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킹 매트릭스 : 1분 영어 말하기 스피킹 매트릭스 : 말하기
김영욱 지음 / 길벗이지톡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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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전에도 이 책을 산 기억이 있다.
1분을 만들면 2분이 되고 3분이 된다는 약속이 선명했다. 표현은 외웠고 페이지는 넘겼다. 그런데 말은 그 자리에서 끊겼다. 아는 문장이 입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2026년 전면개정판은 그 끊긴 자리를 숨기지 않는다. 저자 김영욱이 전하려는 것은 더 많은 문장이 아니다. 한국인이 영어를 말할 때 한국어가 먼저 끼어드는 구조를 훈련으로 밀어내라는 것이다. 짧은 덩어리를 넣고, 그 덩어리를 섞어 실제로 말하게 한다. 1분은 눈덩이의 핵이다. 핵이 단단해야 다음에 살이 붙는다.

달라진 것은 거울이다. 1대1 AI 스피킹 코칭은 다음 페이지로 쉽게 보내지 않는다. 말한 문장을 단어별로 보여 준다. 전체 점수가 괜찮아도 동사 하나가 무너지면 그 자리에 붙잡힌다. 발음이 얼마나 헤맸는지를 숨기지 않는 장치가 이 판의 핵심이다.

나의 발음이 구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외국인의 몇초간의 마가 무슨 의미인지 알게 되었다.
그들의 머리속은 비숫한 단어들을 찾고 있었던 건가보다.

작가가 이 책으로 전하려고 한 것은 유창한 연기자가 되라는 말이 아니다. 필요한 순간에 꺼낸 소리가 상대의 귀에 그 단어로 도착하게 하라는 것이다. 독자가 얻는 것도 그 지점에 있다. 보면 아는 영어와 말하면 들리는 영어의 간격을 수치로 확인하고, 막힌 단어만 다시 말해 같은 날 입에 돌려놓는 습관이다.

14년 전의 나는 책을 덮으면 훈련이 끝난 줄 알았다. 이번 책은 입을 열기 전에는 끝나지 않는다. 다음으로 넘어가지 않는 그 고집이, 이상하게도 말이 이어지는 시작이었다.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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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을 예측하라 - 예측 AI는 어떻게 기업의 미래를 바꾸는가
정두희 지음 / 청림출판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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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을 예측하라. 이 문장은 점을 치라는 말이 아니다. 맞힐 수 없는 사건을 미리 알아내라는 말도 아니다. 저자 정두희님이 가리키는 지점은 더 단호하다. 블랙스완 자체는 맞힐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이 터진 직후 가장 먼저 움직이는 구조는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에서 예측의 의미가 바뀐다. 미래를 정확히 그리는 기술이 아니라, 아직 오지 않은 여러 상황에 대한 행동을 미리 설계하는 기술이다. 누가 더 빨리 대응하는가가 게임이 아니다. 누가 먼저 설계하는가가 게임이다. 사건이 난 뒤에 회의를 여는 조직은, 사건이 나기 전에 이미 시나리오별 행동을 갖춰 둔 조직을 이길 수 없다.

생성형 AI가 말을 대신하는 시대에 저자는 기업의 진짜 승부를 다른 곳에 둔다. 내일 팔릴 양, 다음 주 원자재 값, 아직 없는 상품의 수요. 그 숫자를 손익과 발주와 생산에 바로 연결하는 일. 예측과 행동 사이의 간극이 사라진 조직이 남는다는 것이다. 사용자를 유능하게 만든다는 그의 말은 여기서 구체적이다. AI가 사람을 대체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의 판단이 사후 수습에서 사전 설계로 옮겨가는 이야기다.

