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윤. 하면 떠오르는 건 '성인식'이 아닐까. 그 곡으로 그녀는 최고 인기를 누렸고, 그 뒤 앨범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한 것으로 생각한다. 최근에는 누구의 연인, 사진전시회전 개최, 책 출판 등으로 대중들의 시선을 받았다. 그래서
아마 이제, 더이상 그녀가 노래를 하지 않으려고 하는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녀는 돌아왔다. 그것도
이전과 다르게. 컨셉트만 다르게 한 음반이 아니라 아예 음악적 방향성을 틀어서.
그리고 그녀가 튼 방향은 내가 평소에 좋아하는 음악이기 때문에 난 그녀를 전보다 더 좋아하게 되었다. 내가 이
앨범에서 정말, 좋아하는 노래는 [바래진 기억에] 와 [4월 16일]이다. '바래진 기억에'를 들으면 그 가사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특히나, 사랑하는 사람과 싸우고 난 뒤에 들으면 어찌나 맞는 것 같은지...
널 이해할 수 없는 말들로
견뎌낼 수 없는 상처를 만들던
그 순간들 앞에 초라하게만 남겨진 우리였을 뿐
기억하지 못한 말들도
더 아름답지 않게 사라져 가는데
그리고 '4월 16일'은 이별의 심정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이렇게만 말하기에는
아쉬운 곡이다. (왜냐면 이렇게 설명될 수 있는 노래는 너무나 많으니까) 이 곡의 가사도 좋다.
힘들었던 시간들도 지나고나면
모두 다 잊혀져간데요.
슬퍼하지마요 우리
행복했던 순간들도 지나고나면
모두 다 추억일뿐이죠.
아, 그리고 이 앨범을 내기 전에 낸 [비밀정원]의 '마른기억' 또한 좋다. 허밍으로만 응얼거리기
만 하는데 그 흥얼거림이 쓸쓸하면서도 방황하는듯한 느낌을 준다. 3곡 다 비오는 날 듣기 좋은
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