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인 모세 - 서구 유일신교에 새겨진 이집트의 기억 프리즘 총서 1
얀 아스만 지음, 변학수 옮김 / 그린비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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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이라'와 소설 '람세스'를 재미있게 보고 읽었으나 이집트에 관한 그 외의 학술적 탐구에는 흥미가 없는 사람에게, 전자의 매체가 주는 기억과 이미지는 역사적 사실로 간주될 정도로 강렬하다.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과 소설 '칼의 노래'에 감명받은 시청자(독자)에게 삭풍이 몰아치는 출정전야의 고독함은 지척에서 벌어지는 일인 양 생생한 체험으로 각인된다.

전승된 기억이 스스로 환타지임을 망각한 채 현재적 해석을 거쳐 거듭나면, 그 서사의 진위여부에 상관없이 분명한 실체로 현현하여 자신의 본질을 재조정하고, 당면한 현실 문제에 대해 발언권을 행사하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기억사'라는 분명한 경계 안에서 집단 무의식 너머에 출렁거리는 원초적 체험을 상상, 구성하고 해석, 체험하는 저자의 학술 여행은 현란한 서술과 시각 효과를 덮어쓰지 않고도 양자의 행복한 만남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기억은 '객관적 증거'와 대조해 보지 않고는 역사적 자료로서 유효하지 않다. 이런 사실은 개별 기억의 경우뿐 아니라 집단 기억에도 적용된다."

"기억이 이렇게 '계속 살아남는' 이유는 사건들의 지속적인 중요성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중요성은 그들의 역사적 과거로부터가 아니라 이런 사건들이 중요한 사실로 기억되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재에서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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