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미래의 설계자 -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미래에 도착한 남자, 일론 머스크가 제시하는 미래의 프레임
애슐리 반스 지음, 안기순 옮김 / 김영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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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머스크의 힘, 독서

 

   지금 우리 모두가 개인 비행기를 갖고 있는 것을 상상할 수 없듯이 개인 자동차를 갖는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었던 1900년대 초반, 포드는 1908년 이른바 'T형 자동차생산에 들어가면서 대중을 위한 자동차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포드의 비밀병기는 컨베이어 벨트를 활용한 조립 생산 시스템‘. 도축장에서 돼지가 컨베이터 벨트에 실려 여러 단계를 거쳐 순차적으로 분해되는 과정을 관찰하다가 분해의 역과정으로서 조립 생산이란 아이디어를 얻어 고안해 낸 포드는 이 시스템으로 생산공정 표준화와 합리화를 이룩해 자동차 한 대를 생산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12시간에서 1시간으로 줄였다. 그 결과 1908년 노동자 한 사람이 연간 자동차를 3대를 하던 것이 19대로 늘었고, 그만큼 자동차 가격도 싸져서 그의 말대로 상류층의 전유물인 자동차가 어지간한 봉급생활자라면 누구라도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사람들에게 무엇을 원하냐고 물으면 아마 가장 빠른 말이라고 했을 것이다.” T형 자동차를 출시하며 헨리 포드가 한 말이다. 100년 후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 역시 매킨토시가 세상에 나왔을 때 소비자들이 원했던 것은 더 좋고, 더 빠르며, 값싼 MS-DOS 컴퓨터였다.”고 똑같은 말을 한 바 있다. ‘존재하지 않던 시장에서 소비자의 보이지 않는 니즈를 찾아낸 혁신가들은 어떻게 이런 아이디어를 생각해 낸 것일까?



   원래 훌륭한 아이디어는 그것이 익숙한 현실이 되기 전까지 미친 생각이고, ‘미친 놈취급을 받기 마련이다. 그런데 2013<타임지>에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으로 선정하고, 2014년 현재 <포브스>에 따르면 70억 달러(74,000억원)의 재산을 가진 미국의 중년 사업가 일론 머스크는 현재도 미친놈 소리를 듣고 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멸망할지도 모를 인류를 위해 지구인들을 화성으로 보낼 계획으로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어서다.

 내가 미쳤다고 생각하나요?”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이 던진 질문. <일론 머스크, 미래의 설계자>는 이 문장으로 시작한다.

 

   내가 일론 머스크 자신을 물론, 주변인물 300명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쓴 500여 페이의 이 평전에 주목한 이유는 그가 시급 1달러를 받던 남아공 이민자 출신에서 거액의 재산 보유한 거부(巨富)가 된 때문도, 영화 아이언맨의 모티브가 된 실제 주인공인 때문도 아니다. 그가 돈을 좇는 장사치가 아니라 꿈을 좇는 진정한 비즈니스맨이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대학 시절부터 인구 증가와 환경오염, 식량 부족 등의 이유로 지구는 언젠가 종말을 맞이할 것이라 생각했고, 인류의 멸종을 막기 위해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했다. 그리고 그 답을 인터넷과 우주, 그리고 청정에너지에서 찾았다. 인류를 화성에 보내겠다는 계획이 서자 그는 바로 실천에 옮겼다

. 스탠퍼드 대학원에 입학한지 단 이틀 만에 자퇴하고 페이팔이라는 메일 결제 소프트웨어 회사를 창업하고, 이를 키워 인터넷 경매회사인 이베이에 매각하고 그때 받은 17,000만 달러를 기반으로 자신이 진정 원했던 사업을 시작했다. 자신의 기술로 공상 과학 소설이 펼치는 꿈을 실현하고 눈부신 기계가 생산되는 시대를 향해 길을 닦고 있는 점에서 하워드 휴스보다 토머스 에디슨에 가깝다(37)는 저자의 말처럼 실리콘 밸리의 마피아로 불리면서도 인터넷속 소프트웨어가 아닌 하드웨어에 집중했다.


   머스크는 화성으로 비행 가능한 로켓 개발이라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스페이스 엑스를 설립,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설립 6년 만에 독자 개발한 로켓 팰컨의 발사에 성공했고, 그로부터 2년 후 민간기업 최초로 우주선 드래곤을 국제우주정거장에 도킹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이와 동시에 그는 크고 원대한 꿈과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작은 꿈을 적절하게 분배했다.

다시 말해 이산화탄소에 의한 환경오염을 조금이라도 막기 위해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전기자동차를 개발하는 회사 테슬라를 설립했고, 201211월 출시한 지 불과 몇 달 지나지 않아 모델 S<모터 트렌드>가 조사를 실시한 이래 최초의 만장일치로 올해의 자동차로 선정되었다. 또한 <컨슈머 리포트>는 모델S에 사상 최고점인 100점 만점에 99점을 주면서 지금까지 생산된 자동차 중 최고라는 찬사했다.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전기를 생산해 자동차에 공급하기 위해 태양광발전 사업체인 솔라시티는 태양광 패널을 개인주택에 대여하고 기존 전기세보다 싼 요금을 내게 하는 개인 소유 전력 네트워크 시스템을 사업으로 하는 솔라시티는 뉴욕증권거래소 상장회사로써 최근 급속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우주선과 전기자동차, 그리고 태양열 개인 발전소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현실화하면서 일으킨 수많은 시행착오 때마다 머스크의 천문학적인 자금이 공중분해 되었고, 언론의 조롱거리가 되었다. 하지만 일론은 꿈을 놓지 않고 다시 일어섰다. 이런 모습에 감동한 구글의 창업자 래리 페이지는 수천만 달러를 투자하며 그를 부축했다. 그에 대해 페이지는 이렇게 설명했다.


