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타면 안전해요 - 교통사고로부터 나를 지키는 방법 Safe Child Self 안전동화 2
최승필 지음, 이경희 그림 / 소담주니어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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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고 겁이 더 많아졌다. 무서운 세상이 우리 아이를 집어 삼키지는 않을까,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나의 가슴은 '펑'하고 터져 버린다. 뛰어 가다 차에 치이는 건 아닐까. 나쁜 사람이 아이를 데려가면 어떡하나. 무섭고 고민은 되지만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조심, 또 조심 시키는 일 뿐이다. 아이가 환갑이 되어도 이런 걱정은 줄어들지 않겠지만 너무 지나치게 걱정하면 안되겠지만 이제 돌이 지난 아들에게는 하고, 또 해도 지나치지 않은 걱정일 것이다.
 
"알고 타면 안전해요" 이 책은 아이에게 안전수칙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책이다. 아이가 직접 주인공이 되어 등장하여 아이에게 좀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으며 어른들도 자세히 알지 못했던 안전수칙에 대해서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또 한 편으로는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위험한 환경에 놓여 있었나 하는 걱정이 더 늘기도 한다.
 
우선 가장 기본은 '안전하게 걷기'다. 길을 걸을 땐 딴생각 하지 말고 차가 갑자기 튀어 나오지 않는지 잘 살펴 보아야 한다. 학교가 있는 곳에서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 아이들이 지나다니는 길은 모두 요주의 대상이다. 어른보다 키가 작은 아이들은 자동차에 가려져 큰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많아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함에도 길에 주차되어 있는 차들을 피해 "이놈의 도로가 왜 이리 좁아?"라며 불평하며 좁은 길에서도 속력을 높이는 운전자들이 있어 우선 보행하는 아이에게도 늘 주의를 당부해야 한다. 한가지 나도 반성하자면 길을 건널 때 주위를 둘러 보지 않아 간혹 위험한 상황에 노출될 뻔 한 적이 있는데 이번을 기회로 좀 더 조심해야겠다 다짐해 본다.
 
초록불 신호등일 때 건너기. 이건 어른들도 초록불이 깜빡 거릴 때 건너기도 하는데 요즘에는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알려줘 급하게 길을 건너다 중간에 멈추게 되거나 멈추지 않고 튀어나오는 차에 부딪칠 위험이 줄기는 했다. 하지만 어느 길이나 아이들에게 위험하기는 마찬가지, 이것도 조심시켜야 할 부분일 것이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이 손들고 길을 건너는 것을 잘 보지 못한 것 같다. 학교 앞에 가야 보이려나. 간혹 아이들이 읽는 책을 보면 손 들고 횡당보도를 건너면 아이 같아서 슬그머니 딴청을 피우는 애도 있던데 "길을 건널 땐 손을 번쩍!"들어야 함을 아이에게 꼭 말해주도록 해야겠다. 아, 그런데 횡단보도에서 처음에는 왼손을 들고 반쯤 지나서는 오른손을 드는구나? 오른손에 가방이 있을 때는 고개만 오른쪽으로 돌려 차가 멈췄는지 확인해야 하는구나. 왜 그러는지 알겠다. 속도를 높여 돌진하는 차가 없는지 잘 살펴보라는 거구나. 뭐야 나도 모르는 게 이렇게나 많았구나.
 
긴 막대기나 알루미늄 풍선을 갖고 지하철을 타면 안된다는 것은 이 책 덕분에 알게 되었다. 전철을 탈 때 간격이 넓어 발이 빠지지 않을까, 문이 닫힐 때 조심해야 된다 정도는 알고 있지만 이런 위험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알아야 할게 많구나. 공공질서를 같이 교육하게 되는 효과도 있지만 아직은 아이들 혼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엔 위험해 보인다. 자전거를 탈 때나 인라인스케이크를 탈 때 그리고 차 안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차가 완전히 멈추고 나서야 내려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아이들이 기억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아 걱정이다. 다 기억할 수 있을까. 몇 번이나 주의를 주면 잔소리로 밖에 생각하지 않을텐데, 그래도 할 수 없지. 끊임없이 주의를 주는 수 밖에.  
 
