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경영의 지혜 - 88세 샘표 박승복 회장의 인생의 성공, 사업의 성공 이야기
박승복 지음 / 청림출판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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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마음이 건강하면 기업도 CEO도 건강해진다!

 

  이 책은 대한민국 밥상에 입맛을 책임지는 기업의 CEO이자, 대한민국 최고령 현역 CEO가 쓴 책이다. 바로 올해로 여든여덟의 미수米壽가 된 샘표식품의 박승복 회장이 일제치하에서는 은행원으로, 박정희 정권 때는 나라의 부름을 받아 공직자로, 그리고 오십대에 이르러는 선대의 가업을 이어받아 샘표 식품의 경영자로서 걸어온 길을 이야기한 책이다. 그의 경영론은 한마디로 ‘원칙과 기본에 충실해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었다. 



 

    박회장의 말을 듣고 있으면 경영이란 것이 ‘딱히 어려울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의 경영이념이샘표식품을 ‘내 집안사람이 먹지 못하는 음식은 만들지 말자.’는 신념 아래 63년 동안 무적자 경영을 이룩함은 물론 30년이 넘게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고, 노사분규가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은 기업의 CEO가 말하는 비결이란 것이 ‘원칙과 기본에 충실해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 경영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업 다각화를 통해 지나치게 기업을 키울 욕심도 없고, 직원은 남이 아니라 가족이라는 생각으로 살피고 있으니 옹골찬 경영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 스스로 88세가 아니라 49세 청년의 마음으로 살고 있다고 생각할 만큼 건강하게 사는 이유도 이러한 경영의 마음가짐 때문인지도 모른다. 일본에서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마쓰시타 고노스케를 생각나게 한다.  

  “(기본과 원칙에 충실해서)경영하는 마음으로 행하다 보면 어떤 일이든 안 될 것이 없다고 믿는다. 그리고 순리에 거스르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악행을 하지 않고, 내 욕심을 챙기지 않고 묵묵히 하다 보면 돈과 명예는 저절로 따르는 것이다.

경험으로 미뤄보건대 세상은 잘나고 똑똑하고, 특별한 사람들이 만들고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조금 부족하고 평범해도 열심히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 주인이고, 자신의 맡은 바 책임을 다하는 이들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발전해가는 것이 세상이치다.“ (258 쪽)

  박승복 회장은 기업을 수십 년 경영해오면서 겪었을 우여곡절은 접어두고 모든 것을 운으로 돌렸다. 지난한 세월들을 서술하는 내용들은 모두 특별한 비법이 없어도, 특별한 배경이 없이도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면 기업도 사람도 오래갈 수 있다는 것을 박회장이 경험으로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총성 없는 전쟁’으로 대표되는 치열한 비즈니스 현장이 ‘사람다움을 실천할 수 있는 윤리의 장’으로 바뀌는 듯 했다. 그렇다. 장사가 별건가? 고객을 위해 가치 있는 제품을 만들기만 한다면, 고객이 먼저 알고 사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훌륭한 경영의 차이는 내가 먼저 먹고자 만드는가, 아니면 남을 먼저 잘 먹이고자 만드는가의 차이가 아닐까. 

  그의 경영론을 읽으면서 워런 버핏이 가장 존경하는 로즈 블럼킨 여사가 떠올랐다. 로즈 블럼킨 여사는 워런 버핏이 사는 오마하에서 북아메리카에서 가장 큰 규모의 가구 매장인 ‘네브라스카 퍼니처 마트’의 창업자이다. 로즈 여사의 영업 전략은 단 한 가지 ‘좋은 제품을 단 10 퍼센트의 마진을 붙여 판다’는 것이었다. 그녀가 내걸었던 구호는 ‘싸게 팔자. 진실을 말하자. 속이지 말자. 반품 받지 말자’였다. 그래서 그녀는 이익이 많이 남는 가구업계에 뛰어들어 오로지 ‘10 퍼센트’의 이익을 취하면서 가구를 팔았다. 미국 전역을 돌면서 가장 좋은 가구를 현금으로 구입해 단 ‘10 퍼센트’의 이익을 붙여서 파는데 소비자들이 그녀의 제품에 열광한 것은 당연했다. 얼마 되지 않아 기존의 업체들을 물리치고 업계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이런 훌륭한 기업을 모를 리 없는 워런 버핏은 그녀에게 끊임없이 매각을 권유하는 러브콜을 전했다. 마침내 로즈 여사가 매각을 결정했을 때 워런 버핏은 채 1 분도 걸리기 전에 그녀가 부르는 가격으로 계약서를 작성했다. 그녀의 마음이 변할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기업을 인수하기 전에 심사숙고하기로 소문난 워런 버핏이 그렇게 빠른 시간에 계약을 한 것은 지금까지 전무후무했다. 재미있는 것은 나중에 기업 경영을 맡겼던 아들과의 불화로 그녀가 다시 가구업체를 세워 엄청난 속도로 사세를 확장시키며 아들에게 물려준 가구업체와 경쟁하게 된다. 워런 버핏은 이들을 중재하고 두 손 두 발을 들고 싹싹 빌어서 다시 로즈여사의 두 번째 가구업체를 인수하는데, 두 번째 계약서에는 ‘다시는 자기를 상대로 경쟁하지 못하도록 비경쟁 조항에 합의하고 서명하게 했다. 그리고 그 일에 대해 나중에 이렇게 말했다. 