전반적으로 실리콘밸리나 기업리더는 대게 돈이 부족하지 않아요. 따지고 보면 기부를 할 수 도 있고, 쓰고 싶은 대로 쓰고도 남을 만큼 돈이 있는데 별로 이익이 남지 않는 기업에 굳이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할 이유가 있을까요?

일론이 내게 좋은 본보기인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일론은 세상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해야 하지? 그런 의미에서 자동차 문제와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고 우주 식민지를 개척 해야겠네라고 말합니다. 나는 그것이 매우 흥미로울 뿐 아니라 설득력 있는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일론은 지금 그 목표를 이루려고 사업을 벌이는 거죠. 이 점이 일론에게는 경쟁 우위이기도 합니다.”(505~506

   이 글의 처음에 물었던 질문으로 다시 돌아가 보자.존재하지 않던 시장에서 소비자의 보이지 않는 니즈를 찾아낸 일론 머스크는 어떻게 이런 아이디어를 생각해 낸 것일까? 나는 이 지면에 어울리는 대답을 찾고자 한다. 바로 그의 독서력에 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책을 손에 쥐고 살았다. 동생 킴벌은 형은 하루에 보통 열 시간씩 책을 읽었어요. 주말이면 하루에 두 권도 읽었죠라고 말했다. 가족이 한창 쇼핑하는 사이에 일론이 슬그머니 사라진 일은 수없이 많았다. 어머니나 남동생이 그를 찾아가 가장 가까운 서점에 가면 일론은 서점 구석의 바닥에 앉아 정신없이 책을 읽고 있었다.“(54)

<은하수를 여행하는 하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와 더불어 <반지의 제왕>,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 시리즈, 로버트 하인라인의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 등을 즐겨 읽으며 학교 도서관과 마을 도서관에 있는 책을 모조리 읽어버렸던 머스크. 머릿속에 사진을 찍듯 정확한 기억력으로 초등학교 3~4학년 때 백과사전 두 질을 섭렵해 만물박사로 불릴 만큼 그는 대단한 독서광이었다.


나는 사람들이 소중히 여기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항상 깊이 생각한다. 그러한 가치를 눈에 보이는 형태로 만들면 사람들은 기꺼이 돈을 지불하기 때문이다. 나는 돈이라는 것이 사회(다른 사람들)가 필요로 하는 방향으로 흐른다고 생각한다 평소 말했던 일론 머스크. 독서를 통한 통찰이 아닐 수 없다.

늘의 일론 머스크를 만든 인류의 화성이주계획은 그가 어릴 때 즐겨 읽었던 공상과학소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가 아니었다면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도 부자가 아니라 장차 인류의 미래에 정말 중요하고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데에 그가 깊이 고민했다는 점도 깊이 감동했다.

   최근 중국 관광객 덕분에 당장 돈이 된다고 하니 서울시내 면세점 입찰에 HDC(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 현대DF(현대백화점), 롯데, 신세계,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SK네트웍스, 이랜드 등 재벌들로 구성된 7개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동시대에 사는 비슷한 또래의 사업자들이 벌이는 사업이, 아니 생각이 비교하기 민망할 만큼 달라도 너무 다르다. 그 확실한 이유가 독서를 통한 통찰이 아니고 무엇일까. 내가 한국경제의 미래가 암울하다고 바라보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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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B (Magazine B) Vol.37 : 츠타야(TSUTAYA) - 국문판 2015.6
B Media Company 지음 / B Media Company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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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나음보다 다름>(북스톤)을 통해 알게 된 브랜드 잡지 <매거진 B>.

검색해 보니 유니타스 브랜드와는 전혀 새로운 느낌이었다. 매월 즐기는 에스콰이어에 하나 더 추가해야겠다 싶었다.

더 반가운 것은 주제가 일본에서 라이프 스타일을 판다는 CCC그룹의 대표서점 츠타야TSUTAYA 였다.

주문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잡지가 도착한 건 적은 양이지만 단비가 내리던 지난 수요일이었다. 비소리를 들으며 막 내린 드립커피 한 잔을 옆고 놓고 책을 펼치니 일본의 츠타야로 순간이동한 기분이 들었다. 일본의 부르터스인가 하는 어느 잡지는 한 권이 나올 때마다 단 하나의 기업광고만을 싣는다던데, 단 하나의 광고도 없는 잡지는 <매거진 B> 전에는 듣도 보도 못했다. 활자 하나 없이 양면이 이미지로 가득한 페이지도 수두룩, 페이지 숫자 마저 공해였던지 없앴다. 그 덕분인가, 마치 화랑에 온 듯 이미지에 사로잡혀 몰입하며 만끽할 수 있었다.

 

 

여성들이 백화점을 가면 모두 훑어보고 난 후에 사려던 제품을 산다던데, 내 책 쇼핑이 그렇다. 일단 서점에 가면 매 번 한 시간을 훌쩍 넘도록 서가를 쏘다니며 책을 고른다. 지갑에 돈이 많던 적던, 항상 고른 책은 처음 생각한 두세 배 정도 된다. 그때부터 '어느 책을 낙점할까'하는 행복한 고민이 시작된다. 고르지 못한 책은 다음을 위해 항상 기록해 둔다. 전에는 메모지에 기록해 두었지만, 요즘은 아이폰 카메라에 저장한다. 집에 돌아온 후까지 미련이 남으면 늦은 밤이라도 온라인 주문을 하기도 한다.