어른이나 아이들이나 "뭐, 괜찮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이 큰 사고를 부른다. "이번에도 조심하자"는 생각보다 5분 먼저 가려고, 차가 피하겠지 하는 희한한 생각이 늘 위험하게 만든다.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먼저 안전규칙을 잘 지켜나가는 것이야말로 우선 우리들이 해야할 일이다. 그러면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배워나갈 수 있게 될테니까. 그런데 횡단보도에서 손을 드는 것은 졸업한 나이니, 아이에게만 시켜야겠다. 한동안은 아이와 함께 손을 들고 건너는 연습을 해야겠지만 말이다. 아, 이건 너무 부끄러워서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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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리는 외박중 1
원수연 지음 / 애니북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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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만화를 너무 오랜만에 봤군. 무결이와 매리가 첫 눈에 반한 상황부터 이건 뭐 제대로 적응이 안된다. 분명 10대 때는 이런 장면에 가슴 설레었던 것 같은데. 역시 그동안 난 세속의 때가 너무 많이 묻어 버렸나 보다. 매리가 무결이 보다는 정인을 선택했으면 하고 바라게 되니 말이다. 사실 정인이가 감정적으로 냉혹해 보여서 그렇지 모든 것을 갖춘 남자잖아? 이제 매리를 향한 사랑때문에 감정적인 면도 변할 테니, 그야말로 완벽한 남자. 그러니 제발, 매리가 정인을 선택했으면 좋겠다, 고 하면 나 무결이 팬들한테 돌 맞을 터라 그냥 이런 마음은 살짝 가슴 한 켠에 숨겨두고 나도 무결이와 매리의 사랑이, 아니 결혼이 평탄하게 이어져 나가기를 바라야겠다.

 

'매리는 외박중' 만화를 봤을 때 드라마와 그 느낌이 너무나 달라 드라마가 더 낫다고 생각했는데 정인이가 나타나면서, 아니 매리의 아버지 위대한이 나타나면서 원작만화도 드라마 못지 않게 재밌어지기 시작했다. 드라마는 매리와 무결이의 첫 만남부터 점점 시간이 지나며 서로에게 다가가는 모습에 설레었는데 원작만화에서는 처음부터 무결이와 매리가 사랑하게 되니 사실 좀 뻔한 결말을 보는 것 같아 실망했었다. 그러나 매리의 아버지와 정인의 아버지의 확실한 방해공작으로 1년간 무결이와 정인과의 결혼 생활을 유지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고 보니 매리와 무결이의 결혼 생활에 최대 위기가 찾아와 독자인 나로서는 점점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드라마에서도 1년 계약이었으면 결말을 기다리다 숨 넘어 가 죽을 뻔 했을 것이다.)

 

음악 외에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무결과 모든 것을 가진 정인, 이 두 사람과 함께 해야 하는 매리의 상황이 결코 현실적이지 않다는 것은 알지만 사랑만을 가진 무결과 돈과 권력을 모두 가진 정인 사이에서 최종 결정을 해야 할 매리에겐 그녀가 두 남자와의 결혼 생활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다시 한 번 선택할 수 있는 아주 아주 매력적인 상황이다. 이렇게 말하면 자신의 감정 따위 쓰레기에 처 박히고 있다며 소리를 지를 매리 앞에서 고개도 못 들겠지만 이건 만화잖아. 만화니까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 최대한 이 상황을 즐겨보자고 말 끝나자마자 매리에게서 주먹이 날라온다. 퍽, 매리한테 한 대 얻어 맞으니 정신을 못 차리겠군.

 

결혼을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낙인이, 사랑에 올인하는 매리를 응원하는 민형이, 이 두 사람은 매리에게 가장 가까운 친구로 매리를 바라보는 독자들의 시선을 대신한다. 앞으로 매리의 삶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무결이와 더 단단한 사랑을 하지 않을까 예상하게 되지만 워낙 변수가 많아 갑자기 정인과 될 수도 있을 터 원작만화를 감시하며 끝까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럼 드라마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 뭐 이것도 결론은 이미 나와 있는지도 모르지만 그 과정을 시청자들은 충분히 즐기면 되지 않을까. 아, 역시 남자 주인공들이 모두 멋있으니 어느 한 쪽으로 마음을 줄 수 없어 난감하긴 하다.

