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요리책>을 리뷰해주세요.
비밀의 요리책
엘르 뉴마크 지음, 홍현숙 옮김 / 레드박스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연금술, 불멸의 약, 사랑의 물약을 만드는 방법이 적혀 있는 책이 이 세상에 존재한다면 세상은 아주 큰 혼란에 빠졌겠지만 나도 이것에 손을 뻗지 않을 수 있을까. 페레로 주방장에 의해 거리에 살던 루치아노가 이제는 굶지 않고 요리를 배울 수 있는 선택을 받았음에도 거리에서 함께 지냈던 마르코에 대한 의리, 프란체스카에 대한 사랑으로 이 책에 대해 알고 싶은 욕망을 계속 키워나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유일하게 이 책에서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책 중반을 넘어서고부터는 루치아노가 의심하는 페레로 주방장이 갖고 있는 책이 단순히 요리에 대한 비법이 적혀 있는 책일 것이라는 예측과 함께 조금씩 지루해지기 시작한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관심을 가지는 책, 현상금이 걸려 있는 이 책에 대한 궁금증 보다는 사실 나는 페레로 주방장과 루치아노의 관계에 대해 더 관심이 갔다. 거리에서 먹을 것을 훔치며 사는 루치아노가 단지 석류를 먹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는 이유로 자신의 후계자로 삼는 페레로 주방장을 전혀 이해 못할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간간이 언급되는 페레로가 사랑한 여인에 대해, 그리고 그녀가 낳은 아들에 대한 이야기는 루치아노가 혹 그 아들이 아닐까 생각하게 만들어 시시각각 페레로에게 다가가는 루치아노의 행동에 더 긴장감을 느끼게 만든다.

 

루치아노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마르코, 그를 미워한 마음이 마지막에 가서야 풀어졌다면 선과 악, 사필귀정이란 단어에 대해 나는 책을 읽을때마다 이 조건에 맞추어 나름대로 생각을 정립해 나가고 있었다는 말인데 그래도 작가가 마르코의 삶의 끝에 마련한 이야기에 동정심마저 느낄 수 없었으니 어쩌란 말인가. 루치아노를 위해 존재했던 마르코의 삶에 정녕 슬퍼해야 하는 것인가. 세속적인 것에 관심이 더 많았던 프란체스카, 언제고 루치아노의 곁을 떠났을 그녀였다. 수녀원에 있음에도 언제나 바깥을 동경해 왔던 그녀는 마르코와 같이 루치아노에게 늘 걸림돌이 되었을 것이라 오히려 함께 하지 못한 것에 안도한 나는 너무도 이기적인 사람인가. 

 

아주 위험한 상황속에서 루치아노가 맞은 새로운 삶은 페레로에 의해 더 많은 것을 알아갈 수 있는 발판이 되어 주었고 그는 크게 성장한다. 아마 이 시대에 이 책에 의해 수많은 이들이 희생당하고 죽어갔겠지만 단순한 재료들이 예술적인 경지를 넘어선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하기까지 그 요리 비법도 연금술이라는 말에 공감한다. 페레로가 루치아노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이것이었으니까. 비록 모든 것을 다 가르쳐줄 순 없었지만 루치아노는 자신의 스승인 페레로를 절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페레로를 기억하며 이렇게 추억속에 빠져 살고 있는 루치아노를 보니 세월이 참 많이도 흘러간 모양이다. 이제는 모든 것이 과거가 되어 아련해지고 있는 것이 슬프게 다가오는 것을 보니 세상이 찾던 책을 볼 수 없는 아쉬움도 큰 모양이다.  

1. 서평도서의 좋은 점: '음식'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켜 준다. 

2. 서평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베네치아", 15세기 금서에 대해 궁금하거나 이 시대를 제대로 알아가고 싶은 분 

3.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시간의 진자가 흔들리는 동안, 스승은 언제나 횃불을 밝혀든 선구자이다. 스승 덕분에 나는 미신을 거부하고 지식을 자유로이 추구하는 삶을 살고 있다. 지금도 나는 새로운 발견에 마음을 열어놓은 채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어제만 해도 한 독일인 여행자에게서 천체 물리학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고, 나는 페레로 주방장이 내 이름을 부르기라도 한 것처럼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6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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