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성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71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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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쯤인가 <내이름은 빨강>이란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

그 책이 참 신선했고 그래서 이번에도 망설임없이 오르한 파묵의 하얀성을 선택했다.

그런데 좀 어렵다.

 

나에대한 이야기같은데...

어떠한 큰 변화나 사건없이 잔잔하게 때로는 지루하게 느껴졌다.

터키를 배경으로 두고 있는 이 책은 내게 터키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그런데 좀 어려웠다.

 

베네치아에서 나폴리로 가는 길에 터키함대에 의해서 포로로 터키에 끌려오게 된 이 책의 주인공.

그는 그와 놀랄만큼 닮은 호자라는 사람을 만난다.

호자는 그를 통해 서방의 모든 것을 배우고 싶어했고 그는 호자에게 자신의 지식을 가르쳐줬다.

서로가 서로를 가르치고 함께 연구하고 함께 만들고 그 결과물이 파디샤의 마음에 들어야하고

그렇지 않을때 절규했다.

파디샤는 호자와 그의 생각까지도 구분할 줄 알았다.

하얀성에서 호자는 베네치아로 떠난다.  그인 것처럼.

그는 호자인 것처럼 터키에서 산다.

 

책의 줄거리는 이러하다.

그런데 호르한 파묵이 독자에게 주고 싶은 메세지는 무엇일까?

내가 아는 내가 나인가?

나는 또다른 나일 수 있는가?

 

이 책을 읽는 내내 나에 대해서 생각했다.

내가 나라고 생각하는 것이 나인지...

나는 나에 대해서 진심으로 알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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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66
일연 지음, 김원중 옮김 / 민음사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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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삼국유사를 다 읽었다.

드디어라는 단어처럼 1년남짓 시간이 걸렸나보다.

시간적 순서에 따라서 쓰인 글에 익숙한 나는 이 책을 읽을 때

굉장한 불편함을 느꼈다.

특히나 초입에...

일연은 시간적 순서에 상관없이 때때로 왔다갔다하면서 글을 썼기에

혼란스러웠고 그때마다 투덜거렸다.

이렇게 글을 쓰면 어떻게해~~

 

하지만 중반으로 넘어가면서 그런 일연의 글쓰기가 익숙해졌고

편안하게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참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전래동화에서 나오는 모티프들이 삼국유사에서 나온 것들이 참 많다는 걸 느꼈다.

 

요즘 좋은 책들도 많은데 왜 삼국유사를 읽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다.

그건 나에 대해서 알고 싶은 마음에서 나온다.

우리나라에 대해서 알고 싶고 특히나 역사에 대해서 알고 싶다.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되고 이런 내가 좀 혼란스럽다.

하지만 과거를 안다는 것이 현재의 내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신라의 입장에서 기술해서 마음이 쓰이는 부분들도 있었지만

역사는 강자의 입장에서 기술하는 것이 아니던가.

백제와 고구려도 이와같은 책으로 기록을 남겼다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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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바다 사계절 그림책
서현 지음 / 사계절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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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만나게 된 건 에서 였다.

우리집 꼬마가 이 책을 내게 읽어달라고 가져왔었다. 

그리고 당장 주문했던 책이다.

 

눈에 가득한 눈물그림 속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세균은 아닌데 그 무언가가 있다.

눈물에 떠다니고 있다. 노란 얼굴빛을 하고 있는 이 책의 주인공은 이름이 없다. 

그저 밤송이 같이 생겼고 여기저기에서 혼이나는 정말 슬픈 초등학교생이다.

그러다가 침대에서 슬피슬피 우는데 점점 눈물이 모여서 바다가 된다.

나를 혼나게 했던 내짝꿍, 나를 혼냈던 담임선생님, 늘 자주 다투시던 부모님, 맛없는 급식을 만들어주시는 요리사선생님 뿐만 아니라 여러 책의 주인공들도 함께 떠다닌다.  자기를 힘들게 했던 사람들이 떠다니는  모습에 주인공은 신이났지만 나중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침대보에 싸서 구해준다.  물밖으로 끌어내고 드라이로 말리고 빨래줄에 넌다. 

그리고 한마디한다.  "후아 시원하다."

 

이 책이 재미있는 이유는 아이의 억울함이 작가의 상상력 속에서 과하지 않게 잘 풀어나갔기 때문이다.  또한 그림이 주는 재미를 빼놓을 수 없다.  만화를 즐겨봤다던 서현작가는 <이상한 화요일>이라는 그림책을 보고 그림책이 이렇게 재미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뒤 그림책 작가가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이 책에서 만화같은 느낌이 많이 난다.  다시 그림을 펴고 한참을 보게 되는 그림책이다.  눈물바다에서 사람들이 떠다닐 때 한쪽에서는 선녀가 때밀이로 때를 밀고 있는 모습도 있고 인당수로 뛰어드는 심청이도 있고 다양한 그림책의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그저 재미만 추구한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심리를 참 잘 묘사한 것 같다.

