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타워 - Tokyo T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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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일 거다. 예전에 그냥 심심할때 시간때우기로 읽기 좋겠구나- 하며 집어든  

     책으로 기억한다. 나한테 이런 연애소설은 다 그런 존재가 되어버렸다. 아마 중학생 이후일 거라 짐작한다.  

     중학생때 김민기의 눈물꽃을 비롯해 그의 슬픈 연애소설을 읽고 '연애소설은 다 이런가?'라는 오만!한 생각에  

     그 후로 연애소설은 안 읽었다. 물론 이와 반대로 귀여니의 [그놈은 멋있었다]나 [내 남자친구에게]같은 연애소설은 

     신나게 밤 늦게까지 읽었지만 말이다. 그 두 연애소설의 차이는 무엇이었을까 싶다. 아마 전자는 어린 나한테는  

      너무 무겁고, 신파적이었지만 후자는 재미있고 내 상상력을 자극하고 판타지를 채워주었기 때문인거 같다.  

     

         영화를 보고 '책 다시 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도 사실적인 것만 읽고 감정적인 거에서는 약한 

      내가 영상으로 만들어진 영화에 더 자극을 받았다는 것도 이유가 있겠지만- 이 영화는 그저 치기어린 두 남자의 이야기 

      를 섬세하게 그리고 있는 것 같다.(내 기준이라 보장은 못하지만)  

 

      연애소설이 그렇듯, 어쩌면 성장소설이 그렇듯 어찌보면 뻔-하다. 고등학교때 동창의 엄마를 꼬신 아이와 20살 연상의  

      여자를 좋아하는 남자, 코지.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성에 더 개방적인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친구의 엄마라 

     니 하지 싶다. 성인이 된 코지는 이후에도 유부녀 키미코와 제 또래의 여자친구를 번갈아 만나기 바쁘다.  

      "유부녀는 귀엽다. 그들은 모두 위험한 것에 굶주려있다"라는 말은 유부녀란 존재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잘 나타내준    

      다. 마츠모토 준이 분한  코지는 무책임했지만 왠지 나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물론 나쁘긴 하지만, 뭐랄까. 

       진짜 '악'한게 아니라 치기어린 그 한때의 정열같아 보였다.

  

        또 한명의 남자 토오루는 18살때 만난 38살의 시후미와 사랑에 빠져있는데, 시후미에게서 오는 전화를 받으려고 

        아르바이트도 안하고 집에만 있을 정도니 그 사랑이 얼마나 지독하고 외로울까 싶다. 다른 남자의 아내인 시후미와 

       보내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시후미는 남편을 떠날 것 같지 않다. 코지의 사랑이 주로 육체적인 사랑과 호기심에서 

        비롯되고 지속되는 것 같다면, 토오루의 사랑은 보는 내내 답답하고 무모해보였다. 토오루는 자신의 사랑을 위해 

         계속 시후미에게 자신과 함께 하자고 하고, 시후미는 결국. 토오루와 함께하는 길을 선택한다.  

 

           코지와 토오루는 각자의 해피엔딩을 맞는다. 시후미와 토오루가 만난 프랑스에서의 엔딩 장면은 참 따뜻했다.  

         물론 그들이 앞으로 어떤 미래를 겪게 될진 모르지만. 시후미는 토오루와의 사랑을 위해 남편과 그로 보장되는 

          직업, 안정을 포기했다. 사랑은 참 무모한 거 같다. 설마, 설마 했는데 그녀는 남편을 떠났다. 만약 그녀가 남편 옆에 

          남아있었다고 난 그녀가 이기적이라고, 나쁘다고 못할 것 같다. 그저 토오루의 사랑이 더 오래 가길 바란다.  

 

             * 마츠모토 준이 코지라는 역할을 맡은 게 의외였다. 그냥 그런 아이돌 겸 연기자인줄 알았는데, 이런 역할도   

             맡고. 일본에서의 평가는 어땠을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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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의 F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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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이렇게 박진감 넘치는 영화 오랜만이다! 스릴러 하면 결말을 너무 급작스럽게 만들려고 해서  

     오히려 그것이 진부해지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런 느낌을 못 받았다. 아무래도 인질이 가족이기 때문에 

     마지막에 극적장면을 위해 감동을 최대로 주려고 할 수도 있는데 이 영화는 적절한 선에서 처리했다. 더 맘에 드는 건,  

     엔딩 장면. 수애가 라디오 좀 꺼주세요! 라고 말하며 끝나는 건 정말 깔끔한 엔딩이었다. 물론 수애의 미래가 궁금한 것도 

      맞지만 그 미래를 안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난 맘에 들었다.  

