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의 강력한 힘: 중앙통제

현재의 중국과 앞으로 20년 뒤의 중국을 이해하려면, 중국사회와 중국 국민에 대해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중국인의 머릿속에는 지난 5,000년의 역사를 통해 국가 통치의 중심 권력이강력했을 때는 나라가 안정적이었던 반면, 그렇지 못했을 때는혼란과 혼돈의 어지러운 시기였다는 생각이 깊이 자리 잡고 있다. 모든 중국인은 국가를 이끄는 지도부가 강력해야 평화와 번영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통치의 기본 원칙으로서, 중국인의 내면에 뿌리 깊이 새겨진 역사의 교훈이다. 중국은 앞으로도 이 원칙에서 벗어나는 일이 없을 것이고, 그것은 공산주의 이념보다도 우선되는 중국인의 신념 체계이다. - P3

우칸사태로부터 우리는 두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하나는 공산당이 장악력을 가지고 있으며 실제 당의 관여로 질서가 바로 잡혔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당이 평화 유지를 위해 강경책과 유화책을 적절히 활용했다는 것이다. 사태가 확대되기 전에 매우 강력한 국가보위부서가 나서 소요사태에 엄하게 대응하면서 동시에 부패한 지방 관료의 편이 아니라 주민의 편에 서는 유연함을 보여주었다. 그래서 중국 공산당이 부패로 얼룩져 있다고단정하는 것은 너무 단순한 생각이다. 실제로 우칸 주민들이 시위 때 내건 구호를 보면 부패한 지방 관료에 대해서는 반대했지만 공산당에 대해서는 지지한다는 내용으로 당과 부패관료를 분리하는 조심성을 읽을 수 있다.
이것은 수천 년 동안 중국의 시위자들이 공통적으로 보여 왔던 전략이기도 하다. 그들은 국가의 중앙 통치 권력에 도전하는것은 곧 전멸을 뜻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지방 관료의 악행에 대항하면서도 중심 권력에는 충성심을 보여주는 것이다. 중국의 통일된 권력을 잡기 위해 끝장을 보겠다는 모험을 하지 않는 한, 누구도 국가 중심 권력에 도전하려 하지 않을 것이고, 그래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 P5

새로운 ‘비상‘이라기보다 ‘부활‘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결국 중국의 의도는 세계 최고의 강대국이 되는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 P7

중국에서 부패는 수천 년 이어져온 고질병이다. 특히 중국이시장개혁을 도입한 이래 부패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였는데,
매우 급속하게 부의 규모가 커진 민간부문에 비해 공직자의 보수수준이 형편없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중국에서는 관계 꽌시 quanxi없이는 어떤 것도 되지 않는다. 만약 중국에서 어떤 일을성사시키려면 관계하는 상대방의 지위에 맞추어 선물의 등급을 구분해서 제공하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누구나 고위층 인사와 관계를 갖고 싶어 하고, 고위공무원이라 하더라도 그보다 더 위의 누군가와 관계를 발전시키고 싶어 한다. 예를 들어, 상사로부터 부당한 압력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 상사의 상사와관계를 발전시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중국에서 갈등을 해결하는 중요한 방식이다. 중국에서 부패는 이렇게 만연되어 있기 때문에 중국 공산당은 부패와의 전쟁을 당의 ‘생사의 문제‘로 생각한다. - P10

결론적으로 중국의 제도와 시스템은 진화·발전하겠지만, 그것은 서양의 방식이 아니라 그들만의 독특한 방식이 될 것이다.
앞으로 중국이 취하는 개혁조치가 무엇이 되든지, 한 가지만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중앙의 강력한 통제 - P12

어떤 학자들은 역사적 전례에 비추어, 새로운 강대국이 부상하고 기존의 강대국이 자신의 우월적 지위에 위협을 느끼게되면 둘 사이에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예측한다. 중국과 미국의 경우 나는 이 예측에 동의하지 않는다. 두 나라 모두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전장에서의 힘 대결은 매우 비참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고, 그래서 군사적 충돌이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과거 미소 관계와는 다르게 중국은 현재 자유 시장을 전면적으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양국간에 공존할 수 없는 극단적인 이념적충돌이 존재하지 않는다.  - P12