서점에서 어디 책만 고르랴. 책을 만나러 온 사람들 구경은 필수, 스크린으로 가득 찬 디지털 세상에서 만난 나름의 '동지'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과연 무엇을 읽을까 항상 궁금했는데, 츠타야 속 동지들의 책도 궁금했다. 물론 한참을 들여다봐야 이해가 될 일본어일테지만.

 

 

<매거진 B>는 훌륭한 잡지다. 하나에서 열까지 공들이지 않은 곳이 없는, 그래서 매 페이지마다 감탄하며 한참을 머무르게 한다. 심지어 잡지 속 문장마저 군더더기가 없다. 미사여구 가득한 월간지와는 다른, 멋들어진 잡지다. 보고 읽고 배우고 익히는 그런 잡지가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느끼고 있었다. 그렇다. 난 그 날 온전히 츠타야에 머무르고 있었다. 주제가 츠타야여서 그곳에 간 듯한 착각이 느껴졌다면,

다른 주제들은 어떨까? 과월호에 소개된 브랜드들이 궁금해졌다.


 

익히 아는 기업과 들어봤음직한 브랜드가 대부분, 전혀 모르는 브랜드도 적지 않았다. 과월호 36권, 모두 읽어보고 싶다는 충동이 느껴졌다. 

 

 

일반적인 브랜드 관련서는 뭔가를 배우고 익혀야 된다는 강박을 갖게 하는데, 이 잡지는 달랐다. 페이지를 거듭할수록 그 기업에 젖어드는 느낌이 들었다. 소개된 만큼 꼭 경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다음 일본 여행에 들려야 할 곳이 하나 더 늘었다.


잡지 말미에 소개된 레퍼런스 중에 츠타야에 대한 국내도서가 있었다. <라이프스타일을 팔다>였는데, 주문해 살펴보니 츠타야의 창업자가 쓴 책으로 다이칸야마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 기획단계를 설명한 책이었다. 그러니까, 엄밀히 순서를 따지면 <라이프스타일을 팔다>를 읽은 후 <매거진 B> 37호를 살피면 된다. 물론, 직접 가본다면 그보다 더 좋은 건 없겠지만.


써야 할 책리뷰도 많은데, 굳이 잡지 리뷰를 한 이유는 그만큼 이 잡지를 통해 내가 받은 충격이 특별했기 때문이다. 쓰다 보니 과월호들도 살핀 후에 리뷰해야겠다는 생각이 그득했다. 오랜만에 쓰는 포토리뷰도 재미있다는 느낌이 들어서다.

 

 

내가 책을 읽는 이유 중 하나는 '인생을 만끽하기 위해서'다. 그간 책을 읽으면서 책을 읽지 않은 동안 살면서 알 수도 있는데, 모르고 지나친 것들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한 권을 읽을 때 마다 읽기 전 나와 읽은 후 내가 다르듯, 책을 통해 뭔가를 안 이후에 만나는 세상은 그 이전과는 확연히 다르다. 특히, 인물이나 기업 브랜드는 안 이후에 경험하면 더욱 특별해진다. 어느 지역에 대한 여행책의 부제가 'XX 100배 즐기기'인 것처럼, 알고나면 더 느끼고 더 즐길 수 있다. <매거진 B>는 그러한 독서경험을 제공해 주고 있어 마음에 들었다.

 

 

이 잡지에 대한 소개를 '기업의 브랜드를 알리는 잡지'라고 한다면 얼핏 더할 나위 없이 통속적일 것 같지만, 인류가 오늘까지 고민을 거듭한 결과물이 시장에 나온 '제품과 서비스'란 걸 이해한다면, 아트전의 도록보다 더 인문적이고 예술적이다. 

처음 만나는 잡지에 대해 '낯선 것에 대한 호의'를 품었더니 훌륭한 경험으로 돌아왔다. 이미 있는 서른 여섯 건의 경험과 매월 만들어질 경험들을 만날 것을 생각하니 묘한 흥분감이 들었다. 나 같지 않은 설레발이었다. 하지만 그만큼 흥겹다. 마치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미인과 데이트한 기분, 지금이 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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윙헤드 2015-06-14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참 좋아하는 잡이인데 게다가 주제가 서점이라니...!!! 사서읽어봐야겠네요 좋은정보 알려주셔서감사합니다!

리치보이 2015-06-21 01:39   좋아요 0 | URL
넵, 감사합니다

천권이 2015-06-21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주문했는 데 아직 읽어보지 못해서 서평을 자세히 보았습니다.
공감이 많이 갈만큼 글을 잘 쓰십니다.
도쿄에 있는 다이칸야마 츠타야 적극 추천합니다.
일본여행이 더욱 감동적이고 풍요로워지다라구요

리치보이 2015-06-21 01:43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천권이님.
댓글 감사합니다.

10여년 전에 선릉공원 앞에도 `스타 라이브러리`라고 비슷한 라이프스타일 공간이 있었습니다. 어느 변호사가 컨설팅료를 대신해서 분양을 받은 곳에 지은 곳이었다는데, 입회비가 100만원이었는데, 책값이나 커피 식사값을 미리 지불하는 격이라 저는 충분히 활용을 했습니다만, 채 1년을 버티지 못하고 폐업하고 말았습니다. 회원모집이 안된 거였죠. 시스템 구축의 실패였던 겁니다. 아니었다면 다이칸야마 츠타야보다 더 앞선 곳이 될 뻔했죠.

