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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43
밀란 쿤데라 지음, 김병욱 옮김 / 민음사 / 2010년 3월
평점 :
참으렴, 곧
너도 휴식을 얻을 테니.
(Warte nur, balde
Ruhest du au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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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하는 것. 하나의 진리. 하나의 사랑.
누구나 자신이 찾은 수정이 바로 그 단 하나의 '태초'라고 믿는다.
그러나, 우리가 겪는 것은 그저 특수한 경우들, particular의 나열은
무언가를 깨달은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지만 언덕 너머에는 또 다른 particular.
우리는 그저 희뿌연 답들을 써내면서 과녁에 적중하지 않는 화살을 원망할 뿐이다.
진리란 형체가 없는 것. 닿을 수 없는 거리 그 자체. 그래서 불멸하는 것.
누구나 하는 게 (열정의) 사랑이지만, 아무도 품을 수 없는 게 (진리의) 사랑.
일반적(general)이면서 보편적(universal)인,
에로스의 활대에 놓인 사과 한 알.
그래서, 불멸은 필멸하는 누군가에게서 오는 편지가 아니다.
불멸은 나의 정신 안에서 떠올라,
긴 긴 걸음을 디뎌 도착한,
정신의 거대한 바다에 잠드는,
단 하나의 자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