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의 물리학 - 빅뱅에서 양자 부활까지, 물리학을 만든 250가지 아이디어 한 권으로 보는 교양과학 시리즈
클리퍼드 픽오버 지음, 최가영 옮김 / 프리렉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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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개인적으로 이와 같은 과학교양서를 한번 읽기를 원했던 것은, 학창시절부터 과학이라는 학문에 그다지 큰 흥미나 관심을 두지 않은 탓에, 그동안 과학에 대한 무지함을 벗어나보고 싶은 마음과, 그 중에서도 물리학의 이해의 폭을 조금이나마 확대해보고자 하는 취지에서였다. 물론 기대했던 것만큼 이 책은 많은 물리학의 내용을 담았고 과학을 통해 세상의 경이와 신비로움을 체감하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고 할 수 있을 듯하다. 올해는 20세기 초반 물리학계의 대표적인 지식인이었던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을 발표한 이후 100년이 되는 해라고 한다. 지금 이 시간에도 물리학을 바탕으로 그동안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던 획기적인 기술들이 끊임없이 생성되고 있고, 새로운 물리학의 이론이 등장하고 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우리가 물리학이라는 분야를 생각할 때면 빅뱅이론이나 핵자기공명, 양자역학 등이 그러한 것처럼 대개 난해하면서도 복잡하게 느껴지는 수식의 나열이나 용어의 생소함을 먼저 떠올리게 마련이다. 그렇다 보니 과학영역에 별다른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일부 일반인들의 입장에서는 물리학에 대해 선뜻 다가서기 힘든 것이 사실이고 때로는 먼 나라의 이야기로 받아들이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물리학은 우리의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각가지 도구들에 적용되어 누구나 이를 쉽게 이용할 만큼의 밀접한 연관이 있다. 그래서 누구든지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물리학을 마주한다면 의외의 재미를 느낄 수 있으며, 더 나아가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한층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이 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이 책은 그러한 관점에서 많은 독자들에게 물리학과 관련한 다양한 이론을 쉽게 이해시켜 주는 것과 동시에 물리학의 흐름을 한 눈에 들여다 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을 제공해 줄 것으로 생각한다.



저자는 책의 서두에서 물리학이 우리 안의 세상과 우리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세상, 그리고 실제로 존재하지만 눈으로는 도저히 가늠할 수 없는 무한의 공간까지를 포괄하는 과학의 가장 기초적인 학문이라는 미국물리학회의 선언을 인용하면서, 이 한권의 책 속에 물리학과 관련한 최대한 분량의 내용을 담아 독자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했다고 한다. 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우리가 간혹 방송이나 신문, 그리고 교과서에서 단편적으로만 보아왔던 현대 물리학의 여러 이론에서부터, 지금까지 인류가 문명을 발전시켜오면서 그 밑바탕에 물리학이 어떻게 이입되어 전개되어 왔는지를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전반적인 내용을 총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물리의 부분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으며 우리 실생활에 이용되는 레이저, 부메랑, 도르래, 보온병, 네온사인 등과 같이 궁금증과 흥미를 느낄만한 사소한 이야기를 비롯해, 양자불멸, 타키온, 열역학처럼 물리학에서 중요한 개념으로 여겨지는 내용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부담 없이 물리학의 세계를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관심사를 간략하게 다루고 있어 눈길을 이끈다. 특히 각 단원마다 핵심적인 사항을 명쾌하게 기술하고 있어서 우리의 과학상식을 넓히는 데 적잖은 역할을 해줄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물리학 이론은 우리가 사는 환경 주변의 곳곳에 존재한다면서, 이 책의 내용을 통해 일반대중들이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도 물리학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과학교양서로의 역할에 중점을 두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아울러서 물리의 개념이나 현상이 발견된 날짜를 중심으로 연대순으로 나열되어 있음을 볼 수 있는데, 이를 통해 독자들은 그동안에 물리학이 어떤 방향으로 확대되어 왔으며 그 탐구 영역이 어디까지 진전되어 왔는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물리학은 우리의 삶에서 떼어낼 수 없을 만큼 많은 것을 변화시켜왔고, 과학적 사고를 가능케 하는 인간의 지적능력이 퇴보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세상은 계속해서 변화되어 나갈 것이다. 