독자가 얻는 것은 도입 체크리스트가 아니다. 회의실의 질문이 바뀐다. 이번 달 얼마나 팔렸나가 아니라, 다음 달 무엇을 만들지 않게 할 것인가. 그 질문이 생기는 순간, 불가능을 예측하라는 제목은 허세가 아니라 조직의 숙제가 된다. AI를 어디에 붙일지 고민하는 사람에게 이 책은 도구 설명이 아니라 경쟁의 규칙이 된다.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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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문명 - 원자에서 양자컴퓨터까지, 세계를 움직이는 양자의 힘
한정훈 지음 / 김영사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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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의 역사에서 도구의 문명으로,

책을 펼치기까지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휴가 기간 바쁜 일상에서 빠져나와 따뜻한 욕조에 몸을 담그고 나왔을 때, 몸은 천근만근이었고 쏟아지는 피로감에 침대에 등을 대자마자 잠들기 일쑤였다. 그렇게 스스로를 합리화하며 보낸 일주일 끝에 마침내 펼쳐든 한정훈의 《양자 문명》은, 단순한 과학 교양서를 넘어 양자의 역사를 통해 인류 문명의 뼈대를 다시 읽어내게 만드는 정교한 역사책이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문명을 움직여온 동력이 증기에서 전기로, 그리고 전기에서 양자로 이어져 온 도구의 역사를 짚어낸다. 인류의 삶은 탄소 문명에서 전기 문명으로, 그리고 마침내 세 번째 양자 문명의 입구로 진입하고 있다. 첫 번째 물결이 원자핵의 에너지를 다루는 시대였고, 두 번째 물결이 반도체와 레이저로 정보혁명을 일으킨 시대였다면, 지금 우리가 마주한 세 번째 물결은 중첩과 얽힘이라는 자연의 확률 그 자체를 연산과 통신의 원리로 삼으려는 시도다. 도구가 사상과 제도를 앞질러 세상을 바꾸는 문명사의 법칙이 다시 한번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 책이 보여주는 양자 문명의 세 번째 물결이 ASI(인공초지능, Artificial Superintelligence)와 결합하는 미래를 상상할 때, 가슴 한구석에는 덜컥 두려움이 밀려온다. ASI는 인간의 지능을 모든 영역에서 압도적으로 초월하는 인공지능을 뜻한다. 기존 고전 연산의 한계에 부딪혔던 복잡성을 해결하기 위해 호출된 양자컴퓨팅이라는 새로운 연산 엔진이 무한에 가까운 확률적 연산 속도를 제공하고, 여기에 스스로 학습하고 진화하는 ASI가 탑재된다면 그것이 가져올 변화의 파도는 인간이 감당할 수 있는 범주를 넘어설지도 모른다. 확실성을 포기하는 대신 여러 가능성을 한꺼번에 다루는 양자의 엔진과, 인간의 통제를 벗어날지 모르는 초지능의 결합은 문명의 위대한 도약이자 동시에 거대한 불확실성의 공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정훈의 《양자 문명》이 주는 가장 큰 수확은 신비주의나 막연한 공포를 걷어내고, 손안의 전화기와 밤을 밝히는 전등 속에 이미 깊게 뿌리내린 문명의 언어를 냉철하게 읽어내는 문법을 선사한다는 점이다. 스마트폰 한 대 안에도 유리와 자석의 역사, 벨 연구소의 트랜지스터, 레이저와 원자시계가 겹쳐 있음을 깨닫게 되면, 양자라는 단어가 단순한 공포의 수사나 투자 테마로 쓰일 때 진짜와 과장을 가늠할 수 있는 단단한 혜안이 생긴다.

침대 위에서 겨우 첫 장을 넘겼던 그 일주일의 주저함이 무색하게, 책은 인류가 걸어온 길과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윤곽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ASI와 양자 문명이 엮어낼 미래가 비록 두렵고 불확실할지라도, 확실하지 않기에 오히려 새로운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는 법이다. 이 책은 막연한 미래 앞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우리가 이미 살고 있는 문명을 읽어내는 가장 큰 힘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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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 잠 못들 정도로 재미있는 이야기
마스다 유스케 감수, 정나래 옮김 / 성안당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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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마스다 유스케의 멘탈은
멘탈을 근성으로 보지 않는다.
마음은 뇌이고, 마음의 피로는 뇌의 피로다.
무너지기 전에 몸과 관계와 지식부터 손보라는 말하고 있다.

남는 문장은 두 개다.

25장.
지금 고민이 5년 뒤, 10년 뒤에도 고민일지 중장기로 내다보라.
어떤 고민은 풀지 않아도 다음 생애 주기로 넘어가며 잊힌다.
오늘의 해상도로만 보면 모든 일이 급하다.
시간을 늘리면 해결할 것과 지나갈 것이 갈린다.

