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자와 죽은 자 1
제라르 모르디야 지음, 정혜용 옮김 / 현대문학 / 2006년 10월
평점 :
절판


프랑스 노동자가 뼈가 부서지도록 일하는 공장은 베트남과 중국의 노동자가 뼈가 부서지도록 일하는 공장의 생산성을 이겨낼 수 없다. 공장은 폐쇄되고 노동자들은 장마에 떠내려가는 부유물처럼 흩어진다. 숫자는 많은 걸 말해주지만 그 중 단 한 명의 삶도 담아내지 못한다.

앎은 힘들다. 사실의 본질을 제대로 알기까지 거쳐야 하는 과정의 무게가 힘들고, 기껏 알아낸 사실의 슬픔과 무기력함이 힘들다. 그래서 차라리 알고 싶어 하지 않고, 앎이 곁에 오지 않길 바란다. 고통을 외면하고 피해다닌다. 하지만 세상은 이미 너무 멀리까지 연결되어버렸다.

산 자는 누구이고 죽은 자는 누구인가? 해고를 피한 자와 생계를 택한 자가 산 자인가? 반대로 해고를 당한 자와 신념을 지킨 자가 산 자인가? 삶은 어느 것으로도 답할 수 없다. 매일 밤 잠들고 매일 아침 다시 깨어나는 자신에게 물어볼 따름이다. 너는 산 자인가? 죽은 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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