  “나는 로즈부인이 영원히 살지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영원함에 5년을 보탤 필요가 나한테는 있었습니다.” (스노볼 2권, 66 쪽)

   그 당시 로즈 여사는 아흔 아홉 살이었는데, 워런 버핏은 그녀가 설령 백 스무 살이라고 하더라도 위험한 인물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는 아직도 로즈 여사를 이 시대 최고의 경영자로 손꼽으며 존경을 표하고 있다. 로즈 여사의 박리다매의 경영은 박 회장의 기본과 원칙의 경영과 닮았다. 그리고 먼저 소비자를 위하고 나중에 이익을 취한다는 신념 역시 닮은 데가 있었다. 워런 버핏이 박 회장을 만난다면 어떻게 평가할까 궁금해졌다. 

  그는 건강한 기업‘시류에 따라 이리저리 이익만 좇는 기업이 아니라 자신의 가야 할 길을 알고, 그 길에 매진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해가는 기업’이라고 말했다. 또한 사람의 일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길에 대한 확신과 신념이 있어야 거센 파도가 밀려왔을 때 흔들리지 않고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단기적인 영업이익에 급급해 구조조정과 편법을 일삼는 기업가들이 새겨야 할 말이다.

  박승복 회장을 언급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은 ‘그의 건강’이다. 국내에서 최고령의 현역 CEO로 활동할 수 있는 데에는 이러한 ‘건강한 경영’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는 대표적인 ‘식초 예찬론자’이기도 하다. 4-5년 전부터 그는 ‘식초(흑초) 전도사’로 잘 알려져 있는데, 이 책의 마지막에 있는 ‘백년 기업 백년 인생, 건강이 최고의 경쟁력이다’에서 그의 건강법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샘표식품을 새롭게 보는 계기를 마련한 책이다. 그리고 본받고 싶은 훌륭한 기업가를 한 명 더 알게 한 책이다. 샘표식품이 100 년이 되는 그 날, 어떤 모습으로 있을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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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 바이러스 H2C
이승한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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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is Creative? 라고 묻고 싶었던 책!

 

  이 책은 우리나라 대형마트의 양대 산맥으로 급부상한 ‘홈플러스Home plus’가 속한 홈플러스 그룹의 이승한 회장이 ‘창조’에 관해 쓴 책이다. 그래서 제목 H2C 역시 How To Create?를 줄인 말이라고 한다. 하지만 내가 주목한 것은 이회장의 ‘창조’에 있던 것이 아니라 홈플러스가 어떤 기업인가 하는 궁금증 때문이었다. ‘어떤 기업이고, 리더는 어떤 사람이기에 이마트E-Mart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는가?’ 이 질문이 이 책을 펼치게 한 것이다.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저자가 어린 시절부터 이 자리에 있기까지 얼마나 ‘창조적인 사람’이었던가를 자전적으로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딱히 ‘크리에이티브한 면모’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저자가 거론한 내용들은 창조적이라고 하기보다는 재치, 기지, 혹은 순발력을 발휘했다고 봐야 할텐데, 이런 내용은 일반적인 비즈니스맨들도 일상에서 경험하는 것들이어서 특별한 감흥을 얻기는 어려웠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비즈니스의 선두에서 지휘하는 리더이기에 자신의 뜻이 온전히 관철되기가 쉽다는 점에서 그 성과는 더욱 도드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사업의 기획단계에서부터 직접 기획하고, 진두지휘하여 성과를 보려고 했던 점들은 다른 경영자들과 비교해 볼 때 액티브하다는 인상을 받기는 충분했다. 하지만 그런 점들이 과연 크리에이티브했는가 하는 데에는 고개가 갸웃해진다.

