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론 투게더 Alone Together
혼다 다카요시 지음, 이수미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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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잘못 알고 있지 않다면 '얼론 투게더'라는 제목은 뜻이 전혀 다른 단어의 조합이다. "함께"라는 "투게더"가 있지만 오히려 그 바탕에는 고독함이 짙게 묻어있는 것 같다. "얼론 투게더"의 주인공 야나세는 타인과 직접 소통하지만 이로 인해 마음속 깊숙히 들어있던 외로움을 밖으로 드러나게 함으로써 인간은 홀로 태어나 홀로 죽을 수 밖에 없는 외로운 존재라는 인식을 강하게 각인시키는 존재로 등장한다.

 

타인의 파장을 통해 그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 아니 저주를 받고 태어난 그는 자의에 의해 상대방의 파장에 가까이 다가가려는 노력은 하지 않지만 강력하게 발산되는 파장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고야 만다. 아니 자신은 그렇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 무엇도 그를 저항하지 못하게 잡지는 않는다. 어쩔 수 없다고 말하지만 분명 야나세는 스스로 제어할 수 있는 끈을 놓아버린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 자신에게조차 감추고 싶은 비밀을 한 가지쯤 가지고 살지만 야나세는 그들의 마음과 오롯이 마주한다. 피할 곳도 없이 두 사람만의 공간속에서 이루어지는 대화에 그 어떤 거짓도 허용되지 않는다. 야나세는 곧 나 자신이니까.

 

자살 미수로 입원한 환자를 죽인 가사이 교수는 야나세에게 이 환자의 딸 다치바나 사쿠라를 지켜달라는 부탁을 한다. 다치바나 사쿠라의 엄마를 죽였으니 죄책감에 지켜달라고 하는 부탁은 아닌 것 같다. 이 책의 중심적인 내용으로 다치바나 사쿠라의 엄마의 죽음의 진실을 알고 싶다면 야나세의 곁으로 바짝 다가설 필요가 있다. 여기에 스릴러적인 요소가 들어 있을까? 아니, 야나세의 존재 자체가 미스터리한 부분이기에 그와 접촉하는 사람들의 일상이 모두 이상하게 보인다. 묻지마 범죄를 저지르는 료지, 대안학원을 운영하는 와타리 원장 등 야나세의 능력때문에 평범하지 않은 이들과의 접촉이 잦아져 미스터리하게 보이는 것이다.

 

다치바나 사쿠라, 이름이 너무 길어 글의 중간에 계속 등장하는 그녀의 이름을 속으로 부르고 있자면 정신이 하나도 없다. 정신적인 파장의 색깔이 비슷한 다치바나 사쿠라와 야나세는 서로의 가까이에 다가서기엔 모든 것이 위험해 보인다. "얼론 투게더"는 다치바나 사쿠라의 곁에서 그녀를 지켜주는 야나세의 모습을 그리며 갈등의 요소를 해결하며 끝을 맺는데 정작 자신의 삶은 어떻게 흘러가게 될지 그 여운을 남겨두지 않는다. 아버지와 같은 삶을 살고 싶지 않은 그가 자신을 옭아매는 이 '저주'를 어떤 식으로 풀어가게 될까. 평범한 사랑조차 허락되지 않는 야나세에게 어떤 일들이 있게 될까. 그 뒷이야기가 궁금하지만 지금도 괜찮은 삶인 것 같다. 조금은 평범하게 보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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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콩아지 콩아지 시리즈
아키야마 타다시 글.그림, 강방화 옮김 / 키득키득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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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콩아지를 아시나요? 송아지 세계에서는 나름 유명한데 저도 "내 이름은 콩아지"로 처음 만나게 되었답니다. "콩알만 한 송아지"라 콩아지라고 부른다네요. 콩아지를 보면 아들녀석이 생각납니다.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많이 어리거든요.