양국간에 가장 큰 위기를 불러올 수 있는 뇌관은 대만이다.
그러나 나는 미국이 대만의 독립을 위해 중국과 전쟁을 벌일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미국에 득 될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만약 미국이 대만 때문에 중국과 싸우게 되고, 첫 판에서 이기게될지라도 이후 중국이 계속 전쟁을 불사한다면 이를 감당할 수있을까? 다시 말해, 중국이 대만의 독립을 막기 위해 기꺼이 감내할 희생 그 이상을 미국이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을까? 중국은 대만을 잃는다는 것은, 그 어떤 지도자도 자리를 유지하기 힘들 만큼 매우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에 만에 하나 첫판에 지더라도 중국은 미국을 이길 때까지 계속 전쟁을 불사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은 대만을 놓고 중국과 싸울 가치가 없는 것이다. 대만이 이런 현실을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이를 알게 될 것이다. 국민당 마잉주총통은 이런 사실을 반쯤은 인정하고 통일, 독립, 무력은 불가한다는 3불 정책을 전면에내세웠다. 여기서 주목할 결정적인 대목은 ‘독립은 없다‘는 것이다. 대만이 독립을 선언하는 순간 중국은 무력으로 대만을 본토에 편입시키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대만과 본토의 재통합은 시간문제이고, 어떤 나라도 막을 수없다. 대만의 국제적 운명은 사실, 1943년 카이로 회담에서 루즈벨트, 처칠, 장제스 간에 대만의 중국 반환을 합의하면서 결론 난 것이다. 이후 리덩후이총통이 집권하면서 대만의 자주성을 강조하는 대만분리운동이 시작되었지만 궁극적인 재통일의 결과를 바꾸진 못할 것이다. - P29

문제가 있지만 아직은 세계 최강

힘의 균형이 이동하고 있다. 미국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과거 어느 때보다도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힘이 든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가장 큰 원인은 이 지역까지의 접근성이다. 바로 이점에서 중국은 우위를 점하고 있고, 아시아에서 미국보다 훨씬 쉽게 군사 기동력을 발휘할 수 있다. 미국은 8천 마일 밖에서부터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기본 전제가 완전히 다르다.  - P57

이것을 징집 conscribe 하자는 것으로 번역해서 어떻게 중국계인 내가 감히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며 중국 네티즌들이 인터넷에서 대소동을 벌이기도 하였다. 그들은 쉽게 감정을 폭발시킨다. 내가 결코 징집이라는 말을 쓴 적이 없다고 해명해도 그들은 진정되지않았다. 절제되지 않은 거친 힘을 드러낸 것이다.
급변하는 환경에 싱가포르의 기본 전략은 비록 싱가포르 경제가 중국의 괄목할 만한 성장에 맞물려 있긴 하지만 다른 국가,
특히 미국과의 관계를 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미국으로서도 싱가포르는 중요한 존재이다. 우리는 이 지역 다도해의 전략적 요충지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 아태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계속 행사하려는 한 우리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비록 우리가 중국과의 관계를 키워간다 하더라도 미국은 싱가포르와의 경제, 사회, 문화, 안보 차원의 강한 유대를 중단할 수 없을 것이다.
중국 또한 아세안 국가에 대한 압박을 가하면 가할수록 아세안국가들은 미국에 더 가까이 갈 것이란 것을 안다. 만약 중국이 미국과 똑같이 싱가포르에 중국 군함의 배치를 요구한다면 싱가포르는 이를 환영할 것이다. 하지만 싱가포르는 한 쪽은 취하고 한쪽은 버리는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앞으로 오랫동안 싱가포르가 유지해야 할 정책 노선이다.
- P61

미국의 성공은 효율성을 넘어 세상을 놀라게 하는 끊임없는 혁신으로 뒷받침되는 역동적인 경제에 기인한다. 즉, 미국은 전세계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바람직한 -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비범한 능력을 가지고있다. 아이폰, 아이패드, 마이크로소프트, 인터넷 등은 다른 곳이아닌 미국에서 창조된 제품들이다. 미국과 비교하여 중국도 많은 재능을 가진 인재들이 있지만 이런 제품을 먼저 만들어내지 못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분명히 중국은 미국이 가진 혁신의 점화력이 부족하다. 미국에서는 판도를 뒤바꿔놓는 혁신이 종종 일어나 미국이 다시 세계경제의 선봉에 설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한다.
- P63

최고의 인재유치, 그것이 국가간 최후의 혈투가 될 것이다. 강대국 간의 무력 대결은 양국의 파멸을 초래한다는 것을 서로 알기 때문에 이제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는 시대이다. 하지만 경제와 기술의 경쟁은 지속될 것이고, 이들 경쟁에서 인재유치는 핵심요소이다.
미국은 사람을 끌어당겨 정착하게 만드는 매력을 가진 사회이다. 미국은 아시아에서 최고의 인재를 받아 들여왔다. 일례로전 시티뱅크 최고경영자 비크람 팬디트 Vikram Pandit3 등 미국의 금융권과 대학에서 일하는 인도인의 숫자를 보라. 일부 싱가포르학생들도 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그냥 미국에 정착하는 것을 선택하고 있다. 내가 국가장학금으로 학생을 유학 보낼 때 미국 대신 영국을 선호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공부를 마치더라도 영국에서는 환영받지 못하기 때문에 그곳에 머물지 않고 귀국을 선택한다. 그리고 영국의 경제는 미국보다 역동성이 떨어지고 취업할 기회도 더 적다.
- P63

