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표류기>를 리뷰해주세요.
대한민국 표류기
허지웅 지음 / 수다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제목에 끌리는 이유가 30대이지만 아직 내 삶에 확신을 가지지 못하는 나를 가리키는 것 같아서인가 보다. '대한민국 표류기'는 이제 갓 서른을 넘긴 저자가 대한민국에서 보통의 사람으로 버텨낸 기록을 남겼다고 한다. 보통의 사람이라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데 저자의 이력을 보면 비록 고시원에서 시작했지만 그 싹이 보였다고 할까. 지금은 이렇게 떡하니 책을 내기도 했으니 분명 평범하지 않은 인생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힘들었지만 유쾌했던 고시원 생활과 군대에서 걸린 치질로 생리대까지 차야 했던 저자의 발랄한 글이 이 글 뒤부터는 조금씩 우리네와 같은 현실의 모습을 드러낸다. 여자친구를 생각하며 자살시도(근데 정말 자살시도 맞아?)까지 하는 것을 보면 그 지고지순한 사랑에 가슴이 뭉클해야 하나, 조금 어이없게 느껴지는 것이 냉정하다 할지 모르겠지만 이미 저자가 그 사랑이 끝난 후에야 이 글을 씀으로써 크게 감정이입이 안되는 이유도 있겠다.

 

짧게 이어지는 글들을 읽으면서 저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일까, 생각해 봤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일들도 언급되어 있어 저자의 생각이 정리가 되어 있는 글들을 보면서 책 제목 '대한민국 표류기'에 맞는 글들인가 자문하게 되는 것이 조금은 저자의 글에 공감이 되지 않는가 보다. 이정도 현실을 겪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나, 대한민국에서 20대로 살아가며 버텨낸 이야기? 자신의 이야기를 이렇게 두서없이 써 놓아 무얼 어쩌겠다는 건지 30대인 나는 조금 이해가 되지 않았다. 벌써 마음까지 늙어가고 있는 것일까.

 

그때 그때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적어놓은 글을 보면서 나는 어디까지 솔직할 수 있는지, 진실할 수 있는지 나에게 물어본다. 일기같기도 하지만 내가 이만큼 살아내기까지 있었던 일을 들려주는 저자의 글에는 어느정도 호소력을 지니고 있는 바, 나의 삶은 어디까지 타인에게 이해될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자신이 없어진다. 내가 대한민국에서 30대까지 버텨낸 기록은 이제는 표류하고 싶지 않은, 어디든 정착하고 싶은 나의 강렬한 마음과 더불어 지금까지 살아낸 삶이 앞으로 살아갈 삶에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고 있는지도 생각해 보면 부끄러워질 뿐이다.

 

대한민국에서 20대, 30대로 살아가기. 아니 40대, 50대 그 후에까지 살아간다는 것이 어찌 쉬울 것인가. 툭툭 던지듯 써 내려간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참으로 치열하게 살다간 자신의 삶을 기록하며 앞으로 살아갈 자신의 삶의 목표를 정하는 저자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었다. 아마도 저자가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이것이었을 것이다. 죽는 날까지 표류하며 살아갈 우리네 인생을 돌아보면서 저자처럼 이렇게 솔직하게 나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지 못한게 아쉽다. 땀흘리며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이 땅의 수많은 사람들을 응원하는 책 '대한민국 표류기', 이 책을 읽으면 힘들겠지만 삶이 또 살아질 것이다. 타인의 삶을 들여다 보면 이렇게 힘을 얻게 되기도 하니까. 

1)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유쾌하게 그려내는 일상이지만 삶에 대해 깊이 있는 시선을 던지게 만든다. 

2)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삶이 힘들어 하늘을 볼 여유도 없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3)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진보란 신나고 멋있고 재미있고 부러 따라 하고 싶은, 그런 것이어야만 한다. 다시 써내려가야만 한다. 요컨대 진보는 멋있는 것이어야 한다. 신나는 것이어야 한다. 간지났으면 좋겠다. 확성기 틀고 물대포 맞아도 헤헤 좋을 정도로, 열사가 아닌 사람들이 스스로 좇고 싶은 이미지이길 바란다. 당위론을 박차고 나서야 한다. 패션이라도 좋다. 전략이 필요하다. (2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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