 

일단 책 표지부터 보면요. '일본 전국 학교 도서관 협의회 일본 도서관 협회 선정 도서'라고 책 표지에 길게 붙여져 있어서 아이들이 읽어도 좋을 책이라 안심이 됩니다. 자, 이제 콩아지가 콩아지 시리즈의 첫 번째 도서인 "내 이름은 콩아지"로 독자들에게 먼저 인사를 합니다. 콩아지는요, 엄마의 귓속에 들어가 그날 있었던 일들을 소근거리기도 하고, 엄마의 귀속 청소를 도맡아 하는 효자랍니다. 한 집에 있어도 가족간에 대화 한 번 하지 않는 집도 많잖아요. 이렇게 콩아지처럼 부모님께 그날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면 부모님이 참 좋아하실 거에요. 효도가 별거 있나요. 이렇게 시작하는거죠. 꼭 좋은 것 사드리지 않아도 할 수 있답니다.

 

콩아지는 작지만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요. 두더지 구멍 깊이 들어간 도토리를 찾아오고요. 돼지 친구의 등을 긁어주기도 합니다. 돼지가 콩아지보다 엄청 크기 때문에 긁다가 하루 해를 다 보낼 것 같긴 하지만요. 물총새 친구와 비행기 놀이를 하는 콩아지를 보면서 세월이 흘러 좀 더 자란 아들이 아빠와 함께 "떴다 떴다 비행기"를 부르며 비행기 놀이를 할 생각에 잠시 웃어 봅니다.

 

"못 찾겠다. 콩아지야"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콩아지가 어딨지"라고 질문을 해도 될정도로 이 작은 콩아지를 찾는 재미가 있습니다. 목장 풀밭에 잠깐 보이기도 하고 나뭇잎 배를 타고 넓은 강을 떠내려가기도 해요. 아직은 엄마 젖을 먹어야 하기에 많이 어리긴 하지만 세월이 흘러 좀 더 자라게 되면 더 넓은 곳으로 모험을 떠나지 않을까 생각될정도로 성격이 활달하지요.

 

콩아지는요. 푹신푹신한 흙 위에서 자는 것을 즐긴답니다. 털털한 이녀석이 꾸는 꿈속으로 들어가 보지 않을래요? 밝은 생각만 하는 콩아지는 꿈도 즐겁고 재미난 꿈만 꾼답니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며 아주 작은 콩아지가 어떤 모험을 하고,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들려주면 좋을 것 같아요. 앞으로 콩아지에게 어떤 일이 생길까요. 동생도 생기는 것 같은데 좀 더 의젓해질까요? 벌써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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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한지 1 - 밤이 깊을수록 별은 빛나고
김정산 지음 / 서돌문학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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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한지"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작가가 다른 새로운 "삼한지"가 출간되었나 했는데 출판사가 바뀌면서 개정판이 나온 모양이다. 모두 10권으로 이루어진 "삼한지"는 학창시절 국사시간에 다루었던 고구려, 백제, 신라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드라마 '서동요'와 '선덕여왕' 등을 통해 일부 아는 내용도 보여 그리 낯설지 않았다. 다만 시청율과 재미를 위해 각색된 내용을 담고 있었던 이미 방영된 드라마 때문에 책에 몰입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왜 미실이 등장하지 않지?", "용춘과 서현이 친구사이였던가?", "덕만이 천명의 언니였나?" 등의 생각이 머릿속에서 복잡하게 얽혀 책에 몰입하는데 방해가 되었다. 책 "삼한지"에 담긴 내용도 어디까지 사실인지 알 수 없으나 드라마의 폐해는 심각하여 등장인물이 낯설지 않다는 장점만 있을 뿐이다.

 

일생에 한 번은 꼭 읽어봐야 할 책 "삼한지". 그러나 "삼국지"보다 읽은 사람이 별로 없는 이유가 무엇일까. "삼한지"에 대한 홍보가 부족한 이유도 있겠지만 유비, 관우, 장비, 조조 등 영웅호걸들이 등장하여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삼국지"와 다르게 "삼한지"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하여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어 계속 읽어나가는 것이 어려운 이유도 있겠다. 그렇기에 한 번 흐름을 놓치면 다시 잡아서 읽는게 힘들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빛나고'의 삼한지 1권에서는 진흥왕 이후의 일들을 서술하고 있는데 용춘, 서현, 용춘의 동생인 비형의 이야기가 많이 등장하고 여기에 김유신의 이야기까지, 우리들이 알고 있는 이야기들로 독자들이 흥미를 느끼게 한다. 책이 재미있어야 10권의 장편을 모두 읽을 수 있을 것인데 1권을 다 읽고 난 지금 2권에서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 궁금한 것을 보니 괜찮은 출발인 것 같다. 우리 역사인데, '삼국지'는 읽으면서 '삼한지'는 안 읽어?, 라고 혹자는 말할지도 모르지만 억지로 재미없는 역사책을 읽는 것은 너무 곤혹스럽지 않겠는가. 꼭 알아야 한다며 줄 치면서 달달 외웠던 시절은 학창시절로 충분하다.