 

  경영자들이 쓴 책을 읽어보면 책을 쓴 의도에 있어서 대략 두 가지 경향을 발견하게 된다. 첫 번째는 기업을 경영하면서 느꼈던 소회들이 많아서 그것을 후배나 후학들에게 전하고 싶어서 쓸 때 이고, 두 번째는 자신이 직장생활을 하면서 경험했던 모든 것이 성공 일변도였다고 알리고 싶을 때이다. 후학을 위한 의도에서 쓴 책을 읽어보면 ‘가르침’을 발견한다. 문체는 저자가 독자에게 대화를 하는 듯 저자의 문체에서 ‘의문’을 발견하고, 자신의 경우를 따져 빗대어 보는 시간을 갖게 한다. 그래서 읽고 난 후엔 ‘한 수 배웠다’는 기분이 들게 한다. 하지만 두 번째 의도로 쓴 책을 읽게 되면 독자는 저자의 일방적인 이야기를 듣는 청중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이 책은 두 번째에 가까웠다. 남들이 평가하고 추종해야 할 항들을 자신의 비즈니스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그것은 창조였다’고 스스로 말하는 점도 어색했고, 딱히 ‘창조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는 부분도 많지 않았다. 이런 것들이 모두 창조적이라고 한다면, 굳이 ‘창조적 창의적 인재’가 부족하다고 말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몇 달 전 세븐일레븐의 회장, 스즈키 도시후미가 쓴 책 <장사의 원점>을 읽고 느낀 바가 많았다. 비슷한 업종인 만큼 이 책과 함께 비교해 본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대형마트 입점에 따른 영세소매상들 간의 대립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게다가 다점포체제의 구축을 위해서 점포개설확대를 계속하면서 SSM 형태의 소점포 매장까지 확대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그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이러한 지자체의 대형마트 입점 저지문제는 지역경제보호와 자유기업논리가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는데 이 책을 들면서 이러한 문제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기대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어디에도 찾을 수 없었다. 기업은 영리를 추구하는 법인 즉, 법적 인격을 말한다. 지역에 입점해 지역 주민과 더불어 공생을 목표로 하는 업종의 리더라면 이런 문제에 대해서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한다. 특히 창조적인 리더인 저자라면 더욱 더 고민했을 법한 문제가 아닐까? 독자에게 생각을 던지기에는 깊이가 너무 얕았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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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아사마~ 2009-09-29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전 공감합니다. 반쯤 읽다보니 화가 나더라구요.
 
10미터만 더 뛰어봐! - 한 달 벌어 한 달 먹고사는 당신을 위한 인생의 반전
김영식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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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제품에 미쳐라, 그리고 현장에서 팔아라! - 천호식품 창업자 이야기!
 

  기업가의 성공스토리를 즐겨 읽는 이유를 둘을 든다면 ‘이야기’와 ‘감동’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기업과 기업인의 흥망성쇠는 한 편의 경제사이고, 다큐멘터리와 같다. 기업의 성공에 주목한다면 말콤 글래드웰이 말하는 ‘티핑 포인트’를 알 수 있고, 기업의 실패를 주목한다면 기업이 창업創業하기보다 수성守成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이나 기업가의 성공스토리를 읽는 백미는 ‘실패를 딛고 일어선 성공’에 있다. 이 속에는 소설보다 더한 진짜 감동을 얻을 수 있다. 그 속에는 ‘피눈물 나는 노력과 힘겨운 인내‘라는 성공요인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공스토리를 읽고 나면 나도 모르게 그 기업과 기업인을 기억하고 되고, 그들을 살피게 된다. 그들이 일취월장하면 반갑고, 위기에 빠지면 안타까워진다. 이것이 요즘 말하는 ’스토리텔링‘이 아니던가? 

