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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이라는 수수께끼 - 자본주의 세계경제의 위기들
데이비드 하비 지음, 이강국 옮김 / 창비 / 2012년 7월
평점 :
"노동의 약화는 저임금을 의미하고 노동자가 가난해지면 시장은 위축된다. 임금억압이 지속되면 결국 기업의 증가하는 산출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자본축적의 한 장애물인 노동문제는 극복되지만 시장의 부족이라는 다른 장애물이 생겨나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이 두 번째 장애를 어떻게 우회할 수 있었을까? 노동자가 버는 소득과 지출할 수 있는 금액 사이의 차이는 신용카드 산업의 등장과 부채의 증가로 메워졌다."(32-3) 수요문제를 해결하는 또다른 방법은 세계시장을 개척하고, 개도국들에게 대규모로 자본을 수출하는 것이다. 그러나 "1980년대에 들어서 더 많은 과잉자본이 생산에, 특히 중국의 생산에 투입되자, 생산자들 사이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가격 인하 압력이 거세졌고, 저임금과 저이윤이 동시에 나타났다. 그 결과 "점점 더 많은 화폐가 자산가치에 대한 투기에 몰려들었다. 바로 그곳이 이윤이 창출되는 곳이었기 때문이다."(49)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에 걸쳐 "악명높은 닷컴버블의 형성과 함께, 부채가 폭발적으로 늘고 새로운 파생상품시장이 발전하면서 엄청난 액수의 과잉자본이 흡수"되었다. "이 모든 기회 앞에서 누가 굳이 생산에 투자하려 하겠는가? 이것이 바로 진정으로 자본주의 위기의 금융화(financialisation) 경향이 시작된 시점이었다."(49) "1973년 이후 전개된 금융화는 필요에 의한 산물이었다. 그것은 잉여흡수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제시해주었다. 그러나 과잉화폐, 즉 과잉유동성은 어디서 나왔을까? 1990년대가 되자 해답이 명확해졌는데, 그것은 바로 레버리지의 증가였다." 과잉자본의 금융화가 빠르게 진척되면서, 마침내 "2005년, 레버리지 비율은 30 대 1까지 높아졌다. 세계가 과잉유동성으로 넘쳐나는 것처럼 보였던 것이 당연하다. 은행시스템 내에서 만들어진 과다한 가공자본이 잉여를 흡수하고 있었던 것이다!"(50)
"자본의 순환에서는 그 흐름의 연속성이 매우 중요하다. 이 과정이 중단되면 언제나 손실이 발생한다. 또한 순환의 속도를 높이기 위한 강력한 유인이 존재한다. 자본순환의 다양한 국면들에서 더욱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이들은 경쟁자들보다 더 높은 이윤을 얻는다. 유통의 가속화는 거의 언제나 더 많은 이윤을 가져다주기 때문에 주로 그 속도를 더욱 빠르게 하는 혁신이 추구된다."(67) 자본의 순환은 또한 "공간 이동을 수반한다. 화폐는 어떤 곳에서 한데 모아져(assembled), 다른 어떤 곳에서 온 노동자원을 활용하기 위해 특정한 장소로 이동한다." 이러한 공간 이동의 "마찰이나 장애물은 극복하는 데 시간이 걸리며 자본순환을 느리게 만든다. 따라서 자본주의의 전 역사에 걸쳐, 이동을 더디게 하는 거리와 장애물을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이 기울어져왔다. 운송과 통신의 혁신이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68)
"자본가들은 왜 그들의 이윤을, 쾌락을 위해 소비해버리지 않고 생산확장에 재투자하는가? 이것이 '경쟁의 강제법칙'(coercive law of competition)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지점이다. 자본가로서 내가 확장에 재투자하지 않았는데, 만약 경쟁자가 그렇게 한다면, 얼마 후에 나는 파산할 가능성이 높다. 나는 시장에서 자신의 몫을 지켜내고 또 투자를 늘려야 한다. 나는 자본가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재투자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경쟁적 환경의 존재를 가정한다." 경쟁적 환경과 별개로 "자본가의 재투자를 추동하는 또다른 동인이 존재한다. 화폐는 개인들이 전유할 수 있는 사회적 권력의 형태다. 게다가 그것은 내재적 한계를 지니지 않는 사회적 권력의 형태다." 즉, 화폐의 무한성과 "그것이 제공하는 사회적 권력을 통제하려는 필연적 욕망이 더 많은 화폐를 갈구하는 사회적·정치적 유인을 두루 제공한다."(69-70)
