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있어준다면
게일 포먼 지음, 권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나는 이 책을 펼치기 전,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그런 책들 중 하나 일 것이라 생각했었다. 가족들과 함께 하지 않아 다행히 사고를 피하는 한 소녀의 상실감을 표현한 책들 말이다. 그런데 간신히 삶의 끝 자락을 쥐고 힘겹게 호흡하는 미아를 보며, 여느 성장소설과도, 상실을 표현한 책들과도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미아가 들려주는 추억들은 그녀가 간절히 이 세상에 남아 있기를 바랄만큼 현실의 냉혹함을 넘어서는 아름다움이 있었다. 가족들의 사랑, 음악을 매개로 이어진 애덤과의 사랑, 그리고 킴과의 우정. 무엇보다 결코 죽음조차 버리지 못하게 할 미아의 꿈. 이 모든 것이 그녀가 이 세상에 남아 있어야 하는 이유가 되어 준다. 그러나 미아는 여전히 갈등한다. 이 세상에 남아 있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으니까. 엄마도, 아빠도, 테디도 없는 이 세상을 살아가야 할 이유가 있을까.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영영 잃어버린 동생 테디도 있는데.

 

미아에게 가장 편한 길은 가족들이 걸어간 길을 함께 하는 것일 것이다. 살아남았을 때 육체적인 고통을 넘어선 정신적인 고통, 상실감을 느껴야 할 것이고 영원히 웃음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 음악으로 이 상실감을 극복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영원히 가족들을 잃은 고통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애덤이라면, 킴이라면 미아의 마음속에 텅 비어버린 자리을 조금음 채워줄 수 있겠지만 미아가 겪어야 할 고통은 오로지 그녀 자신의 몫이다.

 

마지막까지 미아의 선택이 무엇인지 알 수 없어 힘들었다. 마지막 책장을 들춰 보고 싶은 욕구는 미아가 이 세상에 남아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인해 견디기 힘들 정도였다. 하지만 말이다. 죽는게 더 쉬운, 사는 게 더 어려운 것이 삶일지라도 미아에게 꼭 살아달라고 말하는 건 정말 무리한 부탁인 걸까. 미아, 나도 감히 너에게 이 세상에 남아 달라고 부탁하면 안되는 일인 걸까. 너의 할아버지처럼 이 세상에 남을지의 결정을 너에게 줘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차마, 네가 이루길 원했던 꿈들을 버려두고 떠나도 된다는 말을 할 수 없구나. 엄마, 아빠, 테디가 떠난 세상을 홀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줄 알면서도 말이야. 갑작스럽게 일어난 사건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어리둥절해 있는 네가 그 어떤 선택을 하든 존중해야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네가 이 세상에 남아 있길 간절히 바라는 이들 중에 나도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이건 정말 너무 큰 욕심인 것일까.

 

살아줘, 꼭 살아줘. 아빠의 파이프 담배 냄새를 맡을 수 없을지라도, 슬플 때 엄마랑 설거지 하며 수다를 떨 수 없어도, 테디와 더이상 함께 할 수 없어도 살아줘. 비록 네가 들려주는 첼로 연주를 들을 수 없어도 네가 어떤 마음으로 연주하는지 느낄 수 있으니 제발 살아서 이 세상을 너의 음악으로 채워줘. 너무 큰 소원은 아니지? 미아, 마지막까지 떨리는 마음으로 간절한 마음을 담아 너에게 마음을 전하는 나를 외면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타인의 소망이란 것이, 그저 말로만 하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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