영국 통치하에서 일하던 한 인도 공무원이 한번은 나에게 와 200명의 영국 관료가 2억 명의 인도 사람을 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감탄해하며 말했다. 대영제국이 정점에 있을 때였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최강국이 되었다. 미국은 영국처럼 장기간 세계를 지배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새로 올라선 자리를 지키는 데 아직 성급한 면이 있다.
미국의 대외정책에 지속적으로 반영되어 나타나는 선교정신은 어떤 점에서 이런 성급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미국은 현명치못하게 9.11 테러 이후에 아프가니스탄에 병력을 투입하고 국가를 세우려고 하였는데 아프가니스탄은 9.11테러 이전 30~40년간 국가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무시한 처사였다. 아프가니스탄은 1973년 모하메드 자히르샤 국왕을 마지막으로 왕조가 무너진 후 평화 없이 싸움만 계속하는 부족들의 집합체 상태를 유지해 왔다.
어떻게 이들 작은 부족들을 하나로 통일시킬 생각을 하는가? 불가능한 일이다.  - P75

9.11의 참상을 고려하더라도 아프가니스탄에 병력 파견은 미국의 실수였다. 내가 미국의 입장이었다면더 이상 테러리스트들의 은둔처가 되지 못하도록 아프가니스탄에 맹폭을 선택했을 것이다. 지상군을 투입해서 어떻게 인명과 위신을 잃지 않을 수 있고 어떻게 테러리스트를 쫓아낼 수 있겠는가?
오바마 대통령은 2014년 말까지 철수한다는 계획을 세웠었다. 9미국은 아프가니스탄을 바로 세울 수 없기 때문에 최대한 신속하게 철수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들 부시 대통령은 선의로 이라크를 방문했다. 사담 후세인은 중동지역은 물론 전 세계를 불안하게 만드는 비이성적 독재자였다. 후세인을 권좌에서 끌어내려야 한다는 설득력이 있었다. 하지만 이라크를 민주화시키겠다는 미국의 의지가 표면화되면서 나는 숨을 멈추었다. 그것은 미국의 오만이었다. 그리고 혼자 생각했다. "메이플라워호가 미국에 입항한 1620년부터 시작해도 400년의 역사밖에 안 되는 나라가 4,000년의 긴 역사를 가진 이라크를 개조시키려 하다니!" 부시는 당시 네오콘 신보수주의에 설득되어 중동평화의 열쇠는 이라크 민주화라는 계획을 밀고나갔다. 설득논리는 이라크 망명자이자 유명한 이슬람 • 중동지역 전문가인 버나드 루이스 Bernard Lewis 교수가 제공하였고, 소련 반체제 인사이자민주화 활동가로 한 때 이스라엘 국회의원이었던 나탄 샤란스키Natan Sharansky가 거들었다. 이는 중대한 실책이었다. 미국은 이라크안에서 세력이 다른 여러 군벌을 하나로 묶고 지배할 수 있는 강력한 통치자를 제거하였다. 미국은 후세인을 대신할 강력한 지도자를 준비시켰어야 하는데 그것도 하지 않았다. 상황을 더 악화시킨 것은 새 체제에서 역할을 할 경찰과 바아스당을 활용하지 않고 오히려 해체시켜 버린 것이었다. - P76

잡다한 사람들이 한 사람의 북소리에 맞춰 행진할 때 어떤결과가 나오겠는가? 유로존 가입 당시 회원국의 경제상황은 매우달랐다. 훨씬 앞서나가는 국가가 있는 반면 뒤에서 따라가기도힘든 국가가 있었다. 경제사정이 어려운 국가에서 세입은 감소하는데도 불구하고, 정부는 경기를 부양시키기 위해서 공공지출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심지어 확대하라는 유권자의 압박을 받았다.
결국 재정적자가 발생하고 부족한 재원은 정부가 금융시장에서 빚을 얻어 확보해야 했다. 그런데 유로화 체제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이자율로 돈을 빌릴 수 있었기 때문에 이들 국가가 방만한 정부지출을 줄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스는 국가채무가 계속 늘면서 결국 최악의 국가재정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 공정하게 말하면, 재정적자가 지속되는 정부를 제재하도록 규정한 "안정 및성장에 관한 협약Stability and Growth Pact" 을 고려할 때 회원국 모두일정 부분 책임을 져야 한다.  - P87