"자본가들이 자본을 재투자할 때, 그들은 시장에서 사용 가능한 추가적인 생산수단을 찾아야 한다. 그들이 필요로 하는 투입요소는 두 종류다. 하나는 생산과정에서 쓰일 수 있는 (이미 인간노동에 의해 가공된) 중간생산물(외투를 만드는 데 필요한 에너지와 옷감 등)이고 다른 하나는 기계류와 공장 건물, 생산활동을 지원하는 운송시스템, 운하, 항구 같은 물적 인프라 등을 포함하는 고정자본 설비다." 이때 "상품 혹은 생산에 투입되는 공급체인의 한 부분에서 나타나는 기술혁신은 다른 부분에도 필연적으로 혁신을 유발한다." 따라서 과거의 이윤을 새로운 자본으로 변환하는 과정은 "추가로 고용되는 노동자들의 생활을 위한 임금재뿐 아니라 생산수단의 수량이 계속 늘어날 수 있는 가능성에 달려 있다. 여기서 과제는 자본순환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물적 투입요소의 공급을 조직하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자본은 확장에 앞서 그 스스로의 지속적 확장을 위한 조건들을 창출해야만 한다!"(102-3)
"국가계획 대 시장에 관한 이데올로기 투쟁은 차치하고 이 모든 것이 의미하는 바는, 사회적 노동분업이 점점 더 복잡해지는 세계에서 자본 흐름의 연속성이 공간과 시간에 걸친 흐름의 연속성을 촉진하는 적절한 제도적 장치들의 존재에 의존한다는 사실이다." 불행히도 이러한 프로젝트들은 언제나 그렇듯이, 시장에 의존하지 않는 "가치생산과 가치평가의 형태들을 공격한다. 간단히 말해, 비시장적인 그리고 비자본주의에 기초한 생활방식은 자본축적의 장애물로 간주되고, 따라서 이들은 자본주의의 거대한 수레바퀴를 구성하는 3퍼센트의 지속적 성장률에 길을 내주기 위해 소멸되어야만 한다."(105-6) 이처럼 생산수단을 자본가에게 집중시키는 자본주의의 위기 탈출 방식에는 "잠재적인 자연의 한계라는 더욱 근본적인 문제가 숨어 있다."(108) 경제학자 짐 오코너의 주도하에 몇몇 맑스주의자들은 "자연의 장애를 '자본주의의 두 번째 모순'(첫 번째는 물론 자본-노동 관계다)이라 불렀다."(115)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18세기 영국 자본주의 발전에서 잠재적인 자연의 한계 가운데 가장 심각해 보였던 한계가 화석연료의 도입과 증기엔진의 발명으로 훌륭하게 극복되었다는 사실이다."(117) 자본은 적절한 화폐 수익을 얻기 위해 스스로 인프라에 투자하기도 하지만, 이러한 환경은 공동으로 소유되고 그 사용에 대한 댓가를 수혜자에게 직접 부과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여기가 바로 다시 한번 국가가 개입하고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지점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국가가 세금을 징수해야 한다." 그 결과, "국가의 투자가 그 자체로 회수될 뿐 아니라 더 많은 인프라에 투입될 추가 수입을 확보하는, 국가-자본 순환의 한 형태가 만들어진다." 공간과 장소의 생산은 "오랫동안 엄청난 규모의 자본잉여를 흡수해왔다. 그 내부에서 자본이 깊은 모순들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며 순환하는, 새로운 광경과 지리가 만들어져왔다."(128-9)
"끊임없는 축적의 마지막 잠재적인 장애는 투입된 화폐 더하기 이윤으로 교환되기 위해 새로운 상품이 재화 혹은 일종의 서비스로서 시장에 들어가는 지점에 존재한다. 상품의 특수성이 화폐의 보편성으로 전환되어야만 하는데, 이는 (가치의 일반적인 표상인) 화폐로부터 상품으로의 전환보다 훨씬 더 어렵다. 판매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특정한 상품을 필요로 하고, 바라며 혹은 욕망해야 한다." 잠재적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욕구와 필요를 조작하는 광고 이상으로, "특정한 상품과 서비스의 묶음을 소비하도록 만드는 일상생활의 조건을 형성"해야만 한다.(155-6) "유효수요라는 수수께끼에 대한 가장 중요한 해답은 자본가들의 소비가 그 해결책이라는 것이다." 더욱 도식적으로 말하자면, "어제의 잉여생산물에 대한 유효수요는 노동자의 소비와 자본가의 소비, 그리고 내일의 추가적인 생산의 확장으로 인해 유발되는 새로운 수요에 의존한다."(160-1)
