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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의 17가지 모순 - 이 시대 자본주의의 위기와 대안
데이비드 하비 지음, 황성원 옮김 / 동녘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 기본 모순
1. 사용가치와 교환가치
- 사용가치 : (같은 품목이라 하더라도) 무한할 정도로 다양하다.
- 교환가치 : (정상적인 상황에서) 균일하고 질적으로 같다.
→ 교환가치는 모든 상품의 가치를 측정하는 독립적인 척도인 화폐로 환산된다.
2. 화폐와 사회적 노동의 가치
- 화폐 : 타인의 사회적 노동을 청구하는 수단
- 사회적 노동 :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데 들어간 노동의 합
→ 시장가격은 특정 시공간에서 특정 조건의 공급과 수요에 좌우된다. 따라서, 재현물(화폐)과 재현하고자 하는 사회적 실재(사회적 노동) 사이에는 간극(우연적 누락 & 고의적 조작)이 존재한다.
3. 사유재산과 자본주의 국가의 집합성
- 사유재산 : 소유물과 그 소유물을 처분할 권리를 가진 법률적 개인으로 규정된 한 사람 간의 사회적 결합
- 자본주의 국가의 집합성 : 국가권력은 강압적으로 사유재산권 행사를 제한할 수 있다. (시장 실패와 같은 외부 효과 규제)
→ 국가는 사유재산권과 긴밀한 관련이 있는 '산화불가능한' 형태의 화폐 자원을 독점하고, 무력을 사용하여 사유재산권을 수호한다.
4. 사적 전유와 공동의 부 (사적 개인이 사회적 노동의 결실을 합법적으로 전유)
- 사적 전유 : 사회적 가치와 분리된 화폐는 탈취와 약탈, 시장 교환을 통해 개인이 무제한적으로 축적할 수 있다.
- 공동의 부 : 사회적 노동이 만들어내는 부의 총합 (common wealth)
→ 토지, 노동, 화폐가 대상화되고 그 뿌리에 있는 문화적 삶이 떨어져 나가면서, 공동의 부는 국가가 승인한 사유재산권 원칙에 따라 재구성된다.
5. 자본과 노동 (소외된 사회적 노동)
- 자본 : (사회적) 노동이 창출하는 잉여가치를 통해 재생산되는 가치
- (사회적) 노동 : 잉여가치를 만들어 내는 능력
→ 사회적 노동이 화폐 수익을 산출하는 상품의 교환가치를 중심으로 조직되면서, 자본은 사회적 권력을 획득하고, 노동의 피지배 조건은 강화된다.
6. 자본의 고정성과 이동성
- 고정성 : 화폐, 생산활동, 상품 같은 물질적 형태로 표현되는 자본
- 이동성 : 화폐에서 생산수단으로, 노동에서 상품으로, 상품에서 다시 화폐로 돌아가는 과정으로서의 자본
→ 과정과 사물 양자를 오가는 자본순환의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은, 자본 일반의 이익보다는 개별 자본가의 이익을 옹호하는 데 쓰인다.
7. 자본 생산과 실현
- 생산 : 노동 과정에서 순환하는 자본
- 실현 : 시장에서 순환하는 자본
→ 생산 과정에서 지불되는 노동의 몫을 줄이려는 각종 시도는 시장의 총수요를 제한하고, 유효수요 부족은 결국 자본 축적의 지속성을 저해한다.
※ 움직이는 모순
8. 기술 혁신과 일회용 인간
- 기술 혁신 : 자본의 수익성을 지탱하거나 증대시키는 자본주의적 욕망의 물신의 대상
- 일회용 인간 : 기술혁신은 육체의 효율성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자기규율, 노동의 질, 문화적 관습, 임금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작용
→ 불안정한 잠재 노동인구의 과잉은 화폐가 가치의 역사적 재현물이라는 의무를 벗어던질 수 있게 하며, 자본의 약탈성을 억제하는 규제를 제거한다.
9. 분업
- 기술적 분업 : 원칙적으로 누구나 할 수 있는 특정한 공정 내에서 결합되는 업무들
- 사회적 분업 : 적절한 훈련이나 사회적 위치를 요구하는 특화된 업무들 (가령, 젠더 관점에서 여성이 할 수 있는 노동을 비숙련노동으로 분류하는 일)
→ 자본은 세분화되어 내부경쟁이 치열한 노동시장(탈숙련화와 국제분업)을 창출하여, 통일성을 갖춘 노동조직을 형성하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10. 독점과 경쟁
- 집중 : 사유재산에 내재한 독점권력은 교환의 기초가 되며, 나아가 경쟁의 기초가 된다. (계급독점권력)
- 분산 : '시간을 통한 공간의 절멸' 가속화로 공간적인 장벽이 줄어들면서, 많은 지역 산업과 서비스가 보호막과 독점특권을 상실했다.