상당히 오랜 기간 유럽은 이들 정책을 감당할 능력이 있었다. 미국의 대외원조계획인 마샬 플랜 Marshall Plan의 도움으로 전쟁의 폐허에서 그런대로 활발한 회복의 동력을 얻었고 대부분 서유럽 국가가 안정을 되찾았다. 노동자의 임금이 상승하였고 그들이내는 세금으로 복지국가의 재원을 충당했다. 하지만 고정된 것은 없다. 경제환경이 결국 유럽을 변화시켰다.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기술력이 약한 유럽의 노동자들은 유럽 내에서가 아니라 일본은 물론 나중에는 중국과 인도의 노동자들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수출이 줄고 기업들이 점차 생산라인을 아시아로 이전시켰다. 유럽 노동자들의 임금도 하락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였다.
중국, 인도, 일본과 시장에서 경쟁하지 않았다면, 유럽의 복지국가는 한동안 생명력을 유지했을 것이다.  - P92

유럽은 힘든 시간을 맞게 될 것이다. 유럽은 그들만의 독특한 역사적 환경 때문에 복지와 노동자 보호의 길을 가기로 선택했다.
그런 선택의 결과 미국과 비교하여 유럽이 보다 인간적인 사회가 되고 저소득계층을 줄이고 승자와 패자의 격차를 줄이는 결과를 낳았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이제 대가를 치를때가 되었다. 과거의 복지 · 노동정책을 포기했더라면, GDP가 매년 1~3% 더 빠르게 성장했을 것이다. 호황기에 형성한 보유액이 있기 때문에 당분간 많음 유럽 국가의 생활은 여유가 있을 것이다. - P96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의 특수성

북유럽 국가들은 유럽대륙의 다른 나라들이 겪는 문제로 심각하게 고생하지 않았다. 이들 스칸디나비아 반도 국가들은 다른국가와 구분되는 독특한 사례로서 완전히 분리하여 분석할 필요가 있다.
복지제도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자주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의 예를 들면서 정부가 제공하는 포괄적인 사회안전망이 항상 과잉지출을 수반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의 실패 사례를 인용하는 것은 복지국가를 반대하는 잘못된 논리라고 결론 내린다.
이 주장에 대한 반론으로 스칸디나비아 국가들도 사회주의정책이 초래하는 사회적 비용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했다는 증거를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스웨덴의 2011년 실업률은 이탈리아의 8.4%보다 크게 낮다고 할 수 없는 7.5%였고, 이것은 일본4.6%,
한국 3.4%, 싱가포르 2.0% 등 선진 아시아 국가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었다.
그렇긴 하지만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이 경제성장에서 유럽의 이웃국가들에 비해 훨씬 나은 성과를 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있다.  - P97

우선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는 크기 면에서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에 비해 상당히 작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스칸디나비아 3개국을 합친 인구가 후자 3개국 전체 인구의 1/10 정도이다. 500만 명의 노르웨이는 싱가포르보다 작은 인구이다. 따라서 문제의 크기, 이해의 다양성, 통치의 복잡성 차원에서 스칸디나비아 국가는 크게 다르다.
인구 규모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인구 구성으로서, 스칸디나비아의 예외주의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열쇠이다.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는 상대적으로 인구의 동질성이 높기 때문에, 유럽의 다른 국가에서 불가능한 국민 통합이 이들 국가에서는 가능하다. 이들 국가의 국민은 훨씬 강한 일체감과 연대의식을 가지고 있다. 세 나라는 각각 국민 전체가 어느 한 사람의 고통을 함께 나눌 준비가 되어 있는 부족 같은 공동체 국가이다. 국민은 자신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부족의 동료를 위해서 열심히 일한다.
낯선 외국에서 온 게으름뱅이 집단을 돕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친척을 돕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균형예산을 만들기 위해 부과된 살인적인 세율에 대해서도,
돈 많은 재계 거물들과 고소득자들은 세금을 피할 다른 대안이나 수단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 그들의 단일 민족사회를 버리고 다른 나라로 떠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게다가 이들은 사회에서 최고의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고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부와 기회를 가장 많이 창출해내는 사람들이다. - P98

지난 수년간 출산율 저하와 노동력 공급부족 때문에 유럽국가들이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동유럽에서 이민을 받아왔다. 이민은 경제와 인구의 압박을 완화시켜 주고 있지만 다른 측면에서 여러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 - P100

