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인 것의 귀환
샹탈 무페 지음, 이보경 옮김 / 후마니타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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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을 향한 전진은 인류의 오래된 미래이다. 현실의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지만 이상향에 들어간 인간은 철저하게 독립적인 개인이다. 이 공동체주의와 자유주의의 화해와 갈등이 이상을 배태하는 어머니이다.

1장
계몽의 시대에는 공동선을 향한 열망과 그 성취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었다. 이러한 절대적 진리의 실체에 대한 긍정은 플라톤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오래된 기획의 변주이다. 단지 고대에는 이성적 판단에 대한 근원적 차별성을 전제로 신분제 역할 분담이 이루어졌다면, 근대에는 합리적 판단의 보편성이라는 개개인의 이성에 대한 신뢰가 공동선을 향해 나아가는 주요 원동력으로 간주된다는 차이점이 존재한다.

2장
근대의 정치적 혁명은 외부 규범이 침입할 수 없는 신성한 개인의 권리를 옹호하는 자유주의와 개인들간의 관계망, 곧 타자의 실존에의 인식과 상호 작용에서 비롯하는 공동체주의의 기획을 발생시켰다. 화해할 수 없고 충돌과 배제만이 가능할 것 같은 양자의 조합은 옳음과 좋음의 선후 혹은 상하관계를 두고 대립하는 사이지만, 개인은 시민의 공동체 기획에서 탄생하고 시민은 개인의 주체적 결단에서 비롯한다.

3장
그러므로, 우리는 공동선이라는 이데아의 확신을 바탕으로 동굴 속의 불완전한 삶을 파괴하는 전체주의적 기획으로 삶을 몰아가서는 안되며,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 어느 한 쪽에 대한 적대에서 비롯한 체제의 완전성이란 곧 달성할 수 없는 기획에 도달했음을 알리는 거짓선동임을 명심해야 한다. '정치적인 것'의 귀환은 갈등을 불러오지만 이 다원성의 생성과 확장이 바로 민주주의라는 기획의 본질이며 보호막이다.

다원성을 하나의 가치로 수렴하려는 통일적 시도는 언제나 실패로 귀결되는 잊혀진 과거이다. 중심이 비어 있기 때문에 '정치적인 것'들은 귀환한다. 자유와 평등은 유동하는,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아버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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