이 책을 읽다 보니 그곳이 떠올랐습니다. 책을 그리고 독서를 만끽하는 곳, 이런 곳이 있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들었습니다. 다음에 일본가면 꼭 들려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천권이 2015-06-21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그랬군요
한국에는 왜 이런 훌륭한 서점이 없을까...생각하면서...
`한국의 츠타야`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정보 감사드립니다.

리치보이 2015-06-27 15:14   좋아요 1 | URL
한국의 츠타야가 만들어진다면 광팬이 되겠습니다. 응원할께요. 아 그리고 츠타야를 만들기 전 프로젝트인 `라이프스타일을 팔다`라는 책을 보시면 창업자의 의중을 더 잘 아시게 될 겁니다.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천권이 2015-06-27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응원해 주시는 분이 있으니 힘이 납니다!! 그렇지 않아도 마스다 무네아키 사장이 쓴 책을 읽어보고 싶었는데...고맙습니다.
창업자의 의중을 책을 통해서는 보지 못했지만...
일본 방문때마다 츠타야에서 느꼈습니다
따뜻함과 간결함.. 개인 서재같은 편안함.. 책을 편하게 꺼내볼 수 있는 동선과 카테고리...
한국의 서점에선 보기 힘든 햇볕이 들어오는 유리창 창가의 벤치와 의자들...
오로지 고객 위주로 고객이 무엇을 어떻게 하면 좋아할까... 고민한 흔적이 느껴졌습니다.
백화점이 하향산업에 접어들면서 현대백화점이 직원 교육을 `우리는 라이프스타일을 판다` 라고 마케팅한 사례도 그때 당시 마음에 와 닿았는 데...
저한테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저는 이미 리치보이님의 팬입니다.
읽으신 책 중 평가가 좋은 책 위주로 읽어볼 예정입니다.
이미 일부는 읽고 싶은 책으로 등록해두었구요^^
앞으로도 좋은 평가 부탁드립니다!!!

aurans7 2015-08-25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간만에 긴 휴가를 시작하려는 즈음, 찜해 두었던 책들을 구입하려고,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제레미리프킨의 한계비용 제로사회를 구입하려다 리치보이님의 서평을 읽고 여기까지 들어오게 되었네요. 주문한 책을 들고 제가 좋아하는 네이버도서관이나 현대카드 도서관가려던 참인데 이런 멋진 도서관이 있었네요. 책과 도서관이라면 미치도록 사랑하는 吝으로서 정말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aurans7 2015-08-25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죄송! 도서관이 아니라 서점인데 제가 참 많이 흥분했었나 봅니다. 안그래도 어제 교보 엑스타시 후유증이 있어서요 오랜만에 들린 교보에서 8권의 책을 읽어 제끼고 너무 행복했었거든요 ^^ ~~~~~~~

리치보이 2017-02-21 12:13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aurans7님. 우선 댓글이 늦어 죄송합니다.
댓글 감사드립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책이 있는 서점이나 도서관은 보물창고와 같지요. 님께서 갖고 계신 그 마음을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시간이 꽤 흐른 후 드리는 답장이라 긴 휴가는 잘 보내셨는지, 아니면 잘 보내고 계시는지 궁금하네요. 님의 멋진 인생에 늘 좋은 책이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
 
책 읽어주는 남자, 10년의 노트 - 당신의 인생노트에는 무엇이 적혀 있습니까?
예병일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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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두고두고 읽어도 좋은 책


 

10년 전 <예병일의 경제노트>를 처음 보던 날, 나는 몹시 흥분했었다. 본격적인 경제경영서 읽기에 한창이던 때, 몇 년 동안 명저로 알려졌다는 소리만 들으면 닥치는대로 읽었던 때라 남독濫讀에 대한 실망감과 피로감에 꽤 회의감에 젖어있던 그 때, <예병일의 경제노트>는 안개 짙은 망망대해에 떠 있는 나룻배가 한 줄기 밝은 빛을 쏘는 등대를 만난 기분이었다.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다독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로 잘 알려진 공병호 선생, 구본형 선생의 홈페이지 등 이전에 등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예병일의 그것은 이전 등대와는 사뭇 달랐다. 앞선 두 분의 글이 훈장선생의 공부 같아서 읽다보면 배우고 새겨야 할 의무감이 있었다면, <예병일의 경제노트>고도원 아침편지처럼 굳이 외워둘 필요는 없지만 오늘도 한 수 배웠네!‘하는 경쾌한 배움같은 느낌이 들어 좋았다. 경제경영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책이다...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나는 <예병일의 경제노트>를 거의 매일 구독하면서 경제경영서 독법을 배웠다. 한 페이지 남짓의 <예병일의 경제노트>300페이지가 넘는 책 한 권(오늘 경제신문)의 핵심 구절(혹은 메시지)를 리드글로 배치하고, 인용된 구절의 크기만큼 필자가 느낀 해설이나 소감이 적혀 있다. 단순한 이 구성은 필사筆寫의 완벽한 방법이 된다. 즉 한 권의 책을 읽고 난 후 놓치고 싶지 않은 구절이나 핵심문장들을 옮겨 적고, 그 이유와 소감을 적는다면, 그래서 그런 글이 몇 개 정도 모인다면 비즈니스북 한 권을 온전히 읽은 셈이 된다.

