그 때 피부가 하얗고, 울어서 때가 꼬질꼬질 흐르는 얼굴로 거리에 서 있었던 꼬마가 나, 였, 다. 우는 나를 어떤 아주머니께서 파출소에 데려다 주셨다는데 나는 이 후의 기억은 나지 않는다. 워낙 자주 길을 잃어버린 나였기에 부모님께서 용케도 집 전화번호를 외우게 하셨나 보다. 연락을 받고 부리나케 뛰어온 엄마가 파출소에 와 보니 나는 울어서 퉁퉁 부은 얼굴로 경찰 아저씨가 사 주신 빵과 우유를 먹고 있었다고 한다.
가족들이 모일 때면 지겹게 등장하는 이야기 중 하나인데 내가 어린 시절 동사무소며, 파출소며 길을 잃어 자주 이 곳을 방문했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그나마 그 시절은 길을 잃은 아이를 관공서에 데려다주는 '정'이 있는 사회였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하마터면 이 따뜻한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살아갈 수 없을 뻔 하지 않았나. 아이를 잃어버리지 않고 찾았으니 지금이야 옛 시절의 추억을 이렇게 도란도란 나누지만 정말 잃어버렸으면 어떻게 되었겠는가. 그야말로 웃음이라고는 찾을 수 없는 황폐한 집으로 변해 버렸을 것이다.
요즘은 엄마들이 아이를 데려다주고, 데려오고 학원차들이 아이들을 집 앞까지 데려다 줘 길에서 홀로 떨어져 나온 아이들을 잘 볼 수 없지만 만약 길을 잃은 아이가 있다면 착한 아줌마, 아저씨들이 이 아이를 발견했다면 길을 잃고 우는 아이를 보호받을 수 있는 곳에 데려다 줄 테지만 연일 납치, 성폭행에 대한 아주, 아주 끔찍한 기사들이 나오는 시절이고 보니 과연 이 아이가 무사히 부모의 품으로 돌아갔을까, 생각해 보면 장담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만큼 무서운 세상이 된 것이다. 예전이라고 흉악한 사건이 없었겠냐만은 집 밖에서 동네 아이들이 우우 몰려다니며 놀아도 부모님들은 밥 때 되면 "누구야~~~밥 먹자"라고 부를 뿐 해 지면 당연히 들어온다 생각했지 나쁜 일이 생길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으니 그 시절이 그리 풍족하게 살았던 세상은 아니었어도 살만한 세상이었을 것이다. 아이가 잠깐 눈 앞에 안보여도 심장이 툭, 떨어지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 지금의 우리 사회 모습이다.
아이에게 예전에는 "모르는 사람 따라가면 안된다"고 이야기 했다면 이제는 "아는 사람도 따라가면 안된다"고도 말해줘야 한다. 대중매체에서 아이가 낯선 사람으로부터 나를 보호하는 방법에 대해 오프라인에서 직접 아이들이 접하고 배울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했는데 "안녕히 다녀왔습니다" 책은 여러 가지 상황에서 아이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을 가상이지만 부모와 함께 그 상황을 재현하고 아이가 충분히 이를 인지할 수 있게 해 놓아 아이의 안전을 생각해 정말 알차게 꾸며 놓았다.
365일, 하루 24시간 아이의 곁에서 아이만 바라보고 있을 수 없는 현실에서 아이의 일상이 안전해지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엄마가 데려오라더라", "맛있는 거 사줄게" 등등 아이가 유혹을 느낄 수 있는 상황에 놓이면 이렇게 책 속의 아이들처럼 나쁜 사람의 손 안에서 도망나올 수 있어야 할텐데 내 아이가 이런 상황이 되어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일을 겪으면 어쩌나, 책장을 넘기면서도 가슴이 두근두근거린다.
나쁜 사람이 앞에 있으면 크게 소리질러 주위에 도움을 청하고 얼른 그 상황에서 빠져 나와야 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차도를 걷다 갑작스럽게 납치를 당하고, 순식간에 어른들의 손에 아이가 끌려간다면 이 같은 상황도 아무 소용없는 것이 아닌가. 지금의 나의 마음으로는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될 때까지 데려다주고, 데려오고 싶으나 이렇게 하겠다고 남편에게 말했다가 "그 땐 다 컸는데......" 하는 핀잔만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이렇게 과보호를 해도 전혀 상식 밖의 일로 보이지 않으니 아이가 집에 잘 도착할 때까지 불안한 마음을 내려놓기 힘들겠다.
정말 책 제목처럼 "안녕히 다녀왔습니다"라는 인사를 들어야 불안했던 마음을 내려놓고 하루를 편안하게 마감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가 갑자기 사라진다면, 아이의 생사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면 부모는 살아갈 의미를 잃게 되고 말 것이다. 이 세상의 모든 아이들에게 나쁜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 모두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다. 이 책으로 아이의 안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