그래서 지금처럼 고도화된 기술과 문화가 유지되는 현대의 시기를 맞이할 수는 있었던 것도, 결국 물리학이 커다란 밑바탕이 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일본계 미국인으로 세계적인 물리학자이자 미래학자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미치오 카쿠는, ‘불가능은 없다라는 자신의 저서를 통해,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되었던 일들이 물리학의 발전으로 현실화 되었던 점을 강조하면서, 지금 당장은 불가능하지만 공간이동, 텔레파시, 투명인간, 우주여행 등과 같이 우리의 상상 속에서만 존재했던 일들 역시도 물리학의 법칙에 위배되지 않는 점을 고려해 보면, 200년 이내에는 실현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래서 그의 시각에서 물리학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향후 펼쳐질 세상은 과거 어느 때보다 달라진 놀랍고도 흥미로운 일들로 가득 채워져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 별거 아닌 사실이라 하더라도 어느 정도 알고 대하는 것과 아무거도 모르는 상태에서 접하는 것은 체감적인 측면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 책은 복잡하게 얽혀져 깊은 이해를 요구하는 물리학을 내용을 다루고자 하지 않았다. 많은 지식을 동원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어렵지 않게 물리학의 개념을 이해하고, 이로 인해 얻어진 과학적 지식의 교양을 토대로 물리학을 즐기고 생각의 틀을 조금이나마 확장하는데 그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따라서 많은 독자들이 이 한권이 책으로 과학의 소양을 향상시키는 한편 보는 시각에 따라 달라지는 물리의 변화무쌍한 세계를 즐겁게 여행하는 도움서로서 유용한 교재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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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코틀러의 다른 자본주의 - 우리 삶이 직면한 위기를 해결하는 14가지 길
필립 코틀러 지음, 박준형 옮김 / 더난출판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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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25년 전 즈음, 소비에트연방이 붕괴되어 여러 나라로 갈라지면서 이데올로기에 의한 냉전체제가 완전히 무너졌다. 하나의 커다란 역사적 이슈로 기억될 이 사건이 우리에게 의미하는 것은, 새로운 국제질서의 변화를 가져온 측면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오늘날 대부분의 국가들이 이념으로 삼고 있는 자본주의가 비효율적인 공산주의에 비해 우월하다는 것을 현실적으로 확실하게 증명해주었다는 점이다. 물론 일부에서는 당시 소련의 붕괴를 두고 이를 다른 방향에서 해석하는 시각들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 몇몇 남아 있지 않은 공산주의 국가들마저 자본주의체제를 받아들여 혼합경제를 추구하는 것을 보면 가히 틀린 말은 아닌듯해 보인다. 자본주의는 국가의 경제성장과 기술의 혁신, 개개인의 자기계발 향상을 가능하게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최적의 시스템임에는 틀림없다. 그리고 그러한 자본주의는 지금까지 사회구조의 변화에 맞춰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어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어서 부익부 빈익빈의 야기하여 사회계층 간의 위화감을 조성해왔고, 돈이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금전만능주의가 고착화되면서 인간의 존엄성과 도덕성이 파괴되는 등의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근래 미국에서 촉발된 국제금융위기는 인간의 과도한 탐욕을 적나라하게 드러냄으로써 일각에서는 새로운 전환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기까지 하다. 그런 관점에서 이 책은 작금의 자본주의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점을 심도 있게 들여다보면서 그 핵심적 원인을 살펴보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14개 분야로 세부적으로 나누어 분석함으로써 향후 더 나은 자본주의 사회로의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자 했다.