자기계발서를 포함한 경제경영서라는 장르는 문학과는 달라서, 이처럼 핵심 키워드와 문장 몇 개만 제대로 파악하면 책 한 권을 모두 읽은 것과 다름없다. 나머지 문장들은 핵심에 도달하기 위한 문제제기와 이해를 돕는 사례들일 뿐이다. 그런 연유로 나는 자기계발서를 포함한 경제경영서는 출입문, 즉 책이라는 집을 들어가고 나오는 서문과 맺음말은 가장 먼저 읽는다. 한편 목차 역시 중요한데, 책을 읽기 전 핵심이 궁금하거나, 핵심만을 읽어내는 발췌록을 한다면 책장을 펼치며 가장 먼저 읽을 부분이다.

 

그 점에서 <책 읽어주는 남자, 10년의 노트>라는 책은 내게 각별했다. 저자인 예병일이 <예병일의 경제노트>10년간 써오면서 독서를 통해 느낀 인생의 통찰이 담겨 있어서다. 목차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는데, 굳이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프롤로그_ 멋진 삶,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일하고 그 일을 사랑할 수 있다면

_ 마지막으로 꿈꾼 것이 언제인가요?

고난_ 불안하지도 힘들지도 않다면 너무 안전하게만 가고 있는 겁니다

오늘_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살 것인가

이별_ 우리는 헤어져야 합니다

습관_ 인생을 결정하는 힘

지속_ 천천히 가도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좋은 삶_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원하시나요?

행복_ 목적지가 아닌 여행 그 과정

고전_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 멀리 바라보는 것

진정한 나_ 타인의 평가에서 자유로워지기

길 위에서_ 퓰리처상을 받았더라도, 당신의 가치는 마지막에 쓴 기사가 말한다

에필로그_ 항상 초심으로 무언가에 마음 빼앗겨

 

현대인의 화두가 모두 담긴 듯한 이 목차를 제대로 읽어보고도 그냥 지나칠 독자, 과연 몇이나 있을까?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꼭지글이 몇 있는데, <예병일의 경제노트> 방식으로 소개해 보고 싶다.

 

 

소명,

나는 돈을 받지 않더라도

이 일을 할거야

 

때문에 열심히 일하는 사람도 있고, ‘승진때문에 열심히 일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보람때문에 열심히 일하는 이도 있지요.

예일대의 에이미 브레즈니브스키 교수가 흥미로운 분석을 했습니다. 자신의 일을 인식하는 방식이 그 사람의 만족과 불만족을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일을 대하는 첫 번째 방식은 생업 인식job orientation'입니다. 봉급을 받기 위해 매일 아침 출근하는 사람에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 사람에게 직업이란 그저 돈을 위한 수단에 불과합니다. 그러니 항상 지시받은 일만 하고, 퇴근시간만 기다립니다. 물론 자신이 하는 일에 특별한 기대감을 갖고 있지도 않지요.

일을 대하는 두 번째 방식은 출세 인식career orientation'입니다. 이 사람은 승진이나 봉급 인상, 사회적 지위의 상승 등에 동기부여가 되어서 열심히 일합니다. 일을 지위나 존경, 더 많은 돈을 얻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하지요. 승진을 해야 하니 지시받은 것만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솔선해서 일하는 건 단지 상사의 눈에 들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이 사람은 일을 즐길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많습니다.

세 번째 유형은 소명 인식calling orientation'입니다. 이 사람은 자신의 일이 매우 중요하고 세상에 보탬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일을 사랑하고, 그 일을 즐깁니다. 일상적인 업무에서 흥분과 도전을 느끼기도 합니다. “나는 돈을 받지 않더라도 이 일을 할 거야.’라고 말하는 사람입니다. 상사의 눈에 들기 위해서가 아닐, 일을 잘하는 것 자체에서 보람을 느끼기 때문에 열심히 합니다. 휴가를 즐기기도 하지만 일로 복귀하는 것도 즐깁니다.

소명召命, calling은 어떤 특별한 목적을 위해 부름을 받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소명은 특별한 사람이나 특별한 직업에서만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누구나 가질 수 있지요.

자신이 하는 일이 동네를 깨끗하고 아름답게 유지하는, 중요하고 보람 있는 소명이라고 생각하는 청소부도 있습니다. 마을버스 기사, 간호사, 의사, 유치원 교사, 경찰관 중에도 마찬가지 생각을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대개 활기차고 긍정적인 모습입니다. 자신이 하는 일이 의미가 있으니 열심히 하고, 그것에서 기쁨을 느낍니다.

소명 인식을 갖고 일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보람차고 행복한 삶을 위해서, 그리고 내가 사는 세상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소명 인식이 좋은 삶을 만듭니다. 156~158

 

적지 않은 삶을 살아보니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나답게 사는 것이었다. 나답게 살기 위해서는 우선 나에 집중해서 나를 파악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꽤 오랜 시간 공부가 필요하다. 그 공부는 학교가 아닌 책과 세상에서 배우는 공부, 즉 견문見聞이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 화두에 천착하다 보면 어설프게나마 를 알게 된다. 내가 정말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어디까지 견딜 수 있고, 참을 수 있고, 노력할 수 있는지 알고 나면 내가 정말 무엇을 하며 살고 싶은지도 알게 된다. 이게 바로 소명召命이다. 소명을 알면 눈빛이 달라지고 삶이 의미 있고 재미있어진다. 소명을 안 사람이 살아가는 하루하루의 느낌이 바로 사명감使命感인데, 이들을 막을 자는 없다. 나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이 소명은 안타깝게도 누가 알려주거나 콕하고 짚어주지 못하고, 스스로 깨닫게 된다는 점이다(게으른 자는 소명을 알 수 없다).

 

또 한 대목은 바로 행복에 관한 글이다.