29장.
몸이 건강하지 않으면 멘탈은 평생 무너진다.
멘탈을 돌보기 전에 먼저 돌볼 것은 몸이다.
연료가 떨어진 뇌에게 긍정하라 하는 것은 공회전이다.

이 두 장이 나머지를 삼킨다.
사회관계망의 한 줄도, 직장의 모욕도, 쉬는 날의 자기혐오도 결국 두 질문이다.
이것은 5년 뒤에도 고민인가.
지금 내 몸은 이 고민을 다룰 상태인가.

유튜브에서 한 정신과 의사의 말이 겹쳤다.
우울증은 보기보다 약이 잘 듣고 완치도 가능하다.
문제는 늦게 오는 것이라고.
경쟁자는 점집과 술과 친구이고, 마지막 경쟁자는 병원 문턱이다.
사회적 문턱, 남들의 시선만 넘으면 보기보다 허무할 만큼 낫기도 한다.

사람들이 점을 보고 술을 마시는 이유는
고민을 오늘 안에서 끝내려는 초조함이다.
요즘은 병원 문턱이 많이 낮아졌지만 인식의 문턱은 아직 높다.
지금의 고통을 영원의 고통으로 착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이 남는다.
우리는 문제를 반복하는가.
아니면 의심 없이 같은 순서를 반복하는가.
몸부터 보지 않고, 오늘 안에서만 풀고, 병원은 맨 나중에 가는 그 순서.

작가가 전하는 것은 강한 멘탈이 아니다.
고민의 수명을 재는 눈과, 몸부터 고치는 순서다.
그 두 습관이 생기면 표지의 질문도 작아진다.

지나가면 그 일은 아무것도 아니다.
고통을 무시하라는 말이 아니다.
시간의 단위를 되찾으라는 말이다.
몸이 버틸 때, 시간은 실제로 지나간다.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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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인문 기행 3 - 고전 들고 떠나는 그리스 문명과 사상 유랑기 그리스 인문 기행 3
남기환 지음 / 상상출판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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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니아 기둥 위에 아테나가 도시를 내려보는 첫 장에 창을 든 손과 방패를 쥔 손, 투구 위의 벼슬, 그리고 도시를 한곳으로 모으는 눈빛. 그 아래 펼쳐진 사진은 파르테논이 앉은 아크로폴리스와, 언덕 기슭에 남은 극장의 돌이다. 남기환 작가님의 그리스 인문 기행 3권은 여기서 출발한다. 아테네에서 헬레스폰토스까지. 고전을 등불 삼아 문명의 발자취를 되짚는 길이다.

작가가 전하려는 것은 신전의 이름 나열이 아니다. 수호 여신이 내려다보는 도시가 어떻게 민회와 비극과 철학을 한꺼번에 품었는지, 그 영광이 왜 폐허로 남았는지를 걷는 속도로 묻는 일이다. 표지에 적힌 대로 신화와 역사와 삶의 이야기가 한자리에서 숨 쉬는 풍경을, 호메로스와 헤로도토스와 플라톤을 손에 들고 다시 지나가는 일이다. 독자에게 설명을 퍼붓기보다 그 자리에 서서 자신을 만나게 하려는 태도가 첫 장부터 드러난다.

넘겨 읽기 좋은 책은 화려한 문장보다 자신만의 리듬을 가진 책이다. 이 3권은 그 리듬으로 아테네의 돌과 헬레스폰토스의 물결을 잇는다. 그리스에 가지 않아도, 고전을 한 줄 들고 그 길을 한 번 걸어볼 수 있게 한다. 그것이 작가가 권하는 유람의 방식이다.

읽다 보면 이상한 대조가 떠오른다. 단군신화는 우리 곁에서 점점 얇아지는데, 그리스 신화는 다음 세대의 입과 화면 안에 그대로 살아 있다. 오디세우스가 고향에 돌아오던 날, 주인을 스무 해 동안 기다리다 알아보고 쓰러진 개 아르고스의 죽음 앞에서 한국 사람들이 눈물을 흘린다. 천만 명 가까운 눈앞에 그 귀환과 그 개가 놓여 있는 풍경을 보면, 서양 문학권의 감수성을 온전히 느끼는 세대에 이미 들어섰다는 생각이 든다. 남의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 것이다. 기다림과 알아봄과 늦은 귀환이 우리 삶의 문법으로 스며든 것이다.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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