저자는 우선 최근 자본주의 병폐의 심각성이 점차 확대되면서 이러한 문제와 관련한 많은 책들이 소개되고 있지만,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주로 현대의 경제시스템이 어떻게 작동되고 있는지를 피상적으로 설명하는데 그치고 있다면서, 이 책은 이를 대신해 자본주의 문제를 정면에서 바라보고 발전적인 자본주의를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모색하고자 했음을 밝히고 있다. 아울러 자본주의의 이론과 현실은 국가마다 각기 다른 형태가 있음을 우리는 직시해야 하며, 다각적인 측면에서 자본주의의 대체할 새로운 무언가를 찾기보다는 자본주의 속성과 본질을 파악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그는 이 책에서 자본주의가 다른 어떤 시스템 보다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에 못지않은 맹점이 있음을 언급하면서 당장 시급히 해결해야하거나 앞으로 개선되어야 할 사항으로 소득과 부의 불평등, 생산 중심의 경제로의 회귀, 불공정 거래행위와 실업문제 등을 포함한 모두 14가지의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이 의미 있게 다가오는 점은 특정한 사안이나 내용에 한정되거나 얽매이지 않고, 경제 전반에 걸쳐 자본주의의 다양한 요소를 독자들이 알기 쉽도록 객관적으로 서술하고 있다는 점과, 한편으로 자본주의의 부정적인 부분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여러 내용 중에서도 주목해 볼만한 것은 자본주의는 민주주의와 균형 있게 결합될 때 충분한 시너지를 발휘하지만 오늘날 자본의 이동이 전반적으로 폭넓게 확대되는 것이 아니라 일부 소수에게 집중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결국 이러한 현상은 국가의 정책과 방향에 있어서 혼선을 가져올 수밖에 없음을 명시하여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토마 피케티의 저서 21세기 자본에서 다루고 있는 주요 내용과도 일맥상통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 필립 코틀러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비즈니스의 거장으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특히 마케팅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 책을 펴내면서 많은 사람들이 자본주의를 제대로 이해하는데 역점을 두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자본주의의 문제점에 인식을 공고히 하고 우리 모두가 바라는 긍정적인 방향에서의 자본주의를 확립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자 했다고 말한다. 책의 말미에도 설명되어 있지만 자본주의는 이미 대부분의 나라에서 성장의 동력을 마련해주는 경제체제로 자리잡아왔고 가시적인 성과와 가치를 창조하는데 기본적인 토대가 되고 있다. 하지만 자본주의가 폐해도 만만치 않아서 최근 들어서는 회의적인 시각으로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오늘날 문제시 되고 있는 빈곤, 실업, 소득양극화와 같은 자본주의의 병폐를 면밀하게 살펴보면 각 사안마다 개별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대개 하나의 요소가 문제가 되면 그것이 연쇄적으로 파급되는 긴밀성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문제와 연관된 여러 부분을 종합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정부나 국가가 하나의 정책을 펼쳐나가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며, 그에 앞서 우선적으로 선행되어야 할 것은 사회를 구성하는 구성원들로 하여금 자본주의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도가 동반되어야 한다고 본다. 이 책은 그와 같은 시각에서 우리들이 놓치고 있는 자본주의 문제의 다양한 부분들을 들춰내는 것과 동시에 그에 상응하는 실질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 않나 싶다. 따라서 이 책을 통해 많은 독자들이 더 나은 자본주의를 위한 그의 목소리에 잠시나마 귀를 기울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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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퀘스천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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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국내에 소개된 프랑스 영화 빅픽쳐를 보면 성공한 변호사로 인정받으며 고액의 연봉을 받고 그림 같은 집에서 아름다운 아내를 만나 아이를 낳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며 살아가던 한 남성이, 어느 날 뜻하지 않게 부인이 자신의 친구와 불륜에 빠진 사실을 알고 살인을 저지르게 되자, 사건을 은닉 위장하고 무명의 사진작가로 변신하여 새로운 삶을 영유해 나가는 범죄스릴러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은 기대만큼 흥행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했다. 반면에 그 원작인 소설의 경우에는 아마존 프랑스 베스트셀러 1위로 등극되며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무려 30여 개국이 넘는 나라에 판권이 팔릴 정도로 상당한 인기를 구가한 것과 동시에 많은 독자들에게 스릴러작가 더글라스 케네디라는 이름을 각인시키게 된 대표작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이 작품 이후에도 최근 스테이트 어브 더 유니온을 포함해 모멘트, 파이브데이즈 등 매년 신작이 선보이며 폭넓은 작품세계를 선보여 왔었고 독자들에게도 상당한 호응을 얻은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 새로이 발표된 빅 퀘스천은 기존의 장르소설이 아닌 국내에 소개되는 그의 자전적 에세이면서 첫 번째 산문집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이끈다. 이 책은 누구나 때로 위기와 고통 속에서 방황하는 삶의 과정이 있듯이, 저자가 지금까지 자신이 경험했던 안타깝고 쓰라린 인생이야기를 솔직 담백하게 전개하고 있다. 그래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 모두가 행복한 삶을 전제로 희망적인 내일을 추구한다는 관점에서 볼 때, 저자가 책을 통해 들려주는 이야기는 의외로 공감이 가면서도 깊이 음미해볼만하다고 여겨지기에 독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한 번 읽어보면 좋을듯하다.