 

행복의 적,

비교

익숙해짐

 

행복의 적은 비교익숙해짐입니다. 많은 이들이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해 보고 불행하다 느끼곤 합니다.

흥미로운 실험이 하나 있었습니다. 하버드 대학 학생들에게 다음 두 곳중 어느 곳에서 살겠느냐고 물었습니다.

1)당신은 1년에 평균 5만 달러를 벌고, 다른 사람들은 평균 25000달러를 버는 세상

2)당신은 1년에 평균 10만 달러를 벌고, 다른 사람들은 평균 25만 달러를 버는 세상

대부분의 학생들이 첫 번째 세상을 선택했습니다. 절대소득이 적더라도 주변 사람들보다는 더 버는 쪽을 택한 겁니다. 자신의 절대 소득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상대 소득에 더 신경을 쓴다는 이야기입니다.

올림픽 경기에서 동메달리스트가 은메달리스트보다 더 큰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동메달리스트는 아예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과 자신을 비교하지만, 은메달리스트는 금메달을 단 선수와 자신을 비교하기 때문이지요.

행복의 또 다른 적은 익숙해짐입니다.

처음으로 소형차를 샀을 때, 처음으로 작은 집을 마련했을 때, 우리는 매우 커다란 행복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그 물건에 익숙해지지요. 이를 심리학에서는 적응adaptation’이라고 부릅니다.

이 때문에 우리가 계속 행복을 유지하려면 새로운 자극, 즉 더 많은 물건이나 더 좋은 물건을 지녀야 합니다. 물론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래서 심리학적으로는 해복을 위한 지출을 원한다면 자동차 같은 물건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떠나는 여행 같은 경험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경험보다 물건에 훨씬 쉽게 익숙해지고 적응하니까요.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비교익숙해짐이라는 중요한 방해물들에 현명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183~184

 

남과 비교하지 않으면, 그리고 스스로 익숙해지지 않으면 순간마다 행복할 수 있다는 말인데, 나는 이보다 더 명쾌한 행복찾기를 이제껏 보지 못했다. 이 대목만 읽어도 책 한 권의 값어치는 다한 셈이다.

 

이 책은 다소 얇다고 해서 단숨에 읽어서는 안 된다. 출퇴근 할 때 마다 2 페이지 짜리 한꼭지씩 읽길 바란다. 읽어서 글이 좋거든 좋으면 거듭 읽어라. 그리고 읽은 글에 대해 읽은 시간만큼 생각하라. 그러면 한 꼭지 글을 온전히 소화할 수 있고, 그만큼 뿌듯하고 벅찬 느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나 역시 몇 번 씩 읽으며 완독을 거듭했다. 발췌도 하고, 요약도 한 끝에 농익었다 싶어 리뷰를 한다. 독자 역시 어차피 같은 제목의 속편이 나오려면 아직 9년이나 남았으니 충분한 시간을 두고 읽어도 무관하다. 그러니 꼭 읽고 나만의 인생노트를 만들어보시길...

 

책 속, 나를 뒤흔든 구절들 - http://2bfreeman.blog.me/220376294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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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다시 살다 - 함께 읽기로 인생을 바꾼 사람들
숭례문학당 엮음 / 북바이북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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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당장 죽는 건 두렵지 않으나 읽고 싶은 저 많은 책을 두고 가기는 정말 안타까울 것 같네."

괴테가 한 말입니다. 괴테의 책사랑을 충분히 짐작하게 합니다. 여기 인생 후반기에 더할 나위 없는 친구, 책을 만난 25명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직업도 제각각인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 나름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고 있던 사람들의 공통점은 함께 책을 읽으며 공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책으로 다시 살다> 는 책제목은 체험하고 경험해보지 않으면 전혀 공감할 수 없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 책을 펼친다면 행복하게 다시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돌이켜보니 난 50 평생을 두가지 때문에 살았다. 하나는 먹고 살기 위해 돈을 번 것이고, 다른 하나는 남에게 인정을 받기 위해 죽기 살기로 산 것이다."라던 이 책에 참여한 어느 공저자의 인터뷰가 생각납니다. 이대로 살다 갔다면 정말 덧없이 산 게 아닐까 싶은데요, 한편 지금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이렇게 살고 있는 건 아닌지 궁금해 집니다.

숨을 쉰다고 사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웃는 게 진짜 웃는 게 아닌 삶 또한 사는 게 아닙니다. '나는 살아 있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나답게 사는 삶'을 살 때가 아닐까요? 이 역시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자주 그리고 잘 나를 들여다 보면 됩니다. 독서가 그 일을 도와주는 겁니다.

더 말하려니 입이, 아니 손이 아파집니다. 더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이 책을 펼쳐 '나답게 살아가는' 25명을 만나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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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을 지휘하라 - 지속 가능한 창조와 혁신을 이끄는 힘
에드 캣멀.에이미 월러스 지음, 윤태경 옮김 / 와이즈베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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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생에서 초등학생 자녀를 둔 지인 집에 놀러가면 꼭 가져가는 선물은 바로 '픽사 애니메이션의 DVD' 입니다. 이유는 세계 최고의 애니메이터들이 만들다 뒤엎기를 수십 수백 번을 하며 수년을 공들여 만든 결과물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선물 효과는 백점!

아이 집임에도 불구하고 놀러간 내내 아이에 대한 신경을 쓰지 않고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선물을 만끽하고 있었거든요.