    

         영화에서 고선영(수애)은 영화와 영화음악을 다루는 라디오 프로그램 DJ이다. 고선영이 말하는 멘트를 들으며, 그의 

     방송을 청취하는 한동준(유지태)은 자신의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오늘날 영웅이 환영받는 이유는, 사회가 처벌 

     해주지 않는 악당을 벌해주기 때문이죠"  "저런 쓰레기같은 놈때문에 딸 키우기 무서워서 어떻게" 와 같은 이야기에  

     그는 그런 '쓰레기'들을 살해한다. 그리고 영화 마지막에는 고선영에게 그런 쓰레기를 직접 죽이라고 한다.   

          범법자, 인간의 도를 지키지 않는 자, 그런 자를 개인의 힘으로 처벌하는 사람은 과연 영웅일까?  

       

      영화에서 볼때는 그런 사람이 멋있어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렇게보니, 아니란 생각이 든다. 그것도  

      사람을 죽임으로써 처벌하는 행위는 특히. 그 동안에는 영화를 영화로만 받아들여서 '저런 사람이 있을리 없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니, 이런 사람이 정말 있다면. 그 세상이 더 무서울 거 같아졌다. 왜 그럴까? 

       나는 국가가 벌하지 않는 범죄자, 처벌이 약한 것 같은 범죄자를 보면 더 무거운 벌을 내려야 한다고 많이 생각했다. 

       그렇지만 그것은 '국가 차원'에서의 처벌이었지, 개인 차원에서의 '보복' '처단'이 아니었다. 물론, 한번도 개인 차원의 

        보복을 생각해보지 않은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것이 신체/ 생명을 훼손해야 하는 정도까지여야 한다고 상상해본 적도 

       없다.   

 

        그런데 나는 왜 지금까지 홍길동을 영웅이라고 생각했을까? 그건 그가 정의를 위해 행동했다고 생각해서이다.  

        똑같이 나쁜 사람을 처벌하는데 왜 홍길동은 영웅이고, 한동준은 영웅이 아닌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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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원소 - The Fifth El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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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로만 듣던 제5원소를 드디어 보았다. 아주 우연히. TV채널을 돌리다 EBS에서 해주는 걸 보고.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를 볼까 이걸 볼까 잠깐 고민했는데, 보길 잘 한 것 같다. 

    이 영화가 대단하다고 들어서인지 재미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재미있게 봤다. 

     2236년(?) 미래 세계는 정말 그럴 것 같다. 이 영화가 97년에 만들어진 것이라는데, 지금 봐도  

     굉장하다-라는 느낌을 준다.  

      

      다른 분들이 써놓은 평을 보니까, 제5원소= 사랑 이라고 한다. 난 그걸 몰랐는데, 역시 모를때는 

      찾아봐야 하나 ;; 아.. 코벤이 리루에게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끔찍하다. 

      뭐, 코벤과 리루가 사랑하게 된 것은 좀 탐탁치 않지만 말이다.   

   

       브루스 윌리스는 아마겟돈 에도 주인공으로 나왔는데, 이 아저씨는 '지구를 구할 상'인가. 왜 이런 역할을 (내가  

       아는 것만) 2번이나 했는지 궁금하다. 나중에 진짜, 지구에 위험이 닥쳐도 브루스 윌리스가 우리를 구해줄 것 같다. 

       

       이 영화에서 신기했던 건, 대통령이란 사람이 흑인이었다는 거다. 그게 유쾌했고. 그리고 코벤을 줄줄 따라다니는 

       루비 로드란 사람도 재밌었다.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상황에서도 쉬지 않고 떠들어대는 입이란.  

 

       적당히 진지하고, 적당히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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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플라이스 - Spl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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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화를 꼭 보고 싶었고, 봤다. 

    보고 난 다음에 '내가 이 영화를 꼭 보고 싶어했을까?' 생각해보았다.  

    나는 인간과 다른 생명체, 그것도 인간이 직접 '만들어낸' 생명체가 어떻게 살 것인지, 미래에는 어떤  

     조합이 가능할지에 대해 '눈으로' 보고 싶었다. 게다가 신문에서 이 감독이 과학자들에게 시나리오 검토를  

     받았는데 "충분히 현실가능성이 있다"라고 해서 더 보고 싶어졌었다. 

