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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을 위로해줘
은희경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1월
평점 :
비오는 날 책읽는 것을 좋아한다.
바로 오늘 시간적 여유가 있었고 비도 오고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에 너무 감사했고 책을 읽는 내내 행복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공지영씨 생각이 왜그렇게 나는지 알수 없었다.
공지영씨의 <즐거운 나의집>과 유사하다는 생각을 지울수 없었다(난 그 책을 좋아한다.)
그래서 몰입이 어려웠다.
질풍노도의 시기라는 고등학교시기에 나는 뚜렷한 특징없이 보냈고
그저 융통성없는 모범생에 불과했고 선생님이 뭘 하라고 시키기를 바라는 생각없는 반장이 바로 나였으니까...
책속의 등장인물 중 나는 마리를 닮았다.
나는 그래서 채영이보다 마리가 어떻게 변했을지 궁금했다.
하지만 작가는 마리는 다루지 않았다.
이 책속에는 엄마들, 아빠들이 나온다.
나도 엄마가 되었고 내 남자친구는 내 아이의 아빠가 되었다.
그래서 그럴까? 계속 그들의 이야기만 눈에 들어왔다.
저 아이들의 방황이 아니라...
아이를 위해서 희생하는 엄마들을 비난하는 사람들과
아이를 위해서 희생하지 않는 엄마들을 비난하는 사람들.
도대체 엄마들은 뭘 어떻게 해야하는가?
뭘해도 비난받아야하는 존재가 엄마인가?
나는 좀 답답했다.
이혼한 엄마, 특히 옷칼럼리스트여서 원고쓰느라 밤샘을 하고
잠이 안와서 매일 술을 마시고 애인도 자주 바뀌는 엄마를 이해하고 측은해하는 아들의 눈으로 이 글을
써내려갔지만 나는 그 관점이 아들의 관점이 아닌것 같았다.
자신을 이해해주기 바라는 어른인 엄마의 시선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공지영씨의 책처럼...
그렇다고 내가 작가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공지영씨도 그닥 좋아하지 않았지만 나중에 그녀의 책을 읽고
"그녀도 작가이기전에 엄마구나~."라는 걸 깨닭고나서 그녀의 책에 눈길이 가기시작했다.
이 작가에게도 그 정도의 호감인 것 같다.
너무 잔잔한 글보다 우리 내면을 좀더 솔직히 내보이는 글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 속의 엄마와 애인은 너무 지적이고 고상하다.
이 시대에 이혼한 사람들 특히 여성들은 편견속에 살아가고 고통받고 있다.
그런 그들의 고충보다 너무 우아하고 쿨한 캐릭터를 그린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왠지 버석버석하다.
남자는 남자답게, 여자는 여자답게를 요구하는 사회에 대한 어떤 변화의식도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은 것 같다.
남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이 격는 고충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아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그 세상에서는 그런 ~답게 식의 사회적 압박도 완화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