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를 나가면 카페가 넘쳐난다. 할리스, 스타벅스, 탐앤탐스, 엔젤리너스 등등... 

         최근들어 남자친구와 카페에서 같이 있은 적이 많다. 그는 시험공부를 하거나 할 일을 했고, 나는 내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었다.  그는 먼저 카페에 와서 할일을 하고 있었고, 돈이 없는 내가 음료를 굳이 사지 않아도 되었다. 

        그가 자주 가는 카페에 나란히 앉아 몇 시간이나 있다보니, 결국 카페는 커피나 음료를 마시기 위해서가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있기 위해 찾아오는 게 맞는 거란 생각이 든다. (누군가 우리나라의 커피점은 '사랑방'역할을 한다고  

         했듯이)  그 수많은 사람들이 갈데가 없어 들어가는 곳이 카페이고 아이스크림 가게이다. 각각의 커피 체인점들이 

          자기네들은 커피가 아니라 '문화, 브랜드'를 판다고 하는 게 나름 일리가 있어 보였다.  

        

         누군가와 함께, 혹은 혼자 있을 공간과 시간이 필요한 사람들이 갈 곳이 어디 있을까? 특히나, 혼자서 작업을 하거나  

         책을 읽고 싶을때 갈 곳은 카페가 가장 적절해보인다. 그 사람들의 시간과, 공간이 만들어내는 가치가 커피산업 시장 

        과 맞먹는다고 볼 수 있을까. 카페 말고 다른 대안공간은 없는 걸까 라는 생각도 든다. 요즘엔 wil방, 멀티방 등 게임,  

        노래방을 즐길 수 있는 방들이 생겼지만 '카페'만큼 강력한 것 같지는 않다. 

           

         요새 느끼는 고민(?)은  체인 커피점이 아니라 조그만 개인 카페에도 가고 싶은데, 그런 카페에 가서 오랫동안 앉아있 

         으면 눈치보일 것 같은 소심한 마음때문에 항상 던킨이나 그런 시끌시끌한데로 향하게 된다는 거다.   

         집이 아니라, 집 밖에도 '나만의 공간'이 존재했으면 좋겠다. 그럼 신나게 왔다갔다 할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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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0-06-22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늘을 사야하는 세상이라는게 늘 마음이 아픕니다.

유지니아 2010-06-26 13:14   좋아요 0 | URL
'그늘'이라는 게 상점을 이용한다는 걸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게 어떨땐 정말 싫을때도 있지만, 어떨 때는 돈 내면서도 정말 좋은 장소가 있고 그렇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