여기에 종교적 요소는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많은이민자들이 우연히 이슬람교도이고 최근에 이들은 첨탑의 회교사원을 짓게 해달라는 목소리도 높이고 있다. 토착 지역주민들은그들에게 익숙한 문화와 공동체가 문제의 국외자들에 의해 바뀌고 있다는 두려움을 이미 강하게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유럽의 전통적 건축 양식을 배경으로 두드러지게 눈에 들어오는 회교사원이 지역 주민에게 미치는 충격은 이들의 두려움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민자들이 기독교도들이라면 문제의 양상은 아마도 바뀌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민자의 다수는 이슬람을 믿고유럽에서의 지배적 종교는 - 교회에 많이 가느냐 안 가느냐는 별개의 문제로서 - 기독교이기 때문에, 이민자와의 대립은 계속 남아있다.
유럽인들은 미국인들만큼 이민에 대해 개방적이지 않다.  - P101

지난 2, 3년 사이에 카메론 영국 총리,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유럽의 지도자들은 자국의 다문화주의가 실패했다고 각각 선언했다. 즉, 독일에 정착한 터키계 이민자들은 독일인이 되지 못했고, 프랑스에 정착한 알제리 이민자와튀니지 이민자 역시 프랑스인이 되지 못했다. 유럽은 점차 이들을 소화해낼 수 없다고 생각한다. 서로 동화할 수 없는 이유에는 종교, 문화, 언어 등 많은 요인이 있겠지만, 그 뿌리는 인종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민자들이 국내의 필수적인 노동 수요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유입을 멈출 수는 없다. 그러다 보니 유럽 정부는 평소에 이민의 문호를 열어놓았다가 선거가 다가오고 극우정당이 성난 언어로 온건 후보를 공격할 때만 브레이크를 밟는 상황을 자주 목격한다. 아무리 살펴봐도 그들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 상황에 빠져있다.
한C - P102

분열된 유럽에서 러시아가 더 큰역할을 할까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러시아는 스스로 9개의 표준시간대를 가진 드넓은 영토와 자원을 가진 대국이라고 생각하지요. 구소련은 유럽에 안보위협이 되었어요. 하지만 지금의 러시아는 강대국으로 남기에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인구가 줄고, 경제는 석유와 가스에 의존하고 있고 그래서 실질적인 사회경제가 없어요.
높은 알코올 소비에서 알 수 있듯이 비관주의가 지배하고 있고 여성은 아이를 가지려 하지 않습니다. - P109

그러나 과거의 성공이 미래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이 계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사회적 문제를 극복할 필요가 있다.
첫째, 종합적인 인구 추세를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 한국도 출산율은 낮지만 일본에 비해 외국인을 더 많이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이것은 분명히 한국의 강점이다. 장기적으로 경제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 한국은 현재의 낮은 출산율을 메울 수 있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찾아야 한다.
둘째, 현재 한국에서의 갈등은 다른 나라보다 더 심각한데,
계속되는 갈등이 아니라 국익 차원의 큰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부의 재분배를 위해서 정부가 재벌기업들을 더압박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당들 간의 격한 대립을 보면서, 일부대기업은 생산 라인을 해외로 이주시키는 것까지 고민하고 있다.
이러한 갈등이 사회의 에너지와 자원을 고갈시키고 있다. 한국사람들은 이런 싸움 대신에 "우리 함께 글로벌 시장을 공략합시다"라고 단결하면 훨씬 더 강해질 수 있다. - P134

말레이시아 뉴스를 보면, 제마이슬라미야(Jemaah Islaniah)가 인도네시아 발리 나이트클럽 폭발 사건과 메리어트호텔 폭발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어요.
하지만 나는 말레이시아와는 다른 시각에서 인도네시아를 봅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영향 때문에 인도네시아는 미묘한 영향을 받을지도 모릅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이슬람교 양식이 중요한 표준이 되고있어요. 왜냐하면 사우디아라비아가 이슬람 종교 회의를 조직화하고 전 세계의 신도가 회의에참석하는 비용을 대고 있으니까요. 이 때문에 인도네시아에서 이슬람교 압력단체들이 성장하고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런 것은 하루아침에 변하지 않아요. 문화의 한 부분이 되어버렸으니까요.


인도네시아가 동남아시아 최초로 이슬람을 받아들였으며 좀 더 세속화된 말레이시아와 다르게 더욱 완고한 보수주의적인이슬람 신도들이다. 그중에서 아체는 더욱 보수적이다.
- P175

●베트남은 남중국해(남지나해)의 영토 문제로 중국과 크게 갈등을 빚고 있는데요. 2012년 아세안 각료회의에서는 45년 만에 처음으로 공동선언을 내지 못하였습니다. 그때 베트남이 중국과 심하게 대립과을 세운 나라들 중 하나였는데요.