 

정인을 좋아하는 세지, 무결을 좋아하는 유채로 인해 극적 긴장감은 높아지고 앞으로 무결이와 매리의 사랑에 어려움이 많이 생기겠다. 이 모든 것들이 두 사람의 사랑을 좀 더 완전하게 만들어 주기 위함이니 너무 슬퍼하지 말기를. 그나저나 매리의 아버지 위대한 씨, 드라마와 만화에 나오는 인물이 너무 똑같다. 역시 이런 모습이었어. 정인이가 매리를 만나자마자 좋아하게 된 것, 위대한과 정인의 아버지가 왜 정인이와 매리를 결혼시키려고 하는지 순정만화이긴 하지만 그 이유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어 순정만화긴 해도 꽤 괜찮다. 드라마, 영화, 만화 등이 모두 현실을 바탕에 둔 세상이니까 독자들도 공감할 수 있는 그런 내용이 좋다. 허허 역시 난 너무 현실적이야. 그러니 벌써 이런 고민이 생기지. 무결이를 선택하면 매리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냐고 신데렐라의 꿈은 영원히 물거품이 되고 말텐데. 음료수 하나 제 돈으로 사지 못하는 무결이의 모습은 글쎄, 사랑만 가지고 먹고 살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엇, 이건 만화라니까, 만화. 그냥 순수한 시선으로 보자고. 네네, 그러지요. 만화가 드라마보다 훨씬 앞선 상황을 보여줄줄 알았는데 오히려 드라마보다 뒤처져 있어 아직 결말을 보려면 많이 기다려야 할 모양이다. 빨리 마지막 권을 보여달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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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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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열정적이었던 나의 젊은 날, 20대의 시간은 김진명의 책과 함께였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한반도"는 그 당시 이 책들을 읽었을 때 느꼈던 울분, 그 모든 것이 선명하게 뇌리에 박혀 있을 정도로 인상 깊게 읽은 책이었다. '1026'은 '한반도'를 새롭게 꾸며 엮어져 나온 책이다. 이전의 '한반도'가 박정희 대통령의 죽음에 대해서만 파헤쳤다면 '1026'은 박정희 대통령의 죽음 이후 지금에 이르기까지 아직도 멈추지 않고 진행 되고 있는 거대한 음모속에 놓인 우리 역사의 현재를 보여준다.  

 

"박근혜를 사랑했던 한 정보원의 죽음"

이 문장만으로도 이 책을 읽을 이유는 충분하다. 변호사 이경훈이 의문의 한 통의 전화를 받은 후 10. 26의 비밀을 파헤치는 과정을 밝히고 있는 '1026'은 아주 짧게나마 제럴드 현이 박정희 대통령의 영애인 박근혜를 사랑했다고 언급함으로써 현재 내가 살고 있는 지금의 시대가 박정희 대통령이 암살된 10월 26일에 있었던 일과 결코 무관하지 않음을 알림으로써 자연스럽게 독자들을 이 곳으로 초대한다.  

 

수연의 부탁으로 이경훈이 이 사건에 얽혀들게 되는 설정은 진행상 꼭 필요한 일이고 그의 민족성이 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들의 상태와 별반 다르지 않아 이 사건을 가장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있음에도 그의 행동이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한 눈에 모든 사건을 꿰뚫어 보는 비범한 능력 때문일 것이다. 비슷한 곳에서 출발했지만 이경훈과 나와의 거리는 점점 벌어져만 가고 변호사라는 직업과 사람들의 관상을 보며 일을 처리해 나가는 그의 능력은 10. 26의 비밀을 밝혀내는 데도 한 몫하게 된다. 사건에 점점 깊숙히 다가가는 그에게 시샘을 느끼는 것이 우스운 일이긴 하지만 박 대통령의 죽음에 얽혀 있는 아주 거대한 미스터리의 진실에 울분을 느끼기 보다 오히려 슬프다. 나의 하찮은 삶조차 그 누군가의 손에 의해 바뀔 수 있다는 것이 믿을 수가 없어서.  