"어제의 잉여상산물에 대한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 바로 생산의 확장이며 그 시간차를 메우기 위해 신용이 필요하다고 결론지으면, 신용이 추동하는 지속적인 자본축적이 자본주의의 생존을 위한 조건이라는 것이 분명해진다." 외부 가능성이 고갈된 조건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본주의는 사실상 스스로의 유효수요를 만들어내고 내부화해야만 한다. 현재의 경우처럼 이것이 실패한다면 생산의 지속적 확장에 대한 장애들로 인해 위기가 발생한다."(163-4) 자본주의에서 "유효수요 부족으로 인한 이윤저하와 감가의 문제는 신용시스템의 책동을 통해 잠시 극복될 수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신용이 작동하여 여러 작은 문제들을 해결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큰 모순과 갈등을 만들어낸다. 신용은 위험을 분산함과 동시에 위험을 축적한다. 진정한 문제는 유효수요의 부족이 아니라, 어제의 생산에서 얻어진 잉여의 수익성 있는 재투자 기회가 부족하다는 것이다."(167)
위기에 대응하는 자본주의 진화의 궤적 안에는 7개의 특정 '활동 영역'이 있다. "기술과 조직형태, 사회적 관계, 제도적·행정적 장치, 생산과 노동 과정, 자연과의 관계, 일상생활과 종의 재생산, 그리고 (문화 규범과 믿음 체계로 대표되는) '세계에 관한 정신적 개념'. 이 가운데 어떤 영역도 다른 것들로부터 독립적이지 않지만 동시에 어떤 영역도 지배적이지는 않다. 그러나 어느 하나도 다른 모든 것들에 의해 집합적으로조차 결정되지 않는다. 각각의 영역은 스스로 진화하지만 언제나 다른 영역과 역동적으로 상호 작용한다."(178) 즉, 집단적으로 공존하고 공진화(co-evolution)한다. "영역들 간의 불균등발전은 갈등과 모순뿐 아니라 우연적 사건을 만들어낸다(다윈주의 이론에서 예측 불가능한 변이가 우연적 사건을 만들어내는 것과 매우 비슷하다). 게다가 특정한 시간과 장소에서 어느 영역의 폭발적인 발전은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다."(185-6)
"전세계의 늘어나는 인구의 대부분이 현재 살아가는 '도시'의 생산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이제 각각을 분리할 수 없을 정도로 자본축적에 점점 더 통합되어왔다."(212) "화폐, 상품, 그리고 사람들의 지리적 흐름이 연속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이 모든 다양성이 효율적인 교통통신 시스템을 통해 함께 결합되어야만 한다. 그 결과로 나타나는 생산과 소비의 지리는 공간을 가로지르는 시간과 비용에 매우 민감하다. 이 시간과 비용은 기술적·조직적 혁신과 에너지 비용의 하락으로 인해 크게 감소해왔다. 거리의 장벽은 이제 자본주의의 지리적 이동성을 제한하는 데 점점 더 적은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것이 지리적 차이가 더이상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사실은 정반대다. 즉 매우 작은 비용의 지역적 차이도 이윤을 크게 높여주기 때문에, 이동성이 높은 자본은 그것에 민감하게 주의를 기울인다."(231)
# 사회적 재생산과 자본 축적을 이해하기 위한 지리적 원칙들
1. 시공간압축(time-space compression) : 자본축적에 관한 모든 지리적 한계를 극복한다. 자본가계급은 공간에 대한 우월한 지배와 이동성을 갖고 있다.
2. 자본의 순환은 태생적으로 매우 좁은 공간(the head of a pin)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자본 축적은 화폐를 지닌 누군가가 이윤을 얻기 위해 임노동을 고용하는 모든 시간과 장소에서 일어난다.