 

잠시 책 속의 기억에 남는 재미있는 내용을 언급해 보자면 용춘의 동생 비형이 귀신도 부릴 수 있는 재주를 가지고 있고 물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갈 수 있는데 나라를 걱정하는 무리들 가운데 유일하게 비형만이 세상일에 무심한 듯, 유유자적하게 살아가기에 귀신과 노는 비형을 보면서 잠시 숨을 돌리며 쉬어가게 되기도 한다. 뭐, 이것때문에 내용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지만 작가가 삼국시대와 관련한 자료들을 조사하여 '삼한지'를 냈다 하니 이번 기회에 삼국시대에 빠져들어 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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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키스 뱅 뱅!
조진국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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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소울메이트', '사랑하지만, 사랑하지 않는다'를 읽은 후 이 작가가 사랑을 주제로 소설을 쓴다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었다. 세상에 존재하는 온갖 "사랑"에 관한 단어들이 넘쳐나는 그의 책을 읽으면서 이런 어두운 빛깔의 이야기를 생각해 본적은 없었다. 핑크빛이 아니라고 그게 사랑이 아닐까. 희경의 사랑 또한 기안에게 머물지 못하고 사라지지만 분명 사랑일 것이다. 그것을 알면서도 나는 왜 '사랑'은 언제나 핑크빛일거라는 환상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서정에게 기안은 그저 지치고 힘들 때 쉬어갈 수 있는 휴식을 주는 사람이다. 쓰레기처럼 살아가는 자신과 닮은 현창을 바라보며 애증을 키워 가는 서정은, 이제 두 사람 모두를 사랑한다. 모든 것을 가진 서정이 하나쯤 희경에게 주어도 될텐데, 서정에게서 기안만 뺏아올 수 있다면 자신의 생명을 내어주어도 좋다, 고 희경은 말한다. 언제나 희경은 서정의 그림자였다. 아니, 그녀와 똑같은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었지만 늘 그녀의 빛에 가려 곧 사라져 버릴 연기처럼 희미하게 살아온 삶이었다. 그렇다고 모두를 상처주는 이런 잔인한 방법으로 기안을 가지려 하는 희경에게 아무도 면죄부를 주지는 않을 것이다. 
 
서정의 기안에 대한 집착은 충분히 납득할 수 있었다. 허나 희경의 상처는 이해할 수 없었다. 희경의 기안에 대한 사랑을 이해하기엔 기안을 만나기 전 서정과 함께 했던 희경의 모습이 서정의 모든 것을 갖고 싶어 집착하는 것처럼 보였으니까.
 
희경으로 인해 시작된 기안, 서정, 현창의 기묘한 동거. 하지만 이들의 관계가 어떻게 될 것인지는 아무도 몰랐다. 희경조차도. 촉촉히 젖어드는 빗소리를 들으며 창밖을 바라보며 서 있을 것 같은 네 사람, 이들의 마음은 작가에 의해 한 사람씩 그 마음을 조금씩 내보이며 독자들의 곁으로 다가온다. 또한 작가는 시간이 흘러가며 이들의 관계가 어떻게 변하는지 그 아슬아슬한 정점을 향해 독자들을 데려간다.
 
