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퀼로스 비극 전집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아이스퀼로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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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클뤼타이메스트라
가족 : 아가멤논(남편) / 이피게네이아(딸), 엘렉트라(딸), 크뤼소테미스(딸), 오레스테스(아들)
운명 : 남편 살해(이후 오레스테스에게 죽임을 당함)


그가 자신의 운명을 피하거나 막지 못하도록
나는 이렇게 해치웠고 부인하고 싶지 않소.
(아가멤논 1380행)


(사후 변론)
내 남편의 심장을 가른 비수의 무정함을 탓하려면
아비에 대한 사랑만을 내세우며 나의 명줄을 끊은
오레스테스의 편협함은 어느 신에게 물어야 하는가.

그는 아폴론의 은총으로 피 묻은 손을 씻어 냈고,
아테네의 판결로 친족살해의 멍에를 벗었으며,
저주의 여신들을 자비의 여신으로 정화했다네.

그가 신의 명령을 아무 고민 없이 받든 것과 달리
한낱 여인네에 불과한 나의 의지와 내 손의 민활함이
내 무덤을 달구는 폄훼의 불쏘시개로 쓰인다면

나는, 기꺼이 그 짐을 짊어질 것이며,
그때가 다시 오더라도 망설임 없이
나를 둘러싼 운명의 사슬을 끊어버릴 것이오.

이피게네이아가 제 아비의 속임수의 덫에 걸려
제단에 올라 가련한 희생양으로 산화하는 순간
나는 이미 복수의 화신으로 거듭났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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