먼저 더글라스 케네디는 이 책에서 작가로써 삶을 살아가는 동안 자신이 직접 겪어왔던 다양한 사실들을 나열하면서 그 과정에 우리가 미처 예측하지 못했던 상황에 부딪쳐 암담한 현실을 마주하게 될 때, 이로 인해 느끼게 되는 번민과 고통의 시간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고 이해할 것인가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바람직한 방향에서 독자들과 함께 논하고자 했다. 나이로 치면 중년을 넘어선 그는 책의 내용을 통해 사랑하는 연인을 만나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나름대로 행복한 생활을 이루어 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소원해져가는 부부 간에 피할 수 없는 갈등의 문제와, 자폐증을 앓고 있는 아들의 치료와 교육에 대한 걱정, 그리고 강압적인 성격의 아버지와 자식의 편애를 당연시 하는 어머니에게서 기인하는 부모와의 불편한 부분까지 과거의 아픔을 비교적 소상하게 밝히고 있다. 아울러 자신과 비슷한 문제로 고통을 당하고 있는 주변 지인들의 체험적인 내용을 담아 그러한 사실에 부딪쳐야 하는 실존적인 삶의 진지한 자세에 관해 직설적인 질문의 방식으로 물으며 또한 그에 따른 공감이 가는 합리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기도 하다. 물론 포괄적인 시각에서 우리가 불편한 문제에 직면하게 되는 경우, 그 사실을 과연 어떻게 판단하고 극복하는 것이 더 나은 인생을 위한 것인가에 명확한 정답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이 책에서 넌지시 제안하는 해결책의 이면을 살펴보면, 문학작품에 등장하는 삶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는 여러 인물들의 모습을 빌어 구체화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이는 독자들마다 주어진 인생의 단면을 객관적으로 되돌아 볼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깊은 인상을 남기게 한다. 특히 책 속에는 우리가 흔히 접하게 되는 인생의 문제를 종교, 철학, 인문과 같은 다양한 관점에서 다루고 있어서 관심을 가지고 주목해볼만 하다고 생각된다.


더글라스 케네디 작가는 책의 앞부분에서 사람은 누구나 더 나은 미래의 삶을 갈구하는 경향이 있다는 전제하에, 자신은 여러 가지 곤경에 처해 있을 때마다 현명하게 대처해왔고 사회나 가정에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며 사람에 대한 식지 않은 열정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언제나 위기감을 느낄 정도로 두려운 삶의 연속이었음을 토로한다. 그러면서 자신이 그래왔던 것처럼 많은 사람들은 때로 자신의 실망스럽고 부족한 모습을 들키게 되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의 나날을 보내고 있으며, 이것은 결국 자기의심이나 더 나아가서는 자기혐오에 빠지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말한다. 더불어 일반적으로 인간은 태어나 죽음으로 일생을 마치기까지의 일생을 되돌아보면 대체적으로 비극에 더 가깝다고 간주하면서, 우리는 누구나 할 것 없이 내적갈등을 겪으면 살아가게 마련인데, 그렇게 스스로가 만들어 낸 내적갈등으로 인해 자신의 삶이 크게 좌우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뜻하지 않은 일로 지극히 고통스런 상황에 처하게 될 때, 그것이 언제까지 계속해서 지속될 것이라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우울한 나날을 보내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책에도 서술되어 있듯이 사람들은 주어진 인생을 살아가면서 그 진행과정에 있어 애초 자신이 의도하거나 생각한 방향으로 흘러간다고 생각하지 않은 것처럼,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되 한편으로는 용기를 가지고 그 상황에서 어떻게 처신하는 것이 자신의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인지를 함께 고민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지나온 나의 삶을 반추해보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어떻게 보면 새삼스러운 기분을 느끼게 한다. 이 책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누구나 한번쯤은 직면하게 되는 현실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진단해보고 가급적 최선의 방향으로 유도해 나가는데 의미 있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의 내용을 통해 독자들 자신만의 행복한 인생을 설계하는데 참고할만한 도움서로 작용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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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 무히카 - KBS <TV, 책을 보다> 선정 도서