 

어른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이라는 수식어가 생겨난 것도 픽사의 작품들이 있고 난 이후 입니다. 원작을 꽈배기처럼 살짝 비틀어 놓은 디즈니의 전작들과는 달리 장난감(토이스토리)은 물론 쥐(라따뚜이), 물고기(니모를 찾아서), 심지어 곤충 들이 주인공이 되어 두 시간여 동안 관객을 들었다 놨다하는 작품을 선보이는 픽사는 창의성이 보고가 아닐 수 없습니다.

 

관객들이 전혀 상상하지 못한 내용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든다는 점에서, 애플의 i-series가 스티브 잡스가 이룩한 창의적 하드웨어라면 픽사의 애니메이션은 소프트웨어가 아닐까요?

 

재미있는 점은 애플의 제품들 곳곳에는 잡스의 엄청난 입김이 들어간 반면, 픽사의 그것들에는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잡스는 픽사에 '놀러'와서 그들의 하는 작업을 유심히 살펴보면 코웍Co-work을 통한 창의적 작업을 배우곤 했다는 겁니다. 놀랍지 않습니까?

잡스도 손대지 못한 창의성의 보고 픽사의 모든 것을, 픽사의 창업자 에드 캣멀이 직접 이야기한 책입니다. 읽어보시면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가 왜 '올해의 책'으로 선정했는지 아시게 될 겁니다. -Richboy

  

픽사의 성공비밀은 시스템이다

 

1999485백만 달러의 수입을 일으키며 전작보다 나은 속편의 대명사가 된 픽사의 <토이 스토리2>를 하마터면 만나지 못할 뻔했다. 영화제작 작업 중 기술감독 오렌 제이콥스가 실수로 모든 파일 삭제 명령어를 눌러 2년간 작업한 분량이 모두 날아가 버린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당시 전산 백업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은 탓에 백업조차 되지 않은 상황. 말 그대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 상황이었다. 이 자료들을 다시 만들려면 직원 서른 명이 꼬박 1년간 같은 작업을 반복해야 했다.

 

참담한 현실에 직면한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공동설립자이자 사장인 에드 캣멀Ed Catmull은 즉시 작품과 관련된 주요 인물들을 불러 대책 회의를 소집했고, 천만다행으로 회의중 한 여직원이 출산 이후 집에서 근무하는 시간을 늘리기 위해 집에 <토이 스토리2>의 데이터베이스를 자동 복사되도록 조치해놓은 것을 알게 됐다. 집에 있는 하드를 가져오는 것으로 문제는 3시간 만에 해결됐다. 지옥과 천당을 오간 3시간이었다. 인상적인 부분은 픽사의 위기 이후 대처법이었다

.

첫째, 작품 복구. 둘째, 백업 시스템 수리. 셋째, 직원들이 쉽게 파일을 삭제하지 못하게 하는 예방적 제한 조치 강구. 여기서 주목할 점은 명령어를 잘못 입력한 직원을 찾아 처벌하는 것은 우리의 우선순위 목록에 없었다는 사실이다.” 230

우리나라의 기업이라면 제아무리 의도가 없는 사고였다 하더라도 재발방지를 위한 본보기식 처벌로 해고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픽사에 실수에 대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회적 통념은 통하지 않는다. 픽사는 우선 문제 해결에 대한 권한을 위임하고, 이런 문제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직원들과 공유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 이러한 픽사의 위기대처는 조직 구성원들에게 실패나 위기에 대한 공포의 문화가 번지는 것을 막고, 나아가 집단지성과 집단창의성이 응집될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이 사건은 창의성과 혁신의 대명사 픽사가 창의조직을 구축하는 방법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창의성을 지휘하라(Creativity Inc.)>는 픽사와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성공신화를 진두지휘해온 에드 캣멀이 30여 년간의 두 기업을 경영하면서 얻은 경험과 통찰을 집약한 책이다. 이 책은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는 최근 책 읽는 한 해(A Year of Books)’페이지를 신설, 격주로 페이스북에 함께 읽을 책을 추천하고 온라인상에서 토론하고 있는데, 그 중 이 책도 포함되어 있어 최근 특히 주목을 받고 있는 책이다.


저자인 에드 캣멀은 픽사의 전신이 된 그래픽스 그룹 시절부터 픽사를 실질적으로 경영해온 주역으로 픽사가 월트 디즈니 컴퍼니에 인수합병된 2006년에는, 디즈니로부터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픽사와 디즈니 애니메이션 사장직을 겸임하고 있다. 저자는 극단적 완벽주의자로 유명한 스티브 잡스와 가장 오랜 세월 동안 함께 일하고, 가장 큰 신임을 받았던 경영자이기도 한데, 그 이유는 성공한 기업가 특유의 자만이나 편견에 휩싸이지 않고, 자기 자신과 조직을 좀 더 넓은 시각으로 성찰해서라고 한다.

 

<토이 스토리>로 세계적으로 35800만 달러를 벌어들여 1995년 한 해 동안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영화로 기록되고, 오랫동안 꿈꿔온 목표를 달성하자 캣멀은 순간 겁이 덜컥났다. 그는 지난 20년 동안 많은 스타트업 기업들이 성공해 찬란하게 빛나는 모습과 순간 쇠락해 하얗게 타버리는 모습을 지켜봤기 때문이다. 도대체 영리한 경영자들이 바보처럼 기업을 위기에 빠뜨리는 결정을 내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가 실리콘 밸리 기업들을 관찰하면서 느낀 대목은 기업의 흥망성쇠나 기술진보에 따른 업계의 지각변동이 아니라, 외부 경쟁에 너무 신경을 쓴 나머지 정작 기업을 파멸로 몰고 가는 기업 내부의 문제들은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경영자들의 맹점이었다. 이 책은 저자가 픽사 사장으로서 예술과 창업이라는 상호충돌하면서도 상호보완적인 동력을 관리하면서 얻은 픽사를 지탱하는 기업문화를 구축한 아이디어가 가득 담겼다.