  내가 본격적으로 기업가의 성공스토리를 읽게 된 계기는 1999 년 한 권의 책을 읽게 되면서부터였다. 기업가의 전기라 할 수 있는 ‘성공스토리’를 즐겨 읽는 편이라 그 전에도 레이 크록(맥도널드 창업자)이나 샘 월튼(월마트 창업자), 커넬 샌더스(KFC 창업자)와 같은 글로벌 프랜차이즈 업체의 창업자에 관한 책도 읽은 바 있었지만, 1999 년에 읽은 하워드 슐츠의 『스타벅스, 커피 한잔에 담긴 성공신화Pour your heart into it』은 특별했다. 세일즈 맨이었던 저자가 영업을 하면서 알게 된 시애틀의 유명한 커피점에 ‘프랜차이즈 방식’을 채택해 몇 개 점포의 영업권을 따면서 시작된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Starbucks'의 성공신화 이야기는 그 당시 ‘다방이나 카페’가 주류를 이루던 한국의 독자로 읽기에는 한 마디로 충격이었다. 



 

    단순히 맛있는 커피를 제공하는 것 뿐 아니라 사람에게 꼭 필요한 집과 직장에 이어 사람을 만나고, 편안함을 제공하는 ‘제 3의 공간’을 만들고자한 하워드 슐츠의 ‘발상의 전환’은 놀라웠다. 게다가 커피를 가장 많이 마신다는 미국인이 미국다운 점포가 아니라 ‘이탈리아의 카페테리아’를 모방했다는 점 또한 기발했다. 무엇보다 직원들을 ‘사업 파트너’라 생각하고 당시로는 파격적인 직원 복지 정책을 편 점 등기업가의 생각이 기업 발전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우치게 했다.  

  외국의 브랜드를 들여와서 ‘한국법인’으로 사업을 한다면 ‘바로 이런 기업을 선택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자의 황제라 불리었던 ‘성석제’ 씨도 미국 피자헛 본사를 찾아가 담판지어 한국법인을 설립하지 않았던가? 그의 성공을 적은 책 『창업 자금 칠만이천원』은 해외 외식업계의 한국법인 붐을 일으키고, 국내의 본격적인 가맹점 사업에도 붐을 일으키는 계기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온오프라인을 통한 며칠 동안의 조사 끝에 ‘스타벅스는 이미 1998년 신세계와 양쪽 모두 100억 원씩을 출연해 한국법인을 설립했고, 이화여대 앞에 1호점이 들어서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 깊은 탄식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때의 경험을 통해 해외본사로부터 한국법인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적게는 5십만 달러에서 많게는 수백만 달러의 ‘해외법인 가맹비’를 내야한다는 점과 같은 업종의 사업을 수년 간 해 왔던 이력이 있어야 해외법인을 설립하기 위한 ‘기본요건’에 해당한다는 점 등 해외법인 설립에 대한 제반 내용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그 후로 나는 ‘스타벅스 코리아’에 주목했다. ‘내가 차리고 싶었던 업체’였기에 과연 하워드 슐츠가 했던 기업이념대로 사업이 진행되는지, 그리고 과연 국내에서도 멋지게 성공을 이룩하는지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스타벅스 코리아’의 성공은 독자 여러분이 아는 만큼 10년 동안 급성장을 했고, 국내에 ‘새로운 커피 문화’를 일으키는 방아쇠 역할을 했다. 몇 해 전 ‘된장녀 신드롬’ 등 소비자로부터 지탄의 목소리를 듣기도 했지만, 나의 스타벅스에 대한 사랑은 변함이 없다. 글로벌 프랜차이즈 기업으로서 내게는 동물학에서의 각인(imprinting) 역할을 했고, 커피 맛 중에서 스타벅스 수마트라Sumatra의 맛과 향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브랜드 컨설팅 업체 사치앤 사치Saatchi & Saatchi 회장 케빈 로버츠Kevin Roberts의 말대로라면 스타벅스Starbucks는 내게 러브마크Lovemarks(소비자에게 있어 개인적인 사연과 이유가 있어 그 누가 뭐라 하던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제품)인 셈이다.

