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남작이 자기를 들여다보는 눈으로, 남작의 요구를 깨달았다. 하고 겨우 중얼거렸다.
"부인이 아시면?"
‘아차!‘
그는 속으로 고함을 쳤다.
‘부인이 모르면 어찌한단 말인가?………… 모르면? ・・・・…… 이것이 허락의 의미가 아닐까? 그러면 너는 그것을 싫어하느냐? 물론 싫어하지. 무엇? 싫어해? 내 마음속에 허락하려는 생각이 조금도 없냐 아..... 허락하면 어쩌냐? 그래도……….‘
일순간에 그의 머리에 이와 같은 생각이 전광과 같이 지나갔다.
"조용히! 아까, 두 시에야 돌아오겠다고 하였으니깐 모르겠지요."
남작은 말했다.
이제야 엘리자베트는 아까 남작이 광고하듯이 지껄이던 소리를 해석하였다. 그리고, 두번째 거절을 해보았다.
"부인이 계시면서두…………?"
‘아차!‘
그는 또 속으로 고함을 안 칠 수가 없었다.


..약한 자의 슬픔 - P17

단조하고도 복잡한 엘리자베트의 생활은 여전히 연속하여 순환되고 있었다. 아침 깨어서는 학교에 가고 하학 후에는 아이들과 마주 놀고,자고---다만 전보다 변한 것은 평균 일 주 이 회의 남작의 방문을 받는 것이라.
대개는, 엘리자베트가 예기한 날 남작이 왔다. 남작이 오리라 생각한 날은, 엘리자베트는 열심으로 남작을 기다렸다. 그렇지만 그 방은 남작부인의 방과 그리 멀지 않은 고로 남작이 와도 그리 말은 사괴지 못하였다. 엘리자베트는 그것으로 남작이 와 있을 동안은 너무 갑갑하여 빨리 돌아가기 를 기다렸다.

...약한 자의 슬픔  - P21

‘남작이 고운가 미운가. 때릴까 안을까. 오랠까 쫓을까.
그는 한참이나 남작을 두고 이리저리 생각하다가 탁 눈을 치뜨면서 주먹을 꼭 쥐었다. 이제야 겨우 그 원몸이 잡혔다.
"재판!"
그는 중얼거렸다.
그렇지만 남작을 걸어서 재판하는 것은 엘리자베트에게는 큰 문제에 다름없었다. 


......약한 자의 슬픔  - P49

약함이 이 세상에 있을 동안 인류에게는 싸움이 안 그치고 죄악이 안 없어진다. 모든 죄악을 없이 하려면 먼저 약함을 없이하여야 하고, 지상 낙원을 세우려면 먼저 약함을 없이 하여야한다.
만일 약한 자는, 마지막에는 어찌 되노? ・・・・・・ 이 나! 여기 표본이 있다. 표본 생활 이십 년 그는 생각난 듯이 웃으면서 중얼거렸다) 나는 참 약했다. 일 하나라도 내가 하고 싶어서 한 것이 어디있는가! 세상 사람이 이렇다 하니 나도 이렇다. 이 일을 하면 남들은 나를 어찌 볼까 이런 걱정으로 두룩거리면서 지냈으니 어찌이 지경에 이르지 않았으리요! 하고 싶은 일은 자유로 해라. 힘써서 끝까지! 거기서 우리는 사랑을 발견하고 진리를 발견하리라!
‘그렇지만 강한 자가 되려면은・・・・・


....약한 자의 슬픔 - P85

그는 벌컥 성을 내어 내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그의 말을 들은뒤의 내 성도 그에게 지지를 않았다.
"여보! 시끄럽소. 노망했소? 당신은 당신이 죽겠다구 걱정하지만, 그래 당신만 사람이란 말이오? 이 방 사십여 인이 당신 하나 나가면 그만큼 자리가 넓어지는 건 생각지 않소? 아들 둘 다 총맞아 죽은 다음에 뒤상 하나 살아 있으면 무얼 해? 여보!"
나는 곁에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향하였다.
"여게 태형 언도를 공소한 사람이 있답니다."
나는 이상한 소리로 껄껄 웃었다.
다른 사람들도 영감을 용서치 않았다. 노망하였다. 바보로다.
제 몸만 생각한다. 내쫓아라 여러 가지의 펌이 일어났다.
영감은 대답이 없었다. 길게 쉬는 한숨만 우리의 귀에 들렸다.
우리들도 한참 비웃은 뒤에는 기진하여 잠잠하였다. 무겁고 괴로운 침묵만 흘렀다.
바깥은 어느덧 어두워졌다. 대동강 빛과 같은 하늘은 온 세상을 덮었다. 그 밑에서 더위와 목마름에 미칠 듯한 우리들은 아무 말 없이 앉아 있었다 .


...태형
- P131

나는 저절로 목이 늘어지는 것을 깨달았다. 나의 머리에는 어젯밤 그가 이 방에서 끌려 나갈 때의 꼴이 떠올랐다.
"칠십 줄에 든 늙은이가 태 맞구 살길 바라갔소? 난 아무캐 되든 노형들이나…………"
그는 이 말을 채 맺지 못하고 초연히 간수에게 끌려 나갔다. 그리고 그를 내쫓은 장본인은 이 나였다.
나의 머리는 더욱 숙여졌다. 멀거니 뜬 눈에서는 눈물이 나오려하였다. 나는 그것을 막으려고 눈을 힘껏 감았다. 힘 있게 닫긴 눈은 떨렸다.

....태형 - P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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