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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F. 케네디의 13일 - 쿠바 미사일 위기, 거짓말, 그리고 녹음테이프
셀던 M. 스턴 지음, 박수민 옮김 / 모던타임스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일단 대통령직에 오르면 잘잘못을 알려 주고 진정으로 심경의 변화를 가져올 재교육을 받거나 깊은 자기 성찰을 할 시간이 없다.” (휴 사이디)
1962년 10월 16일 존 F. 케네디는 소련이 쿠바에 핵미사일을 설치한 사실을 알게 된다. 물러설 수도, 맞서 싸울 수도 없는 절체절명의 13일이 인류의 운명을 저울에 올려놓고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쿠바를 공격해서 전쟁을 시작한 뒤에 우리가 어떤 세상에서 살게 될 지 잘 모르겠습니다…그때 가서 어떻게 멈출 수 있겠습니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모르겠습니다.” (국방부 장관 맥나마라)
1945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가 핵구름 속에서 침몰한 이후로 파국과 회복의 변주곡이던 전쟁의 시대는 막을 내렸다. 핵이 살아가는 전장은 인간의 생존을 허락하지 않는 소멸과 침묵의 공간이다.
“피를 보기 시작할 때 사람들의 용기가 얼마나 빨리 사라지는지 모두가 잘 알고 있습니다.”
“이제 진짜 문제는 핵전쟁의 가능성을 낮추는 조치를 취하는 겁니다. 결정적 실패가 될 것이 확실한 핵전쟁 말입니다.” (존 F. 케네디)
호전적인 냉전의 전사로 각인된 케네디는 끝없이 밀려오는 불안에 맞서며 누구도 올바른 결정을 확신할 수 없는 카드를 손에 쥐고 고뇌한다. 그의 곁에 있는 '최고의 인재'들은 국가의 위신에 집착한다.
투우사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줄지어 서 있고
거대한 광장에 군중들이 발 딛을 틈 없이 꽉 찼네
현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한 사람뿐
그는 바로 황소와 싸우는 이라네.
(존 F. 케네디)
군중들은 거칠게 돌진해오는 황소의 등에 창을 꽂으라고 아우성치지만 그는 핏빛으로 물든 승리를 누구도 볼 수 없으리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다. 그는 멋진 승리보다 평범한 삶의 유지를 선택했다.
그렇게 1962년 이후에도 우리들은 여전히 지구에 살고 있다. 핵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