 

      우선, 모든 종들의 특성에서 알맞은 걸 골라내 인간의 유전자와 결합한 점이 놀라웠다. 이렇게 탄생한 '드렌'의  

    성장과정을 영상으로( 비록 상상의 결과물이라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또, '드렌'과 같은 신생명체가 탄생할 경우 인간은 그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었다. 

    드렌을 만든 여자과학자인 엘사는 드렌을 딸처럼, 인간처럼 대한다. 반면, 남자과학자인 클리브는 드렌을 '실험물'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드렌과 엘사/클리브의 대결구도로 그들은 드렌을 '괴물'로 취급하게  

    되기에 이르지만 말이다.  

 

       어떤 이야기를 다 하더라도 아마 이 영화에서 가장 논란 거리가 되는 부분은 '드렌과 클리브/엘사와의 성교'일 것이다. 

     영화가 다 끝난뒤, 어떤 사람은 '더럽다' '막장이다' '쓰레기다' '불쾌하다'라고 했다. 나도 이 부분에 대해선 어느정도는  

     공감하지만, 그게 이 영화가 평가받아야 할 단 한가지 이유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클리브와 드렌이 갑자기 사랑(?)을 나 

     누게 되는 이유는 클리브가 말했듯 '모르겠다'  엘사의 유전자가 드렌에게 섞여 있어서인지 아니면 클리브가 갑자기 드 

     렌에게 끌렸는지 말이다. 이 일이 있기 전까지 엘사는 드렌에게 절대적으로 잘해주었지만, 이제 엘사와 클리브는 자신들 

     이  이미  정해진 선을 넘었다며 드렌을 처치하려 한다.  

 

       영화 후반부에 드렌은 여성이 아닌, 남성 생명체로 바뀌었고 인간과 싸우 중간에 엘사를 강간한다. 난 처음에 드렌 

     이 클리브를 좋아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남성 생명체로 바뀌고 난 뒤에는 여성인 엘사를 강간하는 것을 보고 그게 어쩌 

     면  '좋아하는 감정'일 수도 있지만, 그저 종족 번식을 하거나 아니면 어렸을 때 보았던 엘사와 클리브의 성관계 장면을  

     보고 자기도 해보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리고 인간의 호기심상 이런 결합이 아예 불가능할 거라 보지 않는 

     다.

   

       뭐 이런점을 감안하더라도 인간과 다른 종의 육체적 결합은 충격적인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 결과가 그 '드렌'이라는  

    생명체에 있을까 싶다. 드렌에게 그런 것이 '가능하다'라고 알려준 것이 더 위험한 게 아닐까 싶다. 영화에서 드렌은 인간 

    처럼 길러지고, 영어를 배우며, 옷을 입는다. 그 점과 드렌의 외모를 인간과  유사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도 문제가 있 

    는 것 같다. 드렌이 예뻐지고 싶어했던 것처럼, 드렌은 자신이 인간인지 제3의 생명체인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잘 몰 

    랐던 것 같다. 과학자들 또한 마찬가지이고 말이다. 이런 고민은, 예전의 A.I.라는 영화에서도 하게 했던 것 같은데, 이 영 

    화는 더 현실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만든 것 같다.  또한, 일단 생명체가 창조했다면 그  생명체에 대한 생명권이 그걸 만 

    든 인간에게 있지 아니면 그 생명체 자신에게 있는지도 생각해 볼 문제로 던져주었다.

 

      내가 드렌과 두 남녀 과학자의 결합보다 더 놀랬던 사실은 엘사가 드렌과의 아이(?)를 낳으려고 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그녀가 영화에서도 "이미 갈 데까지 갔다"고 했지만, 영화 후의 영화속 그녀는 아마 '너무 멀리' 간 게 아닌가 싶다. 남자  

    과학자의 캐릭터가 좀 더 온화하고, 도덕적인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기다리자는 입장인데, 엘사는 도덕적인 문제는 항상  

    존재하니까 일단 과학의 진보를 쟁취하고 나중에 생각하자는 캐릭터를 대변했다. 내가 일반인이어도 참 흥미로운 주제인 

    데 과학자 특히 유전쪽 과학자라면 얼마나 흥미롭고 살떨리는 주제일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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