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9
밀란 쿤데라 지음, 방미경 옮김 / 민음사 / 1999년 3월
장바구니담기


나 자신의 한심함을 인식한다고 해서 나와 비슷한 이들의 한심함과 내가 화해할 수 있는 것은 전혀 아니다. 타인에게서 자기 자신의 비천함을 발견하고 사람들이 서로 형제처럼 결속된다든가 하는 일만큼 내게 역겨운 것은 없다. 그런 메스꺼운 형제애는 사양한다.-115쪽

나는 그 시절, 우리나라에서 사람들이 벌써 천국에 아주 가까이 다가가 있다고 믿었던 그 시절을 떠올린다. 그들은 얼마나 긍지에 차 있었던가. 그것은 그들의 천국이었고, 저 하늘 높이에서 아무도 그들을 도와주지도 않는데 그들 스스로 거기에 도달한 것이 아니었던가! 다만, 그후, 그 천국은 그들의 눈밑에서 증발해 버리고 말았다.-298쪽

내가 이 세계를 사랑할 수 있었던 것은, 오늘 아침, (뜻밖에도) 이 세계를 초라한 모습으로 다시 만났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초라한 모습으로, 그리고 무엇보다 아주 쓸쓸한 모습으로. 이 세계는 화려한 치장과 광고로부터 버림받았고, 정치적 선전으로부터, 사회적 유토피아들로부터, 문화 담당 공무원 집단으로부터 버림받았다. 이 세계는 내 세대 사람들의 열정에 찬 지지로부터 버림받았고 (또한) 제마넥으로부터도 버림받았다. 이런 고독 속에서 이 세계는 정화되었다.-423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교자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41
김은국 지음, 도정일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장바구니담기


성 중에서는 죽어가는 자들이 신음하며 다친 자가 부르짖으나 하나님은 그들의 기도를 듣지 아니하시느니라. (욥기 24장 12절)-167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변신 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세계명작
프란츠 카프카 지음, 이재황 옮김, 루이스 스카파티 그림 / 문학동네 / 2005년 7월
장바구니담기


어느 날 아침 그레고르 잠자가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그는 침대 속에서 한 마리의 흉측한 갑충으로 변해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그는 철갑처럼 단단한 등껍질을 대고 누워 있었다. 머리를 약간 쳐들어보니 불룩하게 솟은 갈색의 배가 보였고 그 배는 다시 활 모양으로 휜 각질의 칸들로 나뉘어 있었다. 이불은 금방이라도 주르륵 미끄러져내릴 듯 둥그런 언덕 같은 배 위에 가까스로 덮여 있었다. 몸뚱이에 비해 형편없이 가느다란 수많은 다리들은 애처롭게 버둥거리며 그의 눈앞에서 어른거렸다.-7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쨍한 사랑 노래 문학과지성 시인선 300
박혜경.이광호 엮음 / 문학과지성사 / 200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말을 다듬는 일이 눈을 가린 채 생선의 살을 깎아내는 맹인 요리사처럼, 결국엔 뼈만 남기는 앙상함이 아니라면,

이 땅엔 시인이 너무 많으니, 시만 읽는(쓰는) 시인은 좋은 시인이 될 수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설 - 하 열린책들 세계문학 5
제임스 미치너 지음, 윤희기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장바구니담기


스파르타는 기대했었던 것보다는 실망스러웠다. 전투가 벌어졌던 평원 위에 여기저기 흩뿌려져 있는 쓸쓸한 잔해에 불과했다. 데블린 교수님이 말씀하셨다.
"자, 보게. 한 사회가 군사 독재에 굴복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를 잘 보여 주는 곳일세. 스파르타의 어린아이들은 일곱 살 때부터 군사 훈련을 받았다네. 모든 결정을 군사 평의회에서 내렸지. 모든 것을 정복한 세계 최고의 군대, 그러나 결국엔 독재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꼴이 되고 말았지. 왜 그런지 아나? 자유인들은 항상 전제를 이겨내기 때문일세. 그렇지, 전제를 패퇴시키지는 못하지만 그것보다는 오래 살아남기 때문이지."
..."미국에 있을 때 나는 슬픈 느낌이었다네. 만일 스파르타 독재 같은 것이 자네 나라의 학교를 개선해 주고, 소수 인종을 통제해 주고, 여성들을 원래의 위치로 되돌려 보내고, 종교적 지상권을 회복시켜 주고, 또 권리선언의 어리석음을 다 끝장내 준다면 자네 국민의 80퍼센트가 그런 독재를 환영하리라는 것을 읽었기 때문일세..."-329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