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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을 쫓는 아이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굉장히 두꺼워보여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내게 도전적으로 보였던 책, 연을 쫓는 아이.
그러나 굉장히 잘 읽혔고 마음이 아팠다.
이 책은 굉장히 섬세하게 쓰여진 책이었다.
아프카니스탄이 이래요~라고 실상을 낱낱히 고해바치는 그런 글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런 글보다 강렬하게 다가왔다.
이것이 글의 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소년이 등장한다.
그 소년이 물론 주인공이고 위대하고 거대해 보이고 멋진 아버지 밑에서
자라나는 아주 작고 조용하고 소심한 새싹이었다.
이런 그가 겪는 부담감과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그의 모습이 안타까웠다.
책속의 그를 만난다면 넌 너대로가 좋아~라고 말해주고 싶을 정도였다.
그 동안 만나왔던 멋지고 강인하고 철두철미하고 그런 멋진 주인공을 책속에서 만나다가
아주 가녀리고 인간적인 한 소년(아미르)을 만나서 반가웠다.
그러나 책속의 소년은 아버지로부터 인정받고 싶어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늘 하인의 아들 하산을 더 좋아하는 듯했다.
부유한 상인이자 적극적이고 남성적인 아버지 밑에서
아미르는 아버지와 다른 자신을 부정한다.
그 부분이 마음이 아팠다.
아미르는 그렇게 자라다가 연날리기 대회에서 1등을 하면서 아버지에게 인정받게 된다.
그러나 그 날 자신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는 친구, 하산을 저버리게 되고
이 사실은 아미르에게 평생 마음의 짐이 된다.
아프가니스탄을 떠나 미국으로 아버지와 함께 떠났고
하산이 자신의 이복동생인 걸 알게 되어 그의 아들을 찾아내기 위해서
다시 아프가니스탄을 찾아간다.
그의 눈에 비춰진 아프가니스탄은 참담하다.
나는 이 소년의 눈으로 그 상황을 보고 있지만 참으로 참담함을 느낀다.
하산의 아들을 구출해서 미국으로 돌아와도 그는 그의 마음을 쉽게 열지 못했다.
하산이 자신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었던 것처럼
아미르도 하산의 아들에게 그런 사랑을 준다.
그러다가 연을 날리며 그의 마음을 열게된다는 것으로 이 책은 끝을 맺는다.
이 부분을 읽을 때 왜 난 <100만번이나 산 고양이>란 그림책이 떠오를까?
아프가니스탄의 참담한 현장 고발?
남자답지 못한, 하지만 아버지처럼 남자다운 모습을 가졌으면 하는 섬세한 소년의 일대기?
아프가니스탄 문화?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
나는 이 책에서 여러가지를 볼 수 있었지만 역시 부모와 자식의 관계가 가장 뇌리에 남는다.
부모에게 인정받기 위해 애쓰는 아미르.
나는 아미르를 통해서 나를 보기도 한다.
나는 전혀 여성스럽지도 여성스럽기를 바라지도 않았지만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었고 인정받고 싶었다.
아직도 내 안에 그런 소녀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