 

손 수사관의 도움을 받은 이경훈이 좀 더 치밀하게 사건의 비밀에 다가 갔었다면 어땠을까. 누구나 쉽게 제임스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었음에도 너무 안일하게 대처한 것이 한 사람의 생명을 앗아가는 결과를 낳아 안타깝다. 박 대통령의 죽음 이후 지금까지도 진행되고 있는 거대한 음모가 나의 코 앞에까지 바짝 다가왔다는 것이 두렵기만 해, 감히 나설 생각조차 할 수 없지만 소심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이경훈에게 화풀이를 하는 것 밖에 할 수 없어 더 화가 난다. 나의 하찮음이, 보잘 것 없는 힘이 나를 더이상 나답게 만들지 않는다. 이제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입을 닫고 조용히 앉아 이경훈이 보여주는 세상을 보는 것 뿐이다.

 

'김학호 시작해'로 박 대통령의 암살 이후 자신의 생명을 구하고 대한민국의 정세를 틀어쥘 수 있었던 김재규가 홀로 자멸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제럴드 현이 죽음 직전 알리고자 했던 것이 무엇이었는가는 모두 하나의 진실을 말하고 있다. 어디까지를 사실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제럴드 현을 배제하면서까지 일어나야 했던 10. 26 그 날의 총성은 박 대통령을 암살한 김재규만이 밝힐 수 있을 것이다. 이경훈에 의해 밝혀지는 것들은 거의 사실에 가까운 추론일 뿐, "이것은 분명한 사실이다"라고 밝힐 수 있는 것들은 아니다. 세상이 뒤틀려 가고 있는 것이 눈 앞에 뻔히 보이지만 어느 누구도 나서서 바로 잡을 수 없는 것과 같아 '1026'의 마지막 책장을 덮는 손길이 한없이 무거워진다.

 

박근혜를 사랑한 제럴드 현의 마음이 10. 26 이후 어떻게 되었을까. 비록 사랑하는 여자의 가족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자괴감으로 점점 나락으로 떨어져 내린 그의 육신은 이제 이 세상에 남아 있지 않지만 그가 마지막으로 내뱉은 절규가 이경훈에 의해 세상에 빛을 보게 되어 조금은, 아주 조금은 안심이 된다. 유일하게 심장이 뛰고 있는, 살아있는 사람의 숨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서, 내가 살고 있는 이 암흑속에 한 줄기 빛이 비치는 것 같아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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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있어준다면
게일 포먼 지음, 권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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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이 책을 펼치기 전,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그런 책들 중 하나 일 것이라 생각했었다. 가족들과 함께 하지 않아 다행히 사고를 피하는 한 소녀의 상실감을 표현한 책들 말이다. 그런데 간신히 삶의 끝 자락을 쥐고 힘겹게 호흡하는 미아를 보며, 여느 성장소설과도, 상실을 표현한 책들과도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미아가 들려주는 추억들은 그녀가 간절히 이 세상에 남아 있기를 바랄만큼 현실의 냉혹함을 넘어서는 아름다움이 있었다. 가족들의 사랑, 음악을 매개로 이어진 애덤과의 사랑, 그리고 킴과의 우정. 무엇보다 결코 죽음조차 버리지 못하게 할 미아의 꿈. 이 모든 것이 그녀가 이 세상에 남아 있어야 하는 이유가 되어 준다. 그러나 미아는 여전히 갈등한다. 이 세상에 남아 있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으니까. 엄마도, 아빠도, 테디도 없는 이 세상을 살아가야 할 이유가 있을까.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영영 잃어버린 동생 테디도 있는데.

 

미아에게 가장 편한 길은 가족들이 걸어간 길을 함께 하는 것일 것이다. 살아남았을 때 육체적인 고통을 넘어선 정신적인 고통, 상실감을 느껴야 할 것이고 영원히 웃음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 음악으로 이 상실감을 극복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영원히 가족들을 잃은 고통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애덤이라면, 킴이라면 미아의 마음속에 텅 비어버린 자리을 조금음 채워줄 수 있겠지만 미아가 겪어야 할 고통은 오로지 그녀 자신의 몫이다.

