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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회고록 - 꿈이 모여 역사가 되다
이해찬 지음 / 돌베개 / 2022년 9월
평점 :
"저는 정당을 정기노선으로 다니는 대형 노선버스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총선, 지방자치 선거를 정기적으로 치러 내야 하는 정치조직입니다. 지향하는 노선이 있어야 하고 국민들의 간절한 소망을 담아내야 합니다. 특정 후보가 선거 때 올라타서 패배하면 버리고 마는 중고 승용차가 아닙니다. 특히 언론, 노조, 시민사회가 취약한 우리나라에서는 정당의 역할과 책임이 매우 큽니다. 2018년 당대표로 취임한 이후 2년 동안 한 일들, 당원이 참여하는 플랫폼을 만들고 경선 제도를 정비하며 시스템 공천으로 21대 총선을 치른 것 모두, 국민들의 뜻에 예민한 감수성을 가진 민주적이고 유능한 국민정당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었으며, 21대 총선의 큰 승리도 그 여정에 있어 하나의 결과일 뿐입니다." "2022년 봄 대선 과정에서 보듯이 선거는 패배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패배 이후에도 당과 진영이 흔들리지 않고 정체성을 지켜 내는 것, 그리고 그다음 선거를 준비할 수 있는 힘과 안정감이지요." (7)
"33년 동안 정치를 하면서 깨달은 것은 정치를 하는 사람은 온전한 공인(公人)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공인으로서의 삶을 살려면 공인의식(Public Mind)을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올바른 공인의식을 가지려면 역사와 현실을 함께 사고하는 사회과학적인 안목을 가져야 합니다." "아울러 정치인은 책임과 열정과 균형을 끊임없이 생각해야 합니다. 실제로 막스 베버는 정치인의 덕목으로 열정, 책임감, 균형을 강조했지요. 제 오랜 공직 생활의 경험에서 터득한 것은, 이런 덕목을 가지기 위해서는 정책과 사안을 다룰 때 경중과 선후와 완급을 가리는 게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어느 일이 더 중요한지, 먼저 해야만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급히 해야 할 일인지 좀 더 신중하게 시간을 두고 할 일인지를 생각해야 실수도 적고 일도 제대로 해낼 수 있습니다. 나아가 어떤 일이든 진실한 마음으로 대하고, 성실한 태도로 끈기 있게 해 나가며, 반드시 이 사안을 꼭 해결하겠다는 절실한 심정이 중요합니다." (8)
"이 책을 준비하고 구술하며 새삼 확인한 것은,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꿈이 모이면 현실이 되고, 그 꿈을 향해 나아가는 오늘이 쌓여 역사가 된다는 것입니다. 당장 어렵고 길이 보이지 않더라도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꿈을 나누고, 그 꿈을 향해 진실하고 성실하며 절실하게 오늘을 살다 보면 어느새 우리가 꿈꾸었던 일은 결국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그 꿈을 향한 하루하루 삶의 축적이 바로 우리의 역사가 됩니다. 저는 그 꿈이 이루어지는 이야기, 역사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이 책에 담고자 했습니다." "2년 가까이 준비하고 구술한 이야기를 책 한 권에 모아 놓고 나니, 참으로 그리운 사람들의 이야기, 그 시대를 함께 살아왔고 지금을 함께 사는 분들의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제가 그분들의 이야기를 한 것인지, 그분들이 제 입을 빌려 이야기를 하신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이해찬의 회고록이라는 형식을 빌려 함께 살아온 모든 분들의 이야기가 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