  공교롭게 딱 10 년이 지난 지금, 나는 또 하나의 기업에 주목하기로 했다. 이번엔 글로벌한 해외법인이 아닌 국내법인이다. 이 기업의 판매제품은 ‘건강식품’이고, 몇 번의 부침을 거듭해 이젠 동종업계에서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천호식품』이다. 관심을 두게 된 이유도 스타벅스와 비슷하다. 창업자인 김영식의 책 『10미터만 더 뛰어봐』를 읽고 난 후 저자에게 깊은 관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 책은 기업적 성장보다 개인적 성공에 주력한 일종의 자서전이다. ‘책의 첫 문장이 한 권의 전부를 말한다.’고 했다면, 이 책의 시작은 ‘한 남자가 서울 강남구 역삼동 뒷골목의 허름한 여관방에서 울고 있다.’로 시작된다. 10년 전, 수십 억 원의 빚을 지고 한 끼 밥값 5,000원이 없어 소주 한 병과 600원짜리 소시지 하나로 허기를 달래는 한 사나이가 현재 20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150여 종의 건강식품을 만드는 회사의 창업주로 거듭나기까지의 과정이 가감 없이 기술되어 있다. 저자는 자신의 성공이 가능했던 이유와 방법을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어 책을 쓰게 되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100미터를 뛰는 사람에게 200미터를 더 뛰라고 하면 누구라도 포기할 것이다. 그러나 10미터만 더 뛰라고 하면, 그건 얼마든지 뛸 수 있지 않겠는가. 차이는 바로 이거다. 어제 뛰던 대로 100미터만 뛰는 것과 10미터를 더 뛰는 것의 차이다. 바로 이것이 인생의 성패를 가른다. 누구든지 10미터는 더 뛸 수 있다. 나는 이 책에서 10미터 더 뛰는 방법을 소개할 것이다.” (프롤로그 중에서)

  책을 읽는 내내 저자야말로 전옥표의 베스트셀러인 『이기는 습관』에서 말한 ‘동사형 인간’의 모델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제목에서처럼 책 내용은 모두 저자가 뛰어다닌 과정과 그 결과의 기록이다. 그는 기업가이기에 앞서 ‘영업맨’이었다. 지하철역 구내는 물론 서울에서 부산으로 내려가는 비행기 안에서 홍보전단지를 돌렸고, 자신이 파는 건강식품이 실제로 효험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50대 중반의 나이로 ‘마라톤’을 시작해 하프 마라톤을 완주했다. 달팽이 엑기스 제품을 팔 때는 ‘달팽이’을 입에 달고 살았고, 마늘진액 제품을 팔 때가 되어서는 하루 종일 ‘마늘’을 외치고 살았다. 

  그에게 마케팅 전략회의는 어쩌면 필요 없을지도 모른다. 달랑 여직원이 한 명 있을 때 혼자서 제품을 팔고 다녔던 것처럼 수백 명의 직원이 있는 지금도 가장 선두에 나서 영업하며 소비자와 가장 가까이에서 뛰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말을 듣고 있으면 ‘객주客主’를 떠돌던 물상객주 ‘보부상’이 떠오른다. 제품의 품질에 대한 확신과 자존심을 보노라면 ‘개성상인開城商人’도 생각나게 한다. 그가 말하는 ‘10미터’는 사업에 있어 말보다는 행동을, 정보보다는 실천하는 용기를, 상술보다는 인내를 강조한 키워드인 것이다.

  저자는 ‘미친 사람’이다. 자신이 만들어내는 제품에 미쳤고, 그런 제품을 팔고 다니는 자신에게 미쳤다. 그의 행동을 보노라면 인텔 사장인 앤디 그로브 의 책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Only Paranoid Survive』을 생각나게 한다. 고부가가치 산업인 메모리 산업을 사실상 독점하다시피 하며 인텔은 창업이후 10년간 총매출의 25%가 넘기며 승승장구 했지만 1980년대 초반 일본 업체들이 메모리 시장에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하며 인텔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일본의 반도체 업체들은 인텔이 거래하는 메모리 가격에 무조건 10%를 할인해서 판매를 했고, 이러한 일본 반도체 업체들의 무차별적인 공습에 인텔이 비틀되기 시작했다.



 

   당시 사장이었던 앤디 그로브는 최고 경영자인 고든 무어를 찾아가 메모리 시장에서의 참패로 급격하게 어려워진 인텔을 살리기 위한 방법을 골몰했다. 그들은 실패의 원인을 알고 있었다. 이익이 되지 않는 분야인 메모리를 과감하게 정리했어야 했는데, 인텔은 차마 행동으로 옮기지 못할 뿐이었다. 왜냐하면 그 둘은 메모리칩을 직접 개발한 사람이고 메모리에 엄청난 애정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어서 ‘인텔이 곧 메모리고 메모리가 곧 인텔’이라고 생각할 정도였기 때문이다. 이 때의 해결책은 수익이 나지 않는 산업을 정리하고 경쟁력이 있는 분야 쪽으로 집중을 해야 했다. 문제는 과감한 구조조정과 그에 따른 부작용이었다. 인텔은 이러한 부작용을 의식하느라 우물쭈물하다가 도산의 위기까지 몰리게 된 것이다.

