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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마셨어요 ㅣ 사계절 웃는 코끼리 2
김옥 지음, 서현 그림 / 사계절 / 2010년 2월
평점 :
사계절 웃는 코끼리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 "달을 마셨어요"는 "보물 상자"에 등장하는 아이들이 다시 나온다. 아이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는 아이들과 어떻게 놀아줘야 할지 몰라 난감했던 적이 많은데 책속에서 엄마는 상상놀이를 하며 아들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준다.
동생의 한글공부를 가르쳐주는 의젓한 형, 공부도 놀이처럼 가르친다. 역시 엄마보다 낫다.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 아이들을 잘 달래어 한글 공부도 시키고 양치질도 꼭 하게 하는 엄마는 못하는 것도, 모르는 것도 없다. 아, 맞다. 말을 잘 듣지 않는 동생 코~알라에게 한글 공부 시키는 건 좀 어려워 한다. 형의 말은 잘 들으니까 이건 늘 형의 몫이다. 형인 '나'도 피곤한데 동생의 공부를 봐줘야 하다니, 그래도 아이들이라 엄마의 아이스크림의 유혹에 곧잘 빠져드는 모습이 귀엽다.
책 제목을 보면 대충 어떤 내용인지 짐작이 갈 것이다. 물 속에 뜬 달을 마셨겠지. 나는 어렸을 때 달을 마신다는 표현을 생각해내지 못했는데 달을 마시면 몸이 환하게 밝아질 것이라 생각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아이들의 상상력은 끝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불을 타고 날아다니며 만리장성도 보고, 꿈나라로 보내려는 엄마에 대항해 자신이 가고 싶은 곳을 찾아 날아다니는 상상을 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내가 어른이 되어 잃어버린 것이 꽤 많다는 것을 알아간다.
엄마와 많은 시간을 함께 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왜 아빠는 그 시간을 함께 하지 못하는지 조금 아쉬운데, 엄마를 따라 목욕탕을 가는 장면에서는 배꼽이 빠질 정도로 큰 웃음을 선사한다. 이럴 땐 아빠와 함께 목욕탕에 가서 등도 밀어주고 하면 좋을텐데, 아이가 커서도 이 기억때문에 어린 시절이 따뜻하게 느껴질텐데 아빠는 뭐하는지 너무 바빠 등장할 시간도 없나 보다. 여탕에 가서 여자친구를 만나게 되는 사태는 생기지 않아 정말 다행스럽긴 한데 독자들의 입장에서는 이런 에피소드가 있으면 더 즐거울텐데, 하는 아쉬움도 생긴다.
할머니 이는 왜 없는지, 머리카락은 왜 하얀지, 늙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아직 잘 모르는 아이들을 보면서 세상을 알아가는 것이, 어른이 된다는 것이 꼭 좋지만은 않다고 말해주고 싶어진다.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모든 것을 알 나이가 되면 어린 시절은 흐린 기억속에 묻혀버릴테니 말이다. 어느새 부모님이 늙어 할머니처럼 머리가 하얗게 변하면 그 때 나의 모습은 어린 시절 부모님의 나이가 되어 있을 것이다. 세월은 그렇게 손아귀에서 스르륵 빠져나가 버리고 나도 나이가 들고 성장하는 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