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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우리피데스 비극 전집 1 ㅣ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에우리피데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름 : 아드메토스
행위 : 자신의 죽음을 아내 알케스티스에게 떠넘김
운명 : 선량한 그를 위해 헤라클레스가 저승에서 아내를 구출해 옴
(아내가 죽었다 하여)
손님이 찾아왔을 때 그를 집과 도시에서
내쫓았으면 그대는 나를 오히려 칭찬했을까요?
천만에. 내 불행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고,
나만 손님에게 불친절한 사람이 될 뿐이오.
그러면 불행에 불행이 겹치는 꼴이 될 것이오.
내 집은 손님들에게 적대적이라는 소문이 날 테니까요.
(알케스티스 553행)
(코러스)
아드메토스, 그대는 왜 죽음을 두려워하시나요.
당신이 한번 연기한 그 자리는 수레바퀴처럼 굴러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 분명한데,
그대는 왜 부질없이 죽음을 미루셨나요.
아내의 죽음 앞에서 무수히 눈물 흘리는 그대여.
상중(喪中)에 찾아온 손님을 외면하지 못하는 그대여.
이웃과 벗들에게 언제나 다정다감한 그대여.
그러나 그대는 자신에게 가장 다정하군요.
그대의 사랑은 씨 없는 과일처럼 물렁해요.
비록 혀를 기쁘게 하고 허기를 달래주지만,
아무리 먹어도 갈증은 채워지지 않아요.
당신이 건네주는 과일은 물기가 없답니다.
알케스티스가 보여준 고귀한 헌신을
생(生)에 대한 집착으로 되갚은 그대여.
당신의 한숨, 당신의 눈물, 당신의 선함은
텅 빈 눈동자에서 비롯하기에 공감이 없답니다.
늘 선하다고 일컬어지는 당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