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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 분의 1의 우연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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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가 교스케는 10만분의 1의 행운으로 <독자 뉴스사진 연간 최고상>을 받았다. 야마가 교스케는 10월 3일 도메이 고속도로 고텐바-누마즈 구간의 연쇄 추돌 사고현장을 사진으로 찍어 '격돌'이란 이름으로 상을 받았다. 그날 활활 타오르고 있는 사고 차량 안에는 죽어 있는 사람도 있었고 구조를 원하는 사람도 있었다. 거리가 멀어 구조를 할 수 없다고는 하지만 야마가 교스케는 그 끔찍한 사고 현장을 처음부터 지켜보고 있었으며 <독자 뉴스사진 연간 최고상>을 떠올리며 정신없이 사진을 찍었을 것이다. 이 사진을 본 사람들은 그때 상황을 떠올리며 가슴 아파했다.

 

나에게 '양자 택일을 해야 할 경우 보도와 인명 중에 당신은 어느 쪽을 우선하겠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는가. 여기에 대한 답은 현재 차분하게 생각해 봤을 때 떠올릴 수 있는 답은 인명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이지만 막상 눈 앞에서 사고가 생기면 나에게 던져진 질문을 떠올리는 것조차 힘들 것이다. 그래서 야마가 교스케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으며 누마이 쇼헤이처럼 야마가 교스케에게 온 10만분의 1의 행운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사랑하는 사람 야마우치 아키코를 10월 3일 사고로 잃은 누마이 쇼헤이는 경찰의 도움 없이 혼자 그날 발생한 사건을 파헤친다. 이것은 야마가 교스케가 수상 소감에 대해 쓴 글에 의구심이 들어서인데, 그것이 아니더라도 곧 결혼하게 될 사랑하는 사람을 끔찍한 사고로 떠나 보냈으니 여기에 대해 알아보는 것은 당연하게 여겨진다. 물론 한편으로 생각하면 너무나 냉정하게 사건을 파고드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지만 어쩌면 이렇게 사건에 몰두함으로써 잠시나마 고통을 잊을 수 있었을 것이다.

 

마쓰모토 세이초의 <10만분의 1의 우연>은 독자들이 쉽게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모든 것을 드러낸 채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데 이것은 야마우치 아키코란 이름은 잠시 잊혀진채 누마이 쇼헤이가 밝혀내게 될 사건의 트릭에만 관심이 집중되어 야마가 교스케가 올린 '격돌'이라 이름 붙인 사진만큼 끔찍하게 여겨진다. 내게 던져진 질문 '보도와 인명 중에 어느 쪽을 우선하겠는가?'란 질문은 이제 아무런 의미가 없어지고 말았다. 사건의 진실만이 남아 있을 뿐.

 

유능한 경찰이 10월 3일 발생한 사건을 파헤치고 경찰을 돕는 역할로 누마이 쇼헤이가 등장했다면 사망자가 나온 이 사건을 이렇게 냉정하게 바라보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진에 대해 잘 모르는 나로서는 누마이가 설명하는 것의 모든 것이 이해할 수 없는 낯선 언어로만 느껴진다. 그가 왜 이렇게 이 사건의 진실을 밝혀내는 것에 집착하는가. 모든 진실을 알게 되면 그는 어떻게 하려는 것일까. 누마이 쇼헤이 스스로가 만든 '정의'를 약혼자 야마우치 아키코가 원했을지 한번쯤 생각해 봤다면 그는 지금과 다른 선택을 했을 것이다. 사건이 일어나게 된 진실을 알아내는 것은 유족들이 가장 원하는 일이겠으나 사건 안에서 희생된 사람들은 잊혀진 채 이렇게 사건을 일으킨 사람과 사건이 발생하게 된 진실을 밝혀내는 사람만이 드러나는 소설은 가슴이 서늘해져서 비록 활자로 만나는 것이지만 그들을 바라보는 것이 힘들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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