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신, 가난한 사람들 도스토예프스키 전집 1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석영중 옮김 / 열린책들 / 200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가난하다 가난하다 해도 어쩌면 그렇게도 가난한지, 세상에!"

라며 이웃을 걱정하던 자신의 처지가,

"바렌까, 솔직히 말해서 저는 지금 더 이상 가난할래야 가난할 수도 없을 만큼 가난합니다."

결국 이 모양이었으니...

간질과 유형생활, 극적인 사형 중단, 노름빚에서 기인한 궁핍 등 끝모르는 고난에 짓눌려 살았던 작가의 원체험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주인공의 바보스러운 행동과 분열된 자기 합리화, 성실성과는 동떨어진 채 도피로 일관하는 가난에 대처하는 자세, 유려한 문장에 대한 선망과 질투, 인물의 모순된 의식을 파헤치고 또 파헤치는 집요함 등 작품 곳곳에서 저자 자신의 그림자가 수시로 출몰한다.

자신을 해석하고자 했으나 자신조차도 이해할 수 없었던 그의 구부정한 의식이 기나긴 문장을 베고 애처롭게 누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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