그 시작부터, "도시들은 잉여식량과 잉여노동의 사용가능성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 이 잉여들은 어딘가에서 그리고 누군가로부터 (으레 농촌인구의 착취 혹은 농노와 노예의 착취로부터) 동원되고 추출되었다. 잉여의 사용과 분배는 (종교적 과두제 또는 강력한 군사지도자 같은) 소수에 의해 통제되었다. 따라서 도시화와 계급의 형성은 언제나 함께 진행되었다. 자본주의하에서는 이러한 일반적인 관계가 지속되지만, 이와는 다른 동학도 작동한다. 자본주의는 잉여의 영속적인 생산을 위한 사회의 계급형태다. 이는 자본주의가 언제나 도시화가 진행되기 위해 필요한 조건들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본잉여의 흡수와 인구증가가 문제가 되는 만큼, 도시화는 이 둘 모두를 흡수하는 결정적인 방법을 제공한다."(238) "미국의 교외화는 단지 새로운 인프라의 문제가 아니었다. 파리 제2제정기에 그랬던 것처럼, 그것은 생활방식의 극적인 변화, 즉 고속도로와 자동차에 기초한 새로운 생활을 의미했다."(242)
"도시지리의 개조에는 생활방식의 전환이 뒤따른다. 미국에서 나타난 이러한 전환은 대부분 1960년대 도시지역의 불만을 완화하기 위해 필요했다. 스펙터클한 경제에 대한 끊임없는 의존뿐 아니라 소비주의, 관광, 틈새 마케팅, 문화·지식 기반 산업이 도시 정치경제의 주요한 측면이 되었다." 아울러 "틈새시장의 형성을 도와주는 포스트모던 취향은 현대의 도시 경험을, 돈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선택의 자유라는 향기 가득한 것으로 만들어준다." 도시의 변화를 통한 "잉여흡수의 어두운 측면은 '창조적 파괴'를 통한 도시의 재구조화가 여러차례 반복된다는 것이다. 이 창조적 파괴는 도시 재구조화의 기회로서 위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 과정에서 주로 고통받는 이들은 불우하고 정치권력에서 소외된 빈곤층이기 때문에 그것은 계급적 차원도 지닌다."(248-50) 베블런은 '유한계급(leisure class)'의 부는 "산업생산의 영역만큼이나 토지와 도시개발과 관련된 투기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257)
"이제 세계경제 내에서 지역과 국가를 더욱 '경쟁적'으로 만드는 것이 공공정책 형성의 기본이 되는데, 이는 보통 이웃을 더욱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 더 나은 종류의 사람들을 유치하는 것이 그 지역 시민조직의 핵심목표가 되는 것(이는 지역의 수많은 '님비' 정치를 만들어낸다)과 비슷하다. 이로써 지역의 정부들이 서로 경쟁하기 시작한다. 이제 계급적 차이를 넘어서는 지역의 단결이, 이동하는 자본을 마을로 끌어들이는 노력에서 중요해진다. 자본의 투자와 고용의 기회를 모두 가져올 지역개발 프로젝트에 관해서라면, 지역의 상공회의소와 노조는 서로 싸우기보다는 협력하게 된다. 장소의 판매와 브랜드화 그리고 (국가를 포함한) 어떤 장소의 이미지를 포장하는 것이 자본주의적 경쟁이 작동하는 데 불가결해진다. 역사, 문화 그리고 소위 자연적 우위에 의해 주어진 요소들을 토대로 한 지리적 차이의 생산이 자본주의의 재상산 속에 내부화된다."(286-7)
자본주의가 약속하는 개인적 해방과 자유가 "사유재산과 시장이라는 제도적 장치들을 통해 조정되면 엄청난 불평등이 나타난다. 맑스가 오래전에 지적했듯이, 17세기의 사상가 존 로크가 주장했던 개인의 권리에 관한 자유주의 이론은, 생존을 위해 노동력을 팔 수밖에 없는 이들로 구성되는 계급과 신흥자본가 계급 사이에 심화된 급격한 불평등을 정당화한다." 하이에크의 신자유주의 이론은 "이러한 관계성을 더욱 뚜렷이 보여준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국가의 폭력(즉, 파시즘과 공산주의)에 대항하여 급진적 평등주의와 개인의 권리를 지키는 유일한 방법은, 신성불가침의 사유재산권을 사회질서의 핵심에 새겨넣는 것이다. 자본축적과 계급권력의 재생산에 효과적으로 맞서려면 이 뿌리깊고 굳건한 견해에 도전해야만 한다. 그러므로 급진적 평등주의가 진정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장치들의 영역에 소유권에 관한 완전히 새로운 개념─사적 소유권이 아닌 공동의 소유권─이 필요하다."(329)
"자본주의는 생존을 위해 급진적인 경영자 평등주의(enterpreneurial egalitarianism)에 기초하지만, 자본주의 생존의 핵심 기둥은 사적 소유와 그 제도적 형태를 유지하고 보호하는 데 헌신하는 국가다." 맑스의 유명한 표현대로 "동등한 권리들 사이에서 (어느 것이 중요한지는) 권력이 결정한다." 좋든 싫든, "계급투쟁이 급진적 평등주의의 정치에 핵심사안이다."(330) 자본주의 혁명의 긍정적인 면은 "그것이 (군주와 교회 같은) 전제적 봉건제로부터 권력을 빼앗았고, 창조적 에너지를 해방시켰으며, 새로운 공간을 열어젖혔고, 교환관계를 통해 세계를 더욱 긴밀하게 엮었으며, 사회를 기술과 조직적 변화의 강력한 흐름에 개방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미신과 무지에 기초한 세계를 극복하고, 그것을 물질적 필요와 요구로부터 모든 인류를 해방할 잠재력을 지닌 계몽된 과학에 기초한 세계로 대체했다는 것이다. 누군가가 어딘가에서 빼앗기지 않았다면 이 가운데 어떤 것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3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