"기안을 선택하란 말이야". 서정에게 끊임없이 소리쳤다. 안정된 삶을, 상처받은 삶을 보상받으려면 서정은 기안을 선택해야했다. 누가 봐도 나쁜 남자로 보이는 현창이지만, 그의 마음속에 잠겨 있는 그리움을 누구보다 선명하게 알아챘던 서정이지만, 제발 현창을 선택하지 않기를 바랐다. 나도 안다. 기안을 선택하길 바라는 마음, 이것은 나의 사랑이라는 것을, 결코 서정의 사랑이 아니라는 것을. 나의 눈길이 어느새 기안에게 머물게 된 것일까. 책을 읽으며 바라보게 된 기안에 대한 나의 마음도 사랑이라면 사랑일 것이다. 애정, 이것도 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면 말이다. 
 
비오는 날 함께 창 밖을 바라볼 것 같은 네 사람이지만 모두 각기 다른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을 이 네 사람은 서로의 심장을 향해 총을 쏘며 상처를 내면서도 그 인연을 끊어내지 못할 것이다. 화려하게 살아갈 수 있는 시간도 던져버릴 정도로 그 사랑이 깊어지면 자신의 심장을 향해 총을 쏘게 될지도 모르지만 사랑이란 그렇게 상처가 나는지도 모르게 젖어가는 거니까. 이들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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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마셨어요 사계절 웃는 코끼리 2
김옥 지음, 서현 그림 / 사계절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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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웃는 코끼리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 "달을 마셨어요"는 "보물 상자"에 등장하는 아이들이 다시 나온다. 아이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는 아이들과 어떻게 놀아줘야 할지 몰라 난감했던 적이 많은데 책속에서 엄마는 상상놀이를 하며 아들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준다. 

 

동생의 한글공부를 가르쳐주는 의젓한 형, 공부도 놀이처럼 가르친다. 역시 엄마보다 낫다.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 아이들을 잘 달래어 한글 공부도 시키고 양치질도 꼭 하게 하는 엄마는 못하는 것도, 모르는 것도 없다. 아, 맞다. 말을 잘 듣지 않는 동생 코~알라에게 한글 공부 시키는 건 좀 어려워 한다. 형의 말은 잘 들으니까 이건 늘 형의 몫이다. 형인 '나'도 피곤한데 동생의 공부를 봐줘야 하다니, 그래도 아이들이라 엄마의 아이스크림의 유혹에 곧잘 빠져드는 모습이 귀엽다.   

 

책 제목을 보면 대충 어떤 내용인지 짐작이 갈 것이다. 물 속에 뜬 달을 마셨겠지. 나는 어렸을 때 달을 마신다는 표현을 생각해내지 못했는데 달을 마시면 몸이 환하게 밝아질 것이라 생각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아이들의 상상력은 끝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불을 타고 날아다니며 만리장성도 보고, 꿈나라로 보내려는 엄마에 대항해 자신이 가고 싶은 곳을 찾아 날아다니는 상상을 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내가 어른이 되어 잃어버린 것이 꽤 많다는 것을 알아간다.  

 

엄마와 많은 시간을 함께 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왜 아빠는 그 시간을 함께 하지 못하는지 조금 아쉬운데, 엄마를 따라 목욕탕을 가는 장면에서는 배꼽이 빠질 정도로 큰 웃음을 선사한다. 이럴 땐 아빠와 함께 목욕탕에 가서 등도 밀어주고 하면 좋을텐데, 아이가 커서도 이 기억때문에 어린 시절이 따뜻하게 느껴질텐데 아빠는 뭐하는지 너무 바빠 등장할 시간도 없나 보다. 여탕에 가서 여자친구를 만나게 되는 사태는 생기지 않아 정말 다행스럽긴 한데 독자들의 입장에서는 이런 에피소드가 있으면 더 즐거울텐데, 하는 아쉬움도 생긴다.

 

할머니 이는 왜 없는지, 머리카락은 왜 하얀지, 늙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아직 잘 모르는 아이들을 보면서 세상을 알아가는 것이, 어른이 된다는 것이 꼭 좋지만은 않다고 말해주고 싶어진다.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모든 것을 알 나이가 되면 어린 시절은 흐린 기억속에 묻혀버릴테니 말이다. 어느새 부모님이 늙어 할머니처럼 머리가 하얗게 변하면 그 때 나의 모습은 어린 시절 부모님의 나이가 되어 있을 것이다. 세월은 그렇게 손아귀에서 스르륵 빠져나가 버리고 나도 나이가 들고 성장하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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