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 전선 이상 없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67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지음, 홍성광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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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때와 죽을 때>의 밑그림




우리가 이곳 싸움터에 있어야 하는 한, 전선의 나날은 그 하루하루가 지나면서 마치 돌멩이처럼 우리 마음속에 가라앉게 된다. 이것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면 할수록 전선에서 보내는 하루하루가 너무 괴롭기 때문이다. 만일 그랬다가는 우리는 나중에 탈진할지도 모른다. 나는 이미 다음과 같은 사실을 깨달았다. <그냥 엎드리고 있으면 공포는 견딜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곰곰 생각하다가는 공포에 질려 죽고 만다.>
114)


그리고 나는 이런 사실을 알고 있다. 지금과 같은 전시에는 우리
마음속에 돌멩이처럼 가라앉아 있는 모든 것이 전후에는 다시 깨어난 다음 비로소 생과 사의 대결을 시작하는 것이다.
여기 일선에서 보낸 나날들, 주들, 해들이 또다시 돌아올 것이고, 그러면 우리의 죽은 전우들은 다시 살아나 우리와 함께 진군할 것이다. 우리들의 머리는 맑아질 거고, 우리는 목표를 가지게 될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전선에서 보낸 세월을 뒤로 하고 죽은 전우와 함께 진군할 것이다. 그런데 누구를 향해서, 누구를 향해서 진군한다는 말인가?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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