미겔 앙헬 캄포도니코 지음, 송병선 외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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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국내외를 비롯한 주요 언론보도에 따르면 호세 무히카 우루과이 전 대통령이, 지난 1일 후임자인 타바레 바스케스에게 대통령 직을 넘겨주고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이기도 했던 1987년형 하늘색 폭스바겐 비틀을 타고 소박한 모습으로 수도 몬테비데오 외곽에 있는 집으로 향했다고 한다. 최근 중동에서 벌어지는 암울한 전운의 모습을 비롯하여 하루에도 수많은 이슈들이 새로이 등장하고 있음을 고려해 본다면, 사실상 어느 특정 국가의 전임 대통령에 대한 퇴임 소식은 그다지 주목받을 만한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세계 언론으로부터 주목받고 있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아마도 그것은 그가 여타의 다른 나라 대통령과 비교해 볼 때, 가장 가난한 대통령이자 검소한 지도자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2010년 선거에서 승리하여 대통령 직위에 취임하면서 신고했던 그의 재산은,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여 대략 195만원에 해당하는 고작 1800달러가 전부였다고 한다. 오랜 시간동안 정치인으로 생활해왔으며, 거기에 더하여 최고 권력자의 자리에 오른 것을 감안한다면 그가 신고한 액수는 빈곤한 일반서민의 그것과 비교하여 별다를 것이 없는 극히 초라해 보이는 재산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점은 대통령 재임기간 중에 국가로부터 지급받는 월급의 90%를 사회에 꾸준히 기부해왔다는 점이다. 그는 정부권력의 중심부에 자리하고 있으면서도 행여 남들에게는 부끄럽게 여겨질 수도 있는 자신의 가난을 결코 개의치 않고, 오히려 더불어 살아가려는 도덕적이고 실천적인 삶을 선보여 왔다. 이 책은 그러한 관점에서 그가 일국의 정치지도자로서 그리고 국가를 구성하는 평범한 시민으로서 그의 지나온 삶을 살펴보는 자서전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많은 독자들은 이 책에서 드러난 그의 인생 과정을 통해 의미 있는 삶의 교훈을 배우는데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책에는 그가 이민자 출신으로 우루과이의 수도 몬테비데오에서 태어나 6살에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와 함께 작은 포도농장을 일구면서 성장했던 청소년시기부터 최근 대통령의 자리에서 물러나기까지 그가 걸어왔던 삶의 모습이 생생히 소개되어 있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으로 불릴지 모르지만, 퇴임 이후 드러난 그의 정치적 평가를 보면 남미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성공적인 좌파정부로 인정받고 있으며 아울러 80세가 넘는 인생을 살아오는 동안, 청렴하고 검소한 생활을 몸소 실천함으로써 자국의 국민들에게 여전히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일부에서는 그의 지나온 삶을 두고, 그가 1960년대 들어서 사회주의 국가 쿠바혁명을 계기로 좌파적인 사상을 갖게 되었고, 군부통치 시절 반정부 성향이 강한 투파마로스라는 게릴라 조직에서 활동을 하다가 체포되어 14년 기간의 교도소 수감생활과 관련하여 세간의 무성한 소문들을 근거로 색안경을 쓰고 보는 경향이 있다. 한편으로 재임 시기에 그가 펼쳐왔던 여러 정부정책에 관해서도 다소 의문의 여지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한 이유에서 책 속에는 그와 같이 확인되지 않은 여러 내용에 대해 인터뷰 형식을 빌려 그의 솔직담백한 증언을 담았으며, 세부적으로는 탈옥과 구금을 반복하는 고통과 어려움 속에서도 결코 굴하지 않고 자신의 정치적 소신과 신념을 지키며 이를 실천에 옮긴 그의 발자취를 상세히 추적하고 있다. 책의 내용에 따르면 대다수의 많은 사람들이 그를 향해 왜 가난하게 사는가라는 질문에 대하여, 그는 말하기를 우리가 많은 것을 소유하지 않는다면 부유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노예와 같은 생활을 할 필요가 없으며, 대신에 누구나 자신의 바람직한 삶을 위해 더 많은 시간을 가질 수 있음을 충고하고 있기도 하다.