픽사의 애니메이션에는 그들만의 두 가지 창작 원칙이 있다. 첫 번째 원칙은 스토리가 왕이다Story is King'이다. 픽사의 작품제작에 있어 스토리는 기술, 캐릭터 상품화 가능성 등 그 무엇도 끼어들 수 없는 영(0)순위 원칙이다. 관객들은 픽사의 놀라운 컴퓨터그래픽 기술보다 감명 깊은 스토리에 높은 평가를 내린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원칙은 프로세스를 신뢰하라Trust the Process'이다. 복잡한 창작 활동 중에 문제에 부딪히고 실수를 저지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픽사의 경영진은 이러한 제작 과정의 고민을 덜어주고자 픽사 직원들이 문제해결에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세스를 만들어 프로세스를 따라가면 문제를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버티도록 했다.

픽사의 모든 스토리는 조직 내부에서 일련의 도전과 검증 과정을 거쳐 거듭 수정되고 개선되는 작업을 반복된 끝에 완성된다. ‘브레인트러스트BrainTrust 회의라 부르는 이 과정은 스토리와 관련해 재능이 있는, 스토리부서 팀장, 동료감독, 시나리오작가 등으로 구성된 일종의 자문단을 구성해 몇 달에 한 번씩, 감독 및 제작진들이 자문단에게 현재 작업하고 있는 작품의 진행상황을 공개하고,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는 자리를 갖는다.

이런 자문단 회의는 어느 기업이나 있을 법한 형식이다. 하지만 브레인트러스트는 픽사 제작진 사이에 솔직한 얘기가 오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중요한 시스템으로, 피드백 및 개선 과정을 거치다 보면, 스토리가 수십 차례 수정되어 기본 발상만 남고 완전히 새로운 줄거리로 탄생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프레인트러스트 회의에서 스토리가 매끄럽게 흘러가고 캐릭터가 마치 살아있는 듯 영혼을 찾을 때까지 솔직한 피드백이 반복되는 것을 보면서 이 회의가 글쟁이의 퇴고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브레인트러스트 외에 일일 작업량에 대한 자유로운 리뷰 회의인 데일리스 회의’, 작품을 끝내고 작품의 진행과정과 개선점을 토론하는 사후분석회의등 픽사의 중추신경처럼 존재하는 회의 등이 있는데, 이러한 솔직한 피드백의 프로세스는 직원들이 자기 의견을 솔직하게 말해도 괜찮다고 생각하게 유도하는 픽사 경영진의 통찰이 엿보인다.

픽사는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기 위해 각본을 수차례 완전히 갈아엎고, 새로 구상했다. 대다수의 직원이 밤낮도 휴일도 가리지 않고 불평 없이 계속 일했다. 당시 픽사는 파산 위기에 처한 신생 영화사에 불과했지만, 직원들은 신념을 공유했다. 우리가 보고 싶은 영화를 만들면 관객들도 보러 올 것이라는 신념이었다. 픽사가 1995<토이스토리>를 시작으로 2013<몬스터 대학교>까지 18 년 동안 총 14편의 장면 애니메이션을 세상에 내놓았는데, <토이스토리>는 속편이 나오기까지 4년이 걸리기도 했다. 내놓은 작품마다 전 세계에 걸쳐 이른바 대박을 치는 데에는 스토리와 작품성 그리고 기술력과 상업성에 이르는 전 과정에 스스로 만족할 때 까지 솔직한 피드백을 거듭하는 픽사의 완벽에의 충동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픽사의 창조적 사업의 핵심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캣멀은 사람(직원들의 근무습관, 재능, 가치)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에 있다고 단언한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사람에게 나온다. 사람이 없으면 아이디어도 없다. 따라서 사람이 아이디어보다 중요하다. 아이디어는 독립적인 존재가 아니다. 아이디어는 종종 수십 명이 관여하는 수만 가지 의사결정을 통해 형성된다. (중략) 사람들은 극장에서 나오면서 말하는 장난감들만 나오는 영화라니 신선한 아이디어군하고 말하지만, 영화는 하나의 아이디어만으로 만들어질 수 없다. 영화는 여러 아이디어의 집합체다. 이런 아이디어들을 구상하고 현실로 구현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모든 제품이 마찬가지다.” 116~117

픽사의 성공은 만 명을 먹여 살린다는 한 명의 창의적인 천재가 아니라, 내면에 숨은 창의성이 자연스레 발현되도록 만드는 기업의 시스템과 작업 환경에 있음을 잘 말해준다. 그리고 근저에는 경영자는 직원들을 신뢰해야 하고, 직원들의 공포를 유발하는 요인을 잘 파악해서 그것이 무엇이든 제거해야 한다CEO 에드 캣멀의 경영철학이 깔려 있다. 창의성의 거의 모든 사례와 통찰이 담긴 책, 마크 저커버그의 선택은 탁월했다. 책의 말미에 담긴 픽사가 건전한 창의적 조직문화를 창조하고 보호하기 위해 수년간 개발한 창의적 조직문화를 관리하는 법은 이 책의 독자만이 만날 수 있는 에드 캣멀의 비기(秘技)이다.

바로가기- 애플을 버금가는 창의적 애니메이션 기업 픽사의 '창의적 조직문화를 관리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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