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어두운 저편 창비시선 308
남진우 지음 / 창비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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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
땅바닥으로 추락한 새
삭아서 앙상한 뼈와 깃털 몇개로 남았다
사람들이 무심코 밟고 지나가다
침을 뱉는다
담배꽁초를 던진다
보도블록 틈새
흐린 얼룩으로 들러붙어 있는 새 한 마리
그래도 바람이 불면
땅바닥을 벗어나 솟구쳐오르겠다고
먼 하늘 향해
하나 남은 가느다란
깃털을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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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퉁이를 돈

누군가는,
얼굴을 보이지 않고,
저벅이는 발자국으로 지나간다

가만히 숨죽이고 담장에 귀대어보는 나

그건,
어쩌면,
인간의 몸을 한 사자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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