→ 자본은 경쟁을 환영하지 않고, 독점지위를 구축하고 보존하는 방법을 갈망한다. (초超대기업, 시장을 지배하는 느슨한 동맹, 지적재산권 부여)
11. 불균등한 지리적 발전과 공간의 생산
- 불균등한 지리적 발전 : 다양한 자본이 군집을 형성하여 '집적의 경제'를 이룰 때, 해당 지역의 우월적 지위는 기존 장소의 고정된 가치를 위협한다.
- 공간의 생산 : 투기자본은 자본과 노동의 잉여를 흡수하는 역동적인 공간을 생산하지만, 자본 팽창과 질적 전화를 위해 이를 파괴해야 한다.
→ 자본은 언제나 사회적 부의 사적 전유와 축적에만 관심을 두기 때문에, 국가에 대한 시민들의 [인위적으로] 구성된 충성과 갈등을 빚는다.
12. 소득과 부의 격차
- 다양한 사회집단 : 자본은 노동 통제를 공고히 하는 사회집단 내/간의 갈등을 조장하며, 노동통제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사회적 해방을 지원한다.
- 부의 분배 : 자본이 재생산되려면 자본과 노동 간의 소득 분배는 한쪽으로 치우쳐야 한다. (이윤 극대화와 임금률 감소 혹은 노동생산성 향상의 공존)
→ 자본은 일자리 창출만큼이나 실업 양산에도 주력하여 잉여노동을 통제하고, 예비 노동력의 '부분적 프롤레타리아트화'를 통해 임금 하한선을 끌어내린다.
13. 사회적 재생산
- 숙련 노동 : 공교육은 분업에 적절한 기술집합의 생산과 자본이 요구하는 이데올로기적 순응을 충족시키는 역할을 한다.
- 비숙련 노동 : 노동이 아주 낮은 임금을 받는 경우는 노동자가 자신의 인적자본을 형성하는 데 충분히 투자하지 않음을 반영한다.
→ 사유화와 사용료 지불이 전통적인 공교육 영역에 침투하면서, 이제 교육을 원하는 이들[특히 저소득층]은 사회적 재생산 비용을 직접 부담해야 한다.
14. 자유와 지배
- 자유 : 자신이 추구하는 자유를 지키려는 노력은 누구를 혹은 무엇을 지배의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지 결정해야 하는 상황과 조응한다.
- 지배 : 개개인이 시장교환 특유의 사회적 관계와 규약을 내면화하면서, '시장의 자유' 이면에 자리한 국가의 폭력과 지배를 자명하게 받아들인다.
→ 자유주의 정치경제학은 "권력과 강제가 부재한 사회, 물리력이 작동하지 않는 세상"을 역설하지만, 이때의 자유는 '통치성'의 수단으로 작동한다.
※ 위험한 모순
15. 무한한 복률 성장
- 복률 성장 : 자본의 본성은 '무한한' 이윤 추구이기 때문에, 제로성장 상태의 자본주의 경제란 성립불가능하다.
- 평가절하 비용 : 자본이 위기 상황에 직면하여 일정한 비중의 창조적 파괴를 실행할 때, 그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가라는 지정학적 투쟁이 발생한다.
→ 지식과 정보의 과잉, 부채와 금융 전략 같은 스펙터클의 급속한 확장은 복률 성장의 '물질적' 구속에서 벗어나려는 헛된 조바심에 뿌리를 두고 있다.
16. 자본과 자연의 관계
- 상품화된 자연권 : 사적 개인이 자연을 화폐자산처럼 자본화하면서, 막강한 잠재 권력을 가진 불로소득 계급이 형성되는 기초를 마련한다.
- 환경운동 : 변덕스러운 환경재난이 자본이 만들어 낸 불행의 책임을 덮어쓰게 되면서, 환경운동은 반자본적인 성격을 띠게 된다.
→ 자본이 자연을 상품화·화폐화하면서, 자연의 다양성과 인간의 잠재력이 억압당한다. 자본은 자연과 인간본성을 극도로 소외시킨다.
17. 보편적인 소외
- 노동의 경제적 합리화 : 노동에서 소외된 인간은 필연적으로 자신의 소비에서도 소외되고, 결국 자신의 필요에서 소외된 개인으로 전락한다.
- 인간본성의 반란 : 어떤 가치 있는 연결의 상태에서 고립되고 떨어져 나온 소외alienation 상태는 회복불능의 상실감과 비통의 감정을 내면화한다.
→ "노동시간이 절감되었음에도 자유시간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노동에서 해방된 시간이 '개인의 자유로운 자아실현'에 사용되지 않는다면, 이 노동시간 절감은 완전히 무의미하다." (앙드레 고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