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우리는 보부아르 근처의 작은 수도원에서 머물렀다가 다음 날리브몽 수도원으로 갔다. 오귀스탱 신부는 그곳에 수도사 한 명을 잘알고 있었고, 그분은 우리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 하지만 그는 우리가 온 이유를 듣고 나자 신부님에게 이렇게 말했다.
"저런! 딱하군요. 여기서는 당신들이 어떤 사람인지 말하지 마십시오. 우리 수도원장은 비열한 위선자여서 당신들이 누구인지 알면 당장 손발을 묶어 주교에게 보낼 것입니다. 내가 어쩔 수 없어 함께 생활하고 있는 수도사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타락 속에 빠져 있습니다. 여기서 반 리외쯤 되는 곳에 그들이 관리하는 수녀원이 있습니다만, 이곳은 그들의 방탕을 즐기기에 모자라 이 수도원에 속한 영지에 사는모든 농민들의 아내에게 초야권을 요구합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 P95

시니 수도원 사람들은 리브 수도원 사람들보다 덜 문란했다. 그들은 기독교 교리를 설교하며 영주가 되기보다, 증여와 기부를 통해 서서히 재산을 늘리면서 성인으로 통하기를 바랐다. 그들의 식사는 거나했고, 그들의 방은 안락하게 치장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복장은 어느 정도 엄격했고, 일반인들의 방문을 받는 장소에는 어떠한 세속적인 장식도 내걸지 않았다.
그들은 대놓고 초야권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마음에 드는 유부녀와 처녀는 물론 그들의 관리를 받는 여신도와 은둔 수녀들을 상대로 능란하게 그 권리를 주장할 줄 알았다.
그들은 과부들과 힘없는 자들의 유산을 등쳐먹고, 늙은이들에게서 값비싼 증여를 뜯어내 그들 마음대로 사용하는 데에 탁월한 재간이있었다. 그들은 유언 속에 그들에 관한 언급을 잊은 망자를 위해서는 기도하지 않아서 상속자들이 그 소홀한 몫을 채워 주는 일도 허다하게 벌어졌다.
그들은 또한 돈 많은 독신자들을 성공적으로 그들의 수도원으로 끌어오고 이를 이용해서 상속을 받았다. 고해신부들은 무거운 죄의 고해를 위해 기독교를 위한 기금을 설립토록 했고, 이런 기금은 틀림없이 시니 수도원에 설치되기 마련이었다. - P100

오귀스탱 신부가 내게 말했다.
"귀족이 아닌 우리에게 인생은 단지 긴 고통의 연속일 뿐이지. 만약 우리가 가끔 행복을 만날 수 있다면, 서둘러 이 짧은 순간을 즐기도록 하세. 이 순간은 우리를 위한 것처럼 보이지 않고, 만약 영주들이 우리가 위로받을 수 있는 약간의 휴식을 맛본다는 의심을 품으면,
그들은 우리를 불행하게 만들기 때문이지. 나를 짓누른 모든 고통을겪은 다음, 예상했던 것보다 나의 노후가 길어지고 있네.만약 너희가 항상 행복한 것을 본다면 나는 가장 달콤한 평화 속에서 죽을 수있을 걸세."
- P215

그런데 도량 넓은 샤를 되브쿠르는 자신의 두 영지에 영지 조세의 절반만 부과했다. 그는 피카르디 지방에서 거느린 백성들을 인간적으로 대우하는 유일한 귀족이었다. 애석하다! 그가 추락한 것은 이 불행한 시대에는 선을 행하면 망한다는 것을 보여 주는 증거다. - P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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