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퀘스천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몇 년 전 국내에 소개된 프랑스 영화 빅픽쳐를 보면 성공한 변호사로 인정받으며 고액의 연봉을 받고 그림 같은 집에서 아름다운 아내를 만나 아이를 낳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며 살아가던 한 남성이, 어느 날 뜻하지 않게 부인이 자신의 친구와 불륜에 빠진 사실을 알고 살인을 저지르게 되자, 사건을 은닉 위장하고 무명의 사진작가로 변신하여 새로운 삶을 영유해 나가는 범죄스릴러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은 기대만큼 흥행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했다. 반면에 그 원작인 소설의 경우에는 아마존 프랑스 베스트셀러 1위로 등극되며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무려 30여 개국이 넘는 나라에 판권이 팔릴 정도로 상당한 인기를 구가한 것과 동시에 많은 독자들에게 스릴러작가 더글라스 케네디라는 이름을 각인시키게 된 대표작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이 작품 이후에도 최근 스테이트 어브 더 유니온을 포함해 모멘트, 파이브데이즈 등 매년 신작이 선보이며 폭넓은 작품세계를 선보여 왔었고 독자들에게도 상당한 호응을 얻은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 새로이 발표된 빅 퀘스천은 기존의 장르소설이 아닌 국내에 소개되는 그의 자전적 에세이면서 첫 번째 산문집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이끈다. 이 책은 누구나 때로 위기와 고통 속에서 방황하는 삶의 과정이 있듯이, 저자가 지금까지 자신이 경험했던 안타깝고 쓰라린 인생이야기를 솔직 담백하게 전개하고 있다. 그래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 모두가 행복한 삶을 전제로 희망적인 내일을 추구한다는 관점에서 볼 때, 저자가 책을 통해 들려주는 이야기는 의외로 공감이 가면서도 깊이 음미해볼만하다고 여겨지기에 독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한 번 읽어보면 좋을듯하다.


먼저 더글라스 케네디는 이 책에서 작가로써 삶을 살아가는 동안 자신이 직접 겪어왔던 다양한 사실들을 나열하면서 그 과정에 우리가 미처 예측하지 못했던 상황에 부딪쳐 암담한 현실을 마주하게 될 때, 이로 인해 느끼게 되는 번민과 고통의 시간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고 이해할 것인가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바람직한 방향에서 독자들과 함께 논하고자 했다. 나이로 치면 중년을 넘어선 그는 책의 내용을 통해 사랑하는 연인을 만나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나름대로 행복한 생활을 이루어 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소원해져가는 부부 간에 피할 수 없는 갈등의 문제와, 자폐증을 앓고 있는 아들의 치료와 교육에 대한 걱정, 그리고 강압적인 성격의 아버지와 자식의 편애를 당연시 하는 어머니에게서 기인하는 부모와의 불편한 부분까지 과거의 아픔을 비교적 소상하게 밝히고 있다. 아울러 자신과 비슷한 문제로 고통을 당하고 있는 주변 지인들의 체험적인 내용을 담아 그러한 사실에 부딪쳐야 하는 실존적인 삶의 진지한 자세에 관해 직설적인 질문의 방식으로 물으며 또한 그에 따른 공감이 가는 합리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기도 하다. 물론 포괄적인 시각에서 우리가 불편한 문제에 직면하게 되는 경우, 그 사실을 과연 어떻게 판단하고 극복하는 것이 더 나은 인생을 위한 것인가에 명확한 정답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이 책에서 넌지시 제안하는 해결책의 이면을 살펴보면, 문학작품에 등장하는 삶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는 여러 인물들의 모습을 빌어 구체화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이는 독자들마다 주어진 인생의 단면을 객관적으로 되돌아 볼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깊은 인상을 남기게 한다. 특히 책 속에는 우리가 흔히 접하게 되는 인생의 문제를 종교, 철학, 인문과 같은 다양한 관점에서 다루고 있어서 관심을 가지고 주목해볼만 하다고 생각된다.


더글라스 케네디 작가는 책의 앞부분에서 사람은 누구나 더 나은 미래의 삶을 갈구하는 경향이 있다는 전제하에, 자신은 여러 가지 곤경에 처해 있을 때마다 현명하게 대처해왔고 사회나 가정에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며 사람에 대한 식지 않은 열정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언제나 위기감을 느낄 정도로 두려운 삶의 연속이었음을 토로한다. 그러면서 자신이 그래왔던 것처럼 많은 사람들은 때로 자신의 실망스럽고 부족한 모습을 들키게 되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의 나날을 보내고 있으며, 이것은 결국 자기의심이나 더 나아가서는 자기혐오에 빠지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말한다. 더불어 일반적으로 인간은 태어나 죽음으로 일생을 마치기까지의 일생을 되돌아보면 대체적으로 비극에 더 가깝다고 간주하면서, 우리는 누구나 할 것 없이 내적갈등을 겪으면 살아가게 마련인데, 그렇게 스스로가 만들어 낸 내적갈등으로 인해 자신의 삶이 크게 좌우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뜻하지 않은 일로 지극히 고통스런 상황에 처하게 될 때, 그것이 언제까지 계속해서 지속될 것이라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우울한 나날을 보내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책에도 서술되어 있듯이 사람들은 주어진 인생을 살아가면서 그 진행과정에 있어 애초 자신이 의도하거나 생각한 방향으로 흘러간다고 생각하지 않은 것처럼,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되 한편으로는 용기를 가지고 그 상황에서 어떻게 처신하는 것이 자신의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인지를 함께 고민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지나온 나의 삶을 반추해보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어떻게 보면 새삼스러운 기분을 느끼게 한다. 이 책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누구나 한번쯤은 직면하게 되는 현실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진단해보고 가급적 최선의 방향으로 유도해 나가는데 의미 있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의 내용을 통해 독자들 자신만의 행복한 인생을 설계하는데 참고할만한 도움서로 작용되기를 기대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