당시 중국은 규모는 작지만 베트남과 성격이 유사한 쟁점을 가진 말레이시아와 부르나이를 분리해서 다루어야 한다는 주장을 폈지요.
이 때문에 베트남은 자신들의 입장에 대한 아세안 국가의 합의를이끌어내지 못했어요. 하지만 베트남이 제기한 쟁점이 가장 주된것이었고 아직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지요.


●이 쟁점에 대해서 중국이 아세안국가를 어떻게 편 가름하는지를 보여준 사례로 볼 수 있을까요?

중국이 얼마나 능수능란한지를보여주지요. 중국은 수천 년 간 외국 또는 이민족을 다루어 왔어요. 이들을 따로따로 떼어내서 서로 연합하지 못하도록 하고 그래서 여러 국가를 하나의 집단으로 상대하지 않아도 되는 방법을 터득해 왔지요. 그들은 한 번에 한나라씩 공략하지요. - P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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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플랫폼 기업의 미션은 ‘착한 독점‘이다. 모순이고 실현 불가능한 목표다. <플랫폼의 생각법 2.0>은 수익과 분리된 ‘지향하는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플랫폼 기업 생애의 2부에 해당한다. 사람들이 독점을 용인하게 할 구호가 필요하다. 페이스북은 ‘사람을 연결하는 기업‘, 아마존은 ‘고객최우선을 추구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모든 플랫폼 기업은 미디어가 되어야 한다. 마음속에는 수익, 주가가 있어도 겉으로는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지향점을 만들고 끝없이 메시지를 발신하는 미디어가 되어가는 것이다. 일에 미친 개발자에서 능숙한 로비스트로 변해야 하는 순간이다.
그러다가 도달한 희한한 지점이 ‘수익 최소화‘다. 이윤이 목표인 기업이 수익을 줄이는 역설이다. 아마존은 규모에 비하면 턱없이 이익이 적다. 막대한투자를 통해 소비자 편익으로 돌려준다. 검색 시장을 독점하는 구글은 점차콘텐츠 제작자에 주는 광고로 배분을 높인다. 지난 2021년경 배달의민족은 5.8°/°의 수수료를 물리려다 포기했다. 플랫폼 기업은 커질수록 수익화는 어려워지는 역설을 겪는다. - P139

지금 미쳤다는 소릴 듣는 지도자가 있다. 푸틴Vladimir Putin 이다. 우크라이나침공으로 너무 많은 것을 잃은 걸 보면서 다들 ‘대체 왜?‘라고 묻고 있다. 더넓게 보면 침공의 이유는 뚜렷하다. 러시아에겐 시간이 없다. 극단적으로 말해 무너져간다. 인구는 1993년부터 경제는 2015년부터 역성장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면 골키퍼를 빼는 승부수를 던질 때다. - P194

<셰일혁명과 미국 없는 세계>의 저자 피터 자이한Peter Zeihan 은 지정학의 세계에서 이단아 같은 존재였다. 셰일혁명 이후 미국의 진정한 전성기가 찾아오고 세계화는 끝장나며, 미국이 발을 뺀 세계는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에는 극단적으로 보인데다 ‘미국인다운‘ 오만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보며 그의 책을 다시 꺼냈다. 밑줄 친 문장을 다시읽었다.
"러시아가 인구 감소에서 살아남으려면 우크라이나·벨라루스 · 몰도바·루마니아·폴란드 · 발트3국 조지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등 11개국을 흡수하는 방법 외에는 도리가 없다."
이 책은 2017년에 출간됐다. 읽었던 내용을 까먹지 않았다면 전쟁이 터지기 직전 주변 사람들과 러시아가 정말 우크라이나를 침공할지에 대해 내기할 때 침공에 걸었을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불확실한 문제가 아니다. 반드시 일어날 일이고 끝이 아닌 시작이다. 단순히 인구가 줄어서 침공을 하는게 아니다. 러시아의 이상적인 국경선은 소련(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때 달성했다. 동쪽은 톈진 산맥과 카라쿰 사막, 중앙은 대초원이 방벽 역할을 했고, 남ㅂ 는 코카서스 산맥이 보호했다. - P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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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작가 L.P. 하틀리는 그의 소설 『중재Go-Between』에서
‘과거는 곧 다른 나라‘라고 썼다. "그곳에서 사람들은 다르게 행동한다." 우리의 세계는 고대의 세계와 다른 듯 닮아 있다. 때로 그들의 행위와 관습이 괴이하고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우리가 귀를 기울인다면 그들은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줄것이다. - P22

