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스스로 개척한 이 운명의 단편을 머리 위에 얹고서 아버지와 맞서 싸울 만반의 준비를 했다. 아버지의 뒤에는 형이 있고 형수가 있다. 그들과 싸운 뒤에는 히라오카가 있다. 그런 난관들을 다 통과한다 해도 철옹성과 같은 사회가 기다리고 있다. 개인의 자유와 개개인의 사정을 조금도 참작해 주지 않는 기계와도 같은 사회가 있었다. 지금 다이스케에게는 그 사회가 완전히 암흑으로 보였다. 다이스케에게는 모든 것과 싸울 각오를 했다.
그는 자신의 용기와 담력에 스스로 놀랐다. 그는 어제까지 열정적인 것을 싫어하고 위험한 일에 접근하려 하지 않으며 도박을 좋아하지 않은 신중하고 태평스러운 신사라고 스스로를 평가하고 있었다. 도덕적으로 치명적인 비겁한 행동은 아직 저지른 적이 없지만, 겁쟁이라는 자각은 좀처럼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291-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