주인공이 집에 돌아왔을 때 엄마와 아빠가 싸우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을 공룡 두 마리라고 표현하고 앞치마 입은 공룡과 넥타이를 맨 공룡으로 그렸다.

아이는 사람인데 왜 엄마, 아빠는 공룡으로 그렸을까 생각했는데 아이입장에서 부모님의 다툼이

얼마나 무섭고 두려운 것인가를 공룡이란 이미지로 잘 담아낸 것 같다.

그런 아이의 심정을 작가는 아주 잘 아는 듯하다.

 

분명 아이들도 화가난다.  아주 많이 날 수 도 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풀어야할지 아이들은 잘 모르고 안다고 해도 어른들이 허용하기 힘들때가 많다.

이런 이 시대에 아이들의 마음을 후련하게 풀어주는 그림책이라고 생각된다.

앞표지에는 눈물이 글썽글썽한데 뒷표지에는 환하게 웃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작가의 의도가 표지에도 참 잘 나타나있는 것 같다.

 

아이들의 심리를 잘 다룬 그림책들이 있다:

<소피가 화나면 정말, 정말 화나면> <혼나지 않게 해주세요>

<소피가 화나면>이란 책은 화가났을 때 어떻게 해야하는 지 알려주는 책이라면

<혼나지 않게 해주세요>란 책은 아이의 마음을 몰라주고 혼내기만 한 어른들을 반성하게 하고 감동하게 하는 책이다.

나는 아이가 보는 그림책으로 웃음과 상상력으로 아이들의 마음을 풀어줄 수 있는 책을 고르라면 단연 이 책을 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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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책날개를 달아 주자
김은하 지음 / 살림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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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운동권>

이 책을 덮고나서 딱 남는 단어이다.

 

엄마들이 추천도서에 현혹되지 말고 아이가 읽어야하는 책을 읽고 엄마가 좋은 책을 선정하고 나쁜 책은 퇴출시켜야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다.

 

어린이와 그림책에 관련된 책 중에서 이만한 책을 보지 못한 것 같다.  두꺼운데 지루하지 않고 알차며 할 소리 다하는 그런 책이다.^^

내가 남에게 추천해줄 수 있을 것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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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때와 죽을 때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46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지음, 장희창 옮김 / 민음사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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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사랑

아마 이 책의 핵심어일 것이다.

그런데 전쟁으로 인해서 벌어지는 처절한 상황과 애뜻한 사랑을 그렸다기보다

뭔지모를 차분함이 있다.

독자가 다른 그 무엇에 집중하도록 하려는 의도일까?

 

내가 읽으면서 느꼈던 것은 전쟁으로 인간이 어떻게 변해가는가가 아니라

전쟁에 참전한 한 군인이자 이 책의 주인공인 그래버가 왜 전쟁을 해야하고

왜 전쟁은 계속되는가를 고민하는 모습에 포커스가 맞춰진 책같다.

 

배경은 세계2차 대전 러시아와 독일이다.  독일군인인  그래버가 3주간의 휴가를 나왔다.

불타버린 마을을 보고 자신의 부모님을 사방으로 찾다가 만나게 된 동창생 엘리자베스와 사랑에 빠지고

결혼한다는 것이 중심이야기이다.

 

그래버는 적국인 러시아군을 죽여야함에도 불구하고 더이상 사람을 죽이고 싶지 않다는 아주 개인적인 생각을 한다.

만약 그래버가 러시아군을 죽이지 않는다해도 러시아군이 독일군을 발견하면 그들도 똑같이 그래버를 참혹히 죽일 것이다.

책에서도 그래버가 러시아 포로를 놓아주었음에도 그들에게 죽임을 당하는 부분이 나온다.

내가 적을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임을 당한다.

 

국가는 무엇인가? 

나를 지켜주는 보호막인가?

생명을 존중하는 것보다 국가를 위해 싸우는 것이 더 중요한가?

왜 인간은 국가라는 경계를 그어놓고 서로를 죽이는 전쟁을 하는가?

지금의 국가경계가 많은 시간이 흐른뒤에는 달라질것이고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적이었다가 후대에 한 나라가 될 수도 있는 것이 아이러니다. 

 

지도자를 잘 뽑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소수의 지도자들이 전쟁을 택하기도 하고 평화를 택하기도 한다.

그들의 선택이 그 나라에 살고 있는 개인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가?

정치는 생명이다라고 나꼼수에서 들었을 때 그 당시 정치와 거리가 먼 나로서는 좀 부담되고

과장된 말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사랑할 때와 죽을 때>를 읽고나니 갑자기 그 말이 떠오른다.

 

정치는 생명이다.  나와 내 가정, 그리고 내가 살고 있는 이 나라를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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