라에톨리 발자국

1978년 탄자니아의 라에톨리에서 발견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의 발자국 화석이다.
360만 년 전 우리의 먼 조상이 직립보행을 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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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남작이 자기를 들여다보는 눈으로, 남작의 요구를 깨달았다. 하고 겨우 중얼거렸다.
"부인이 아시면?"
‘아차!‘
그는 속으로 고함을 쳤다.
‘부인이 모르면 어찌한단 말인가?………… 모르면? ・・・・…… 이것이 허락의 의미가 아닐까? 그러면 너는 그것을 싫어하느냐? 물론 싫어하지. 무엇? 싫어해? 내 마음속에 허락하려는 생각이 조금도 없냐 아..... 허락하면 어쩌냐? 그래도……….‘
일순간에 그의 머리에 이와 같은 생각이 전광과 같이 지나갔다.
"조용히! 아까, 두 시에야 돌아오겠다고 하였으니깐 모르겠지요."
남작은 말했다.
이제야 엘리자베트는 아까 남작이 광고하듯이 지껄이던 소리를 해석하였다. 그리고, 두번째 거절을 해보았다.
"부인이 계시면서두…………?"
‘아차!‘
그는 또 속으로 고함을 안 칠 수가 없었다.


..약한 자의 슬픔 - P17

단조하고도 복잡한 엘리자베트의 생활은 여전히 연속하여 순환되고 있었다. 아침 깨어서는 학교에 가고 하학 후에는 아이들과 마주 놀고,자고---다만 전보다 변한 것은 평균 일 주 이 회의 남작의 방문을 받는 것이라.
대개는, 엘리자베트가 예기한 날 남작이 왔다. 남작이 오리라 생각한 날은, 엘리자베트는 열심으로 남작을 기다렸다. 그렇지만 그 방은 남작부인의 방과 그리 멀지 않은 고로 남작이 와도 그리 말은 사괴지 못하였다. 엘리자베트는 그것으로 남작이 와 있을 동안은 너무 갑갑하여 빨리 돌아가기 를 기다렸다.

...약한 자의 슬픔  - P21

‘남작이 고운가 미운가. 때릴까 안을까. 오랠까 쫓을까.
그는 한참이나 남작을 두고 이리저리 생각하다가 탁 눈을 치뜨면서 주먹을 꼭 쥐었다. 이제야 겨우 그 원몸이 잡혔다.
"재판!"
그는 중얼거렸다.
그렇지만 남작을 걸어서 재판하는 것은 엘리자베트에게는 큰 문제에 다름없었다. 


......약한 자의 슬픔  - P49

약함이 이 세상에 있을 동안 인류에게는 싸움이 안 그치고 죄악이 안 없어진다. 모든 죄악을 없이 하려면 먼저 약함을 없이하여야 하고, 지상 낙원을 세우려면 먼저 약함을 없이 하여야한다.
만일 약한 자는, 마지막에는 어찌 되노? ・・・・・・ 이 나! 여기 표본이 있다. 표본 생활 이십 년 그는 생각난 듯이 웃으면서 중얼거렸다) 나는 참 약했다. 일 하나라도 내가 하고 싶어서 한 것이 어디있는가! 세상 사람이 이렇다 하니 나도 이렇다. 이 일을 하면 남들은 나를 어찌 볼까 이런 걱정으로 두룩거리면서 지냈으니 어찌이 지경에 이르지 않았으리요! 하고 싶은 일은 자유로 해라. 힘써서 끝까지! 거기서 우리는 사랑을 발견하고 진리를 발견하리라!
‘그렇지만 강한 자가 되려면은・・・・・


....약한 자의 슬픔 - P85

그는 벌컥 성을 내어 내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그의 말을 들은뒤의 내 성도 그에게 지지를 않았다.
"여보! 시끄럽소. 노망했소? 당신은 당신이 죽겠다구 걱정하지만, 그래 당신만 사람이란 말이오? 이 방 사십여 인이 당신 하나 나가면 그만큼 자리가 넓어지는 건 생각지 않소? 아들 둘 다 총맞아 죽은 다음에 뒤상 하나 살아 있으면 무얼 해? 여보!"
나는 곁에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향하였다.
"여게 태형 언도를 공소한 사람이 있답니다."
나는 이상한 소리로 껄껄 웃었다.
다른 사람들도 영감을 용서치 않았다. 노망하였다. 바보로다.
제 몸만 생각한다. 내쫓아라 여러 가지의 펌이 일어났다.
영감은 대답이 없었다. 길게 쉬는 한숨만 우리의 귀에 들렸다.
우리들도 한참 비웃은 뒤에는 기진하여 잠잠하였다. 무겁고 괴로운 침묵만 흘렀다.
바깥은 어느덧 어두워졌다. 대동강 빛과 같은 하늘은 온 세상을 덮었다. 그 밑에서 더위와 목마름에 미칠 듯한 우리들은 아무 말 없이 앉아 있었다 .


