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고운벗을 생각하는 시간이다.
어제 비오는 저녁, 친구의 축일을 축하해 주기 위해 현관문을 나서는 순간
택배 노여사님께서 커다란 상자 하나를 주고 가셨다. 드림님께서 보내신 선물이다.
순간, 찌르르..한 마음을 뒤로하고 약속시간 때문에 열어 보지도 못한 채 외출을 하고
밤늦게 들어와 오늘 아침에야 상자를 열어 보니 또 후덜덜,~!! 아이쿠머니야...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3/0619/pimg_731727186865188.jpg)
이렇게 엄청난 책선물을 보내주시다니...@.@
상자에서 황급히 책을 꺼내 보니 또 후덜덜..~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3/0619/pimg_731727186865189.jpg)
사마천의 '사기 세트'이다.
사마천의 피를 먹고 완성된 절대 역사서 <史記>의 탄생 비화와 파란만장한 사마천의 삶을
일본 만화의 거장 요코하마 미츠테루의 섬세한 붓끝에서 만화로 다시 살아난 11권의 책.
이 사기만화를 그린 요코하마 미츠테루는, 우리에겐 <철인 28호>, <요술 공주 샐리>로
잘 알려졌던 만화가신데 그분이 그린 사기만화세트이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3/0619/pimg_731727186865190.jpg)
아무리 봐도 11권의 책선물이 주는 포스가 엄청나다.
우선 1권의 비닐을 벗겨 책 내용과 구성을 살펴보니, 이 책의 특징은
- 130권으로 이루어진 [사기]를 10편의 본편과 1권의 열전으로 재구성.
- 시대순에 의한 인물 중심 구성.
- 나라별, 지역별, 서명별 한자 기입.
- 인물과 이야기에서 유래된 고사성어와 뜻풀이를 각주로 표기했다.
사마천의 사기(史記)를 언젠가는 읽어봐야지 마음은 먹었지만 그 책의 어려움을 잘 아는지라
차마 접하진 못했는데 (아참, 노빈손의 사기1, <맹상군열전>은 읽었구나..ㅋ)
드림님께서 작년 딱 요맘때 선물로 받으시어 푹 빠지셨다는 이 인문만화세트를 보내주시니
드디어 이번 무더운 여름은, 이 책으로 무더위를 확, 날릴 수 있어 신나고 기쁘기 그지 없지만
한편으론...여러모로 마음을 많이 다치셨을 분이 이렇게 또 좋은 책선물을 보내주시니 새삼
미안하고 죄송하고 안타깝기 짝이 없다. 이궁, 그래도 보내주신 선물이니 책은 즐겁게 보리라만.
새벽에 앤님의 서재에 갔다가 올려주신 아름다운 사람 하나가 부른다.-라는 페이퍼를 읽으며
많은 생각에 젖어 들었다.
"아름다운 사람 하나가 부릅니다,
당장 길을 나서야겠습니다. "
드림님은 내가 알라딘서재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만난 , 책벗이시고 첫사랑 같은 분이다.
어느날 우연히 드림님의 서재에 갔다가 올리신 서평들이 너무 좋아서, 보기보다 급소심A형인
내가 그냥 노크를 하고 들어가 마구마구...그 책을 함께 즐겁게 본 공감이나 느낌, 그리고 곁가지
로 돋아나는 이야기들, 가령 어떤 '책'이라는' 나무' 하나에 대해 서로 좋았던 이야기, 그리고 그
나무로 날아 드는 새 이야기, 그러면 또 그 새와 함께 놀러온 바람 이야기...그리고 그 나무들이
한 그루 한 그루 모여 이룬 숲 이야기,같은 그런 고운 이야기들을 재미나고 오순도순 기쁘게
나누곤 하던 책벗.
그렇게 좋은 책을 읽고, 좋은 서평을 공유하고, 좋은 삶을 함께 지향하던 벗이 최근부터는
글을 더이상 올리지 않고, 친구의 서재에 늘 가봐도 마치 어디로 멀리 떠나간 듯한 허전함
에 어느날, 친구 계신곳으로 놀러가 나뭇잎,한 장의 문장을 빌어 내 마음을 살포시 두고 왔
는데...이렇게 큰 마음의 책선물을 보내주시니..기쁘면서도 안타깝다.
내게 알라딘서재는 복잡한 계약이나 의무의 일을 벗어나, 싱그럽고 향긋한 나무냄새 맡으며
맘껏 쉬며 놀다가 다시 나의 삶을 그 신선한 공기로 아름답게 치환하고 돌아가는 그런 장소
이다.
그리고 이곳에서 또 나는 아름다운 사람 하나,를 수없이 만난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3/0619/pimg_731727186865218.jpg)
사랑하는 드림님!!!
보내주신 책들, 정말 진심으로 기쁘고 즐겁게 잘 읽을께요.~*^^*
감사합니당~~!!!
세상을 만드신 당신께
당신께서는 언제나
바늘구멍만큼 열어주셨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어떻게 살았겠습니까
이제는 안되겠다
싶었을 때도
당신이 열어주실
틈새를 믿었습니다
달콤하게
어리광부리는 마음으로
어쩌면 나는
늘 행복했는지
행복했을 것입니다
목마르지 않게
천수天水를 주시던 당신
삶은 참 아름다웠습니다
-박경리, <우리들의 시간>-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