호세 무히카 대통령은 재직 시절 대통령 관저를 노숙자의 쉼터로 내주고 자신은 수도 몬테비데오 외곽에 경찰관 2명이 경비를 서는 낡고 초라하기 그지없는 자신의 농장 집에서 생활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농장은 부인의 소유이고 그의 자산이라고는 30년 가까이 운행된 폭스바겐 비틀 자동차가 유일하다. 그는 대통령 업무가 끝나고 남는 시간에 자신의 농장에서 일하는 것을 삶의 낙으로 여기며, 몸이 아파 병원에 갈 때에라도 일반 시민들과 똑같이 기다려 진료를 받는 등의 대통령이라고 해서 특별한 대접을 받기를 원하지 않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 왔다. 비판적인 시각에서 보면 이러한 그의 일상적인 생활의 모습은 어쩌면 국가를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품위를 떨어트리는 비상식적인 일로 간주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에 대해 아랑곳 하지 않고 오히려 우리는 소비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며, 또한 소비하는 행태가 언제나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지는 않는다면서 오늘날 과도한 소비로 물들고 있는 자본주의 폐해를 지적한다. 빈곤감소와 환경보호에 앞장서며 진보적인 스탠스를 보이며 지금까지 소탈하고 서민적인 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그는 분명 맑은 영혼을 가진 인물로 판단된다. 그리고 독자들은 그가 어떻게 그처럼 일관된 자신의 신념을 유지할 수 있었으며 어떤 기본정신에 입각하여 오늘을 살아가는지를 이 책에서 깊이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세계 여러 나라에서 대통령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개인의 비자금을 축적하는 다양한 형태의 금권스캔들을 보아왔고, 그런 측면에서 우리나라도 자유롭지 못하다. 특히 요즘에는 한 기업가가 건넨 정치자금이 문제를 일으키면서 정치권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불신이 날로 확대되어가고 있는듯하다. 따라서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그의 진지하면서도 청렴한 모습을 통해 많은 독자들이 보다 투명한 우리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한걸음 가까이 하는 동기부여의 계기로 삼았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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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의 역설 - 슈퍼 달러를 유지하는 세계 최대 적자국의 비밀
정필모 지음 / 21세기북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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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며칠 전 국내외의 언론에 초관심사로 대두되었던 사안 중에 한 가지는, 미국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 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우리나라가 과연 가입하게 될 것인가 하는 문제였다. 이 부분과 관련하여 자원의 빈약하여 상대적으로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의 입장에서는 떼려야 뗄 수 없을 만큼 민감하고도 중요한 것이어서 외교적으로 정부가 이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를 두고 적잖은 논란이 있었지만, 결국 우리 정부는 고심 끝에 아시아 인프라투자은행에는 최종적으로 가입을 공식선언했다. 사실 이 기구의 설립배경은 201310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시아를 순방하던 시기에 이루어졌으며, 명목상으로는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 발전에 토대가 되는 인프라 구축을 위해 단순히 자금을 융통해주는 것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 담겨 있는 속내의 의미를 살펴보면, 현재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ADB)등에 대항하기 위한 전초적기지로 활용될 것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또한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이 기구의 출범을 계기로 미국과 함께 G2로 불리며 세계 경제를 이끌고 있는 중국이 자국의 통화수단이 되는 위안화가 기축통화로 부상하려는 움직임으로 판단하고 있는듯하다. 미국은 이미 오래전부터 경상수지적자와 재정적자로 심한 몸살을 앓아왔고, 심지어 2008년 국제 금융위기 속에서도 양적완화라는 이유를 들어 엄청난 양의 달러를 지속적으로 발행해왔다. 