...태형
- P131

나는 저절로 목이 늘어지는 것을 깨달았다. 나의 머리에는 어젯밤 그가 이 방에서 끌려 나갈 때의 꼴이 떠올랐다.
"칠십 줄에 든 늙은이가 태 맞구 살길 바라갔소? 난 아무캐 되든 노형들이나…………"
그는 이 말을 채 맺지 못하고 초연히 간수에게 끌려 나갔다. 그리고 그를 내쫓은 장본인은 이 나였다.
나의 머리는 더욱 숙여졌다. 멀거니 뜬 눈에서는 눈물이 나오려하였다. 나는 그것을 막으려고 눈을 힘껏 감았다. 힘 있게 닫긴 눈은 떨렸다.

....태형 - P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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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우리는 보부아르 근처의 작은 수도원에서 머물렀다가 다음 날리브몽 수도원으로 갔다. 오귀스탱 신부는 그곳에 수도사 한 명을 잘알고 있었고, 그분은 우리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 하지만 그는 우리가 온 이유를 듣고 나자 신부님에게 이렇게 말했다.
"저런! 딱하군요. 여기서는 당신들이 어떤 사람인지 말하지 마십시오. 우리 수도원장은 비열한 위선자여서 당신들이 누구인지 알면 당장 손발을 묶어 주교에게 보낼 것입니다. 내가 어쩔 수 없어 함께 생활하고 있는 수도사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타락 속에 빠져 있습니다. 여기서 반 리외쯤 되는 곳에 그들이 관리하는 수녀원이 있습니다만, 이곳은 그들의 방탕을 즐기기에 모자라 이 수도원에 속한 영지에 사는모든 농민들의 아내에게 초야권을 요구합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 P95

시니 수도원 사람들은 리브 수도원 사람들보다 덜 문란했다. 그들은 기독교 교리를 설교하며 영주가 되기보다, 증여와 기부를 통해 서서히 재산을 늘리면서 성인으로 통하기를 바랐다. 그들의 식사는 거나했고, 그들의 방은 안락하게 치장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복장은 어느 정도 엄격했고, 일반인들의 방문을 받는 장소에는 어떠한 세속적인 장식도 내걸지 않았다.
그들은 대놓고 초야권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마음에 드는 유부녀와 처녀는 물론 그들의 관리를 받는 여신도와 은둔 수녀들을 상대로 능란하게 그 권리를 주장할 줄 알았다.
그들은 과부들과 힘없는 자들의 유산을 등쳐먹고, 늙은이들에게서 값비싼 증여를 뜯어내 그들 마음대로 사용하는 데에 탁월한 재간이있었다. 그들은 유언 속에 그들에 관한 언급을 잊은 망자를 위해서는 기도하지 않아서 상속자들이 그 소홀한 몫을 채워 주는 일도 허다하게 벌어졌다.
그들은 또한 돈 많은 독신자들을 성공적으로 그들의 수도원으로 끌어오고 이를 이용해서 상속을 받았다. 고해신부들은 무거운 죄의 고해를 위해 기독교를 위한 기금을 설립토록 했고, 이런 기금은 틀림없이 시니 수도원에 설치되기 마련이었다. - P100

오귀스탱 신부가 내게 말했다.
"귀족이 아닌 우리에게 인생은 단지 긴 고통의 연속일 뿐이지. 만약 우리가 가끔 행복을 만날 수 있다면, 서둘러 이 짧은 순간을 즐기도록 하세. 이 순간은 우리를 위한 것처럼 보이지 않고, 만약 영주들이 우리가 위로받을 수 있는 약간의 휴식을 맛본다는 의심을 품으면,
그들은 우리를 불행하게 만들기 때문이지. 나를 짓누른 모든 고통을겪은 다음, 예상했던 것보다 나의 노후가 길어지고 있네.만약 너희가 항상 행복한 것을 본다면 나는 가장 달콤한 평화 속에서 죽을 수있을 걸세."
- P215

그런데 도량 넓은 샤를 되브쿠르는 자신의 두 영지에 영지 조세의 절반만 부과했다. 그는 피카르디 지방에서 거느린 백성들을 인간적으로 대우하는 유일한 귀족이었다. 애석하다! 그가 추락한 것은 이 불행한 시대에는 선을 행하면 망한다는 것을 보여 주는 증거다. - P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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