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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 전쟁
톰 홀랜드 지음, 이순호 옮김 / 책과함께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사료의 빈자리를 역사적 상상력으로 채우는 저자의 글쓰기 방식은 베리 스트라우스가 ‘살라미스 해전’에서 구사한 것과 흡사하다. 두 사람의 차이점은 베리 스트라우스가 ‘상상력’에 의존한 반면, 저자는 ‘역사적’에 주안점을 두었다는 측면이다. 이 섬세한 접근법은 페르시아 전쟁의 생동감을 문학적으로 승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개연적인 사실성을 안고 독자의 가슴에 와닿게 해준다.
아울러 분량의 2/3 가량을 페르시아와 스파르타, 아테네의 변천사에 초점을 맞추어 서술함으로써 왜 이들이 동서 문명의 충돌로 일컬어지는 페르시아 전쟁을 벌일 수 밖에 없었는지를 일관성 있게 묘사한다. 이 서술 구조는 헤로도토스의 저술 목적과 내용 배분을 그대로 차용하면서 주제를 단단히 부여잡고 있어서 先代의 실패한 기획을 보완하겠다는 저자의 야심찬 오마주이다.
페르시아 전쟁의 재구성을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3국의 발전 과정 또한 여타 역사서보다 뛰어난 솜씨로 간결 명료하게 정리하고 있어 고대사 전반에 대한 개괄서로도 유용한 양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