경제논리에 따르면 미국의 이와 같은 경제정책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그럼에도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기축통화로써 국제금융거래의 기본적인 수단으로 작용되는 달러의 위상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러한 관점에서 달러가 기축통화로써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이를 대체할 만한 뚜렷한 해결책이 없는 상황에서 지금까지 달러가 어떻게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얻을 수 있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언제 불어 닥치게 될지 모르는 세계경제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달러의 향방을 가늠해보고자 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작금의 불안한 국제금융 위기의 상황으로 몰고 가게 된 진원지로 미국을 꼽고 있다. 그는 미국이 결코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경상수지 적자와 재정수지 적자로 허덕이며, 세계 최대의 적자를 안고 있으면서 채무국으로 전락함에 따라 국제금융위기상황에서 가장 커다란 피해를 입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다른 나라들이 더 많은 피해와 고통을 안고 있다는 것은 경제논리에 역행하는 비상식적인 일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러한 역설이 유효했던 것은 미국이 정치, 군사, 경제력을 앞세워 달러가 기축통화로써의 지위를 얻고 있기 때문이며, 이를 제도적으로 떠받치는 것은 금융세계화와 자본자유화를 근간으로 하는 IMF체제의 국제금융질서에 있음을 책의 내용을 통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앞으로도 미국의 슈퍼달러 위력은 계속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를 근거로 먼저 장기적인 투자 가치와 안정을 추구하는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달러화를 대신할 마땅한 실질적 대안이 없다는 점을 들고 있다. 두 번째로는 유럽통합에 따른 유로존이 수 년 동안 경기부진과 실업에 시달리고 있는데다가 유럽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은 반면에 미국 연준은 조만간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머지않아 미국 채권이 다시 매력적인 투자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고, 끝으로 대외의존도가 높은 아시아의 국가들이 수출촉진을 위해 자국의 통화절상을 원치 않으려는 달러 매입정책을 계속해서 유지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지금 세계경제가 안고 있는 금융 불안과 위기의 근원은 변동환율제와 자본시장을 개방을 근간으로 하는 금융세계화에 있다고 말하면서, 자유로운 자본의 이동을 제한하는 과거 브레튼 우즈 체제의 기본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여러 은행들이 각각의 은행권을 남발하게 되면 통화가치가 하락하게 되어 통화로써의 가치와 의미를 잃어버리는 관계로 남발의 우려가 없지만, 통화를 어느 특정한 은행기관이 독점적으로 가지고 있다면 과다하게 발행될 수밖에 없다. 이점은 현대적인 의미에서 기축통화의 시초가 되었던 18세기 영국의 사례에서 보듯 쉽게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그래서 어느 나라든 간에 자국의 중앙은행에 독점권한을 주는 대신에 독립적인 위치에 두고 화폐발행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그런데 국제결제의 수단으로 주로 이용되는 기축통화 달러는 독점권한을 가지고 있지만 과도한 발행을 통제할 수단이 딱히 존재하지 않는다. 1930년대 세계 대공황과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안정된 국제금융질서가 필요했던 시기에, 영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주요 선진국들은 논의 끝에 달러를 기축통화로 하는 브레튼 우즈 체제로의 합의를 이끌어 냈고 국제통화기금(IMF)이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새로운 국제금융개편을 마련했다. 이후 미국은 유럽의 경제부흥을 위한다는 이유로 달러의 유동성 확대를 꾀했으며, 1970년대에는 지속적인 경상수지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달러의 공급을 확대해왔다. 이러한 달러의 과다발행은 결국 세계 경제의 불균형을 가져왔고 국제 금융위기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금융위기 당시 만약 달러를 대신할 여타의 기축통화가 존재했더라면 국제금융자금은 다른 방향으로 흘렀을 것이고, 지금의 통계수치가 보여주는 미국의 경제상황은 사뭇 다르게 전개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책은 최근 중국을 필두로 기축통화의 다각화 논의로 불거지고 있는 국제금융 불안의 문제를 체계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과 동시에, 과다한 발행으로 문제점을 양산하면서도 여전히 상당한 위력을 발휘하는 달러의 역설에 관한 상세한 내용을 담아냈다. 따라서 이 책을 통해 많은 독자들이 향후 달러의 자본흐름에 따른 국제금융에 관한 시각을 한층 넓히는 유용한 도움서로 여겨졌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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