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의 묘지 1,2]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프라하의 묘지 1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문서를 위조하는 전문가인 시모니니는 어느 날 자신의 기억 중 생각나지 않는 몇 몇 시간들이 있음을 알게 된다. 피콜라가 자신인지, 다른 사람인지, 자신이 죽인 그 피콜라인지 명확하지 않다. 시모니니의 이야기는 프로이트를 만났던 과거 마늬 레스토랑에서 들었던 기억 상실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되는데 독자들을 이끌어주는 화자가 따로 있기는 하지만 중심에는 시모니니, 피콜라 이렇게 두 사람이 있다.

 

시모니니와 피콜라가 같은 사람일까, 다른 사람일까. 시모니니의 삶의 끝은 어떻게 될까. 처음에 품었던 의문인 피콜라와 시모니니가 동일 인물인가에 대한 답은 얻을 수 있을까. 모든 기억이 제자리를 찾게 되었을 때 시모니니가 품게 될 감정은 무엇일까. 자신의 이익을 위해, 죄책감도 느끼는 일 없이 살인까지도 저질렀던 그가 자신의 앞에 놓여진 진실 앞에서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이것은 무서운 음모론 속에서 등불처럼 유일하게 나를 이끌었다. 처음 이 의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이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언제부터인지 시모니니가 들려주는 19세기 유럽에서 벌어진, 그가 관련된 사건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 중 그 어느 것도 받아들일 수 있는 쉬운 이야기들은 없었다.

 

할아버지의 죽음으로 인연을 맺게 된 공증인 레바우덴고, 시모니니는 이 사람 밑에서 일을 하며 문서를 위조하는 전문가가 된다. 시모니니는 레바우덴고가 할아버지의 재산을 모두 가로챈 것이 아닐까 의심이 들지만 여기에서 계속 일하다 보면 레바우덴고에게 당한 것을 되갚아 줄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이것이 시모니니가 행한 음모의 첫 시작이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로 인해 시모니니의 삶이 많은 부분 바뀌고 영향을 받긴 했지만 할아버지가 죽고 난 후 그가 선택한 삶은 오로지 그가 책임져야 할 그의 몫이었다.

 

반유대주의, 그보다 못하지만 여성에 대한 편견, 식도락만을 가진 시모니니, 그가 기억을 재구성하기 위해 이 일기를 쓰지 않았다면 그가 행한 모든 것들이, 모든 진실들이 묻힐 뻔 했다고 생각하니 아찔하기까지 하다.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결국 시모니니는 모든 기억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자신과 피콜라에 대한 모든 것도 알게 될 것이다. 자신의 기억을 차단하게 된 사건에 다가가 어떤 진실을 보게 된다고 해도 그는 지금 글을 계속 쓸 수 밖에 없다. 몇 몇의 사라진 기억을 재구성하고 끼워 맞추기 위해, 나아가 자신이 누구인지 알기 위해 그는 계속 기억을 떠올리며 글을 쓰고 그 기억 중 빠진 것은 피콜라가 언급하며 그렇게 진실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그래야만이 우리들에게 그가 알고 있는, 그가 행한 모든 사건에 대한 진실을 들려줄 수 있을 것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