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량회된 경제 모델은 변수 통제에서 오는 단순화의 위험성을 피할 수 없다. 이것은 '단순히' 더 많은 변수를 적용한다고 해서 해결되거나 모델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현실에 작용하는 변수의 종류와 중요도가 수시로 변하기 때문이다. 결국 특정 경제 모델의 설득력은 현상을 설명하는 최초의 가정이 무엇인가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이 가정은 포괄성과 함축성을 동시에 구현해야 하는 어려움을 안고 있다.저자는 민주주의 제도하의 정당이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처럼 득표 극대화를 위한 정책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시민들은 정치적 판단을 내릴 때 합리적으로 행동한다는 두 가지 기본 전제를 제시하고 있다. 여기서 '합리적'이라는 말은 규범적 가치를 지향하는 의사결정 과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목적-정당에게는 득표 극대화, 유권자에게는 적확한 투표 행위-에 부합하는 절차의 수립을 의미한다.이 가정은 선출된 정부의 실제 정책 집행 과정에 대해 유권자들이 보이는 합리적 무지rationally ignorant를 통해 간접적으로 입증된다. 유권자들은 자신의 전문 분야 및 선호도와 긴밀하게 연관된 정보의 편향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그들의 판단에 자신의 결정을 위탁한다. 이것은 선거 이후의 정부 활동에 대한 정보 수집이 시간과 노력을 막대하게 소모시키면서도 자신의 삶에 직접적으로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즉, 저자의 작업은 공공선을 추구하는 고전적 민주주의 개념이 놓치고 있는 사적 행위자agents들의 권력 지향 행위에 주목하여 '집권'에 초점이 맞춰진 민주주의의 절차적, 제도적 측면을 분석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규범적 가치평가를 배제하고 정당 활동에 기초한 행위자들의 합리적 경쟁이 민주주의의 한 단면이라는 저자의 주장은 슘페터의 선행 연구를 확장하여 경제 모델화했다는 점에서 방법론적 의의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