 

마지막까지 미아의 선택이 무엇인지 알 수 없어 힘들었다. 마지막 책장을 들춰 보고 싶은 욕구는 미아가 이 세상에 남아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인해 견디기 힘들 정도였다. 하지만 말이다. 죽는게 더 쉬운, 사는 게 더 어려운 것이 삶일지라도 미아에게 꼭 살아달라고 말하는 건 정말 무리한 부탁인 걸까. 미아, 나도 감히 너에게 이 세상에 남아 달라고 부탁하면 안되는 일인 걸까. 너의 할아버지처럼 이 세상에 남을지의 결정을 너에게 줘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차마, 네가 이루길 원했던 꿈들을 버려두고 떠나도 된다는 말을 할 수 없구나. 엄마, 아빠, 테디가 떠난 세상을 홀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줄 알면서도 말이야. 갑작스럽게 일어난 사건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어리둥절해 있는 네가 그 어떤 선택을 하든 존중해야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네가 이 세상에 남아 있길 간절히 바라는 이들 중에 나도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이건 정말 너무 큰 욕심인 것일까.

 

살아줘, 꼭 살아줘. 아빠의 파이프 담배 냄새를 맡을 수 없을지라도, 슬플 때 엄마랑 설거지 하며 수다를 떨 수 없어도, 테디와 더이상 함께 할 수 없어도 살아줘. 비록 네가 들려주는 첼로 연주를 들을 수 없어도 네가 어떤 마음으로 연주하는지 느낄 수 있으니 제발 살아서 이 세상을 너의 음악으로 채워줘. 너무 큰 소원은 아니지? 미아, 마지막까지 떨리는 마음으로 간절한 마음을 담아 너에게 마음을 전하는 나를 외면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타인의 소망이란 것이, 그저 말로만 하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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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직업백과 - 성격과 기질로 알아보는
글공작소 지음 / 아름다운사람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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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있는 모든 직업들을 모아 놓은 책은 아니지만 현대에 들어서 생긴 직업까지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떻게 하면 될 수 있는지, 좋은 점과 힘든 점, 어떤 능력이 필요한지 자세하게 서술되어 있어 아이들이나 어른들에게 매우 유용한 책이 '성격과 기질로 알아보는 어린이 직업백과"다.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모르는 것이 많아 난감할 때가 많았는데 그 때마다 책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 초보 엄마가 알기 쉽게 설명해 놓은 책들이 많아서 좀 더 전문적으로 육아에 힘쓸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은 긍정적인 측면이나 책대로 아이를 키우려는 경향도 짙어져 나름대로 스스로에게 스트레스의 무게를 짊어지우는 일도 생긴다.

 

아이가 태어난 후 어떤 인물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어떤 직업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돌잔치 때 하는 돌잡이 이벤트 때 처음으로 했었는데 아들녀석 돌잔치 때 돈과 청전기를 같이 쥐어주길 얼마나 바랐었는지 모른다. 맞다, 속물이라고 욕해도 할 수 없다. "성격과 기질로 알아보는 어린이 직업백과" 책을 통해 알아본 직업의 종류 중에도 눈에 띄는 직업은 역시 판사, 검사, 변호사, 의사, 교사, 대학교수 등이었으니까. 뿌리 깊이 박혀 있는 학문에 대한 경외심은 나이가 들어도 결코 사라지는 것이 아닌 가 보다.

 

이 책이 무엇보다 특색있는 책으로 분류가 되는 이유는 성격과 기질로 직업을 분류해 놓은 것인데 이순신형, 제갈공명형, 피카소형, 빌 게이츠형, 제인구달형, 링컨형, 존 고다드형 등으로 나눠 아이들의 흥미를 끌 수 있게 배려해 놓았다. 제인구달형과 존 고다드형은 그 이름을 처음 들어 봤지만 그 외의 인물들은 익숙해서 아이와 함께 이 책을 읽는데 무리는 없어 보인다.

 

내가 알지 못하는 직업도 이렇게 많았었나, 감탄하는 사이 아이가 어떤 직업에 흥미를 보일까 궁금해진다. 도청탐지 전문가? 평론가? 비디오 저널리스트? 어떤 직업이든 자신이 즐기면서 할 수 있는 그리 힘들지 않은 직업을 선택했으면 하는 바람은 어느 부모나 다 똑같을 것이다. 살아가면서 치열하게 얻어내야 하는 것들 중에 직업도 포함되는 것이 가슴아프긴 하지만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의 몫을 충실히 잘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아직은 험난한 세상에 내보내기가 저어되지만 부모보다 더 커지고 큰 산처럼 느껴질 때가 올 터, 그 땐 한 명의 사회인으로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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