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작가의 작품을 여러 권 읽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그 작가의 작품이 너무 좋았거나,
너무 좋진 않아도 유명해서 다른 작품이 어떤지 궁금하거나,
너무 좋진 않았어도 그 작가의 특정한 어떤 것이 마음에 들거나.
<낭만적 밥벌이>와 <독신남 이야기>의 저자는 '조한웅'이란 사람이다.
프리랜서 카피라이터. (아직은)독신남.
내가 먼저 읽은 책은 <독신남 이야기>다. 30대 프리랜서 노총각의 삶이 키킥거릴만큼
재미있게 그려져있다. 일러스트도 곁들여져 있는데, 일러스트도 재미나다.
<독신남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작가의 다른 책인 <낭만적 밥벌이>도 읽었다.
'어느 소심한 카피라이터의 홍대 카페 창업기'
'낭만적 인생을 위해 '창업이나 해볼까'병에 걸린 너와 나를 위하여! 라고 달린 부제는
20대인 나도 훅-하게 만들었다. 전작이 재밌었던지라 이 책도 재밌겠지~하며 읽었는데
역시 실망하지 않았다.
35살이 되어도 친구를 만나 피시방 가서 게임하고, 순대국 먹는 삶에 지루해진 저자(키키봉)와 친구 곤은 뭐 재밌을 거
없냐며 이야기하다 창업을 결심하게 된다. 창업을 결심하게 된다는 건 많이 들어본거지만, 심심해서 창업한다니
이 사람들 정말 대단하다 싶었다. 키키봉과 곤은 파주 해이리도 가서 아이스크림과 카페 창업을 구상해보지만, 유동인구가
적어 포기한다. 그리고 이제 진짜로 제대로 해봐야겠다고 마음 먹은 키키봉은 카페의 천국! '홍대'에서 카페를 하자고
하기에 이른다.
이 책은 키키봉이 말했듯, 창업을 그럴 듯하게 꾸미려 하지 않았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우리 모두 '창업'에 대해 어느 정
도 환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완벽하게 그 환상을 버리긴 힘들지만) 인테리어 하면서 생기는 문제점, 사업비용과 관련한
문제, 카페 이름 짓기, 카페 소품 정하기, 카페 음악까지.. 키키봉이 친절하고 재밌게 써놨다. 카페 창업하려는 분이
이 책을 보아도 좋겠고, 안 그래도 이 책은 재미만으로도, 혹은 창업이라는 낭만을 간접적으로 충족시켜준다는 점에서
좋다. 또, 나는 <독신남 이야기>를 먼저 읽고 나중에 <낭만적 밥벌이>를 읽었는데 이 방법이 훨씬 재밌게 이 2권의 책을
읽는 비법!이겠다. <독신남 이야기>를 읽으면 키키봉의 일상과 성격같은 것이 그려지기 때문에 그 이미지로 <낭만적
밥벌이>를 보면 더 잘 떠올려진다고 할까!?
쓰다보니 키키봉 찬양론자가 되버리는 거 같다. 한 가지 더 낭만적으로 보이는 이유는 이 키키봉의 꿈이 '열 개의 직업을
갖는 것'이기 때문이다. 돈을 많이 벌고, 일을 많이 하려는 게 아니라 폼나는 만큼만 카피를 쓰고, 돈에 연연하지 않을만큼
카페를 운영하고, 글쓰기가 지겹지 않을만큼 집필을 하는 게 그의 목표라고 한다. 앞으로 추가로 하게 될 일들도 아마
이런 수준으로 하고 싶다고 한다. 그는 꿈은 이루는 것보다 꿈을 이루는 과정이 행복한 걸 알기 때문에 평생 꿈 꾸는
사람으로 남겠다고 이런 목표를 세운듯 하다. 키키봉이 부럽고, 조금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 전에 나는 직업 하나
먼저 가져야겠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