  앤디 그로브는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Only Paranoid Survive』에서 경영자란 끊임없이 회사의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변화를 살펴봐야 했는데 스스로 그러지 못했음을 자책했다. 그리고 그는 10배의 힘이 작용하는 전략적 변곡점이라는 개념을 구체화했다. 전략적 변곡점이란 시간이 지나고 나서는 "아! 그때가 바로 중요한 변혁의 시기였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 순간에는 인지하기가 힘든 터닝 포인트를 말한다. 앤디 그로브는 이러한 전략적 변곡점에 대비하기 위해기업은 끊임없이 지나치다고 싶을 정도로 사업 환경을 검토하고 또한 의심하고 심사숙고해봐야 한다고 책에서 강조했다. 만약 전략적 변곡점을 그냥 지나쳐서 대비를 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잘나가는 회사라도 단번에 퇴출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행을 쉽게 타는 제품인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천호식품’ 역시 수 많은 ‘전략적 변곡점’을 거쳤다. 하지만 그 고비들을 넘길 수 있었던 것은 성장에 안주하지 않고 현장을 직접 뛰면서 소비자와 호흡하는 ‘현장경영’에 있었다. 저자의제품의 개발에 대한 열정은 대단했다. 또한 제품 개발은 물론 판매, 나아가 홍보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직원들과 함께 직접 참여했다. 책에는 ‘통마늘진액’을 판매하는 시점에서 이 제품을 띄우기 위해 노력했던 내용들을 세 페이지에 걸쳐 ‘내 제품에 미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생각과 행동’들이 소개되 있다. R&D와 재배농가에 대한 복지정책, 체험마케팅, 다이렉트 마케팅 등 주목되는 글들을 뽑아보면 다음과 같다.   

● 나부터 하루에 일고여덟 팩씩 마셨다. 몸소 그 효능을 입증하기 위해!

● 이 제품을 마시면서부터 달리기를 시작해 마라톤으로까지 이어나갔다.

● 전 직원이 홍보 티셔츠를 입고 근무했다.

● 경남 남해군과 기술 및 원료 공급 협약을 체결했다.

● 경남 남해군 마늘 재배 농가의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했다.

● 대학 교수들에게 연구비를 지원했다.

● 마늘 전문가가 되기 위해 도서관에 있는 마늘에 관한 책을 모두 읽었다.

● 부산역에서 서울역까지 520킬로미터를 자전거를 타고 달렸다.

● 회사를 방문하는 손님들에게 음료수 대신 ‘통마늘진액’을 내놓았다.

(148-150 요약)

  이 밖에도 저자는 ‘이 정도는 되어야 제대로 미친 것’이라며 비행기 안에서 홍보 전단을 돌리는가 하면, 공항 비즈니스 센터의 모든 컴퓨터 바탕화면을 자사 홈페이지(http://www.chunho.net)으로 바꿔 놓는 등 엉뚱하고 기발한 방법까지 동원한 사례까지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저자는 “미치자. 먼저 스스로 미치고, 다른 사람들도 미치도록 만들자. 당신의 신념에 중독되게끔 하라. 그렇다면 성공은 떼어 놓은 당상이다!”고 독려했다. 

  이 책이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저자의 책을 만들게 된 의도에 있다. ‘노력, 인내, 행동’이라고 하는 독특하지 않지만 특별한 자신이 가진 ‘성공 비결’을 함께 하려는 그의 또 다른 행동의 결과물이라는데 적잖은 감동을 받는다. 그 이유 중에는 우리나라의 성공한 기업가들의 책들이 외국에 비해 터무니없이 부족한 데에 있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테지만, 그 중에서 자신의 치부는 밝히기를 꺼리는 인간적인 본성도 있지만, ‘활자로 기록되어 오래도록 남는다‘는 책의 장점이 오히려 단점으로 작용한 때문이리라.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쓰기 위해서는 ’진솔하게 고백해야 한다‘는 부담이 따른다. 하지만 ’좋은 것을 알려주고자 하는 더한 의지‘가 그 부담을 딛고 책을 쓸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 책은 많은 실패를 딛고 일어선 저자가 책을 통해 ’나 같은 환경을 겪은 사람도 일어섰다. 그러니 당신도 나처럼 하면 꼭 일어설 수 있다‘고 독자들을 위로하고 격려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 전에도 2003년부터 현재 32,00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뚝심카페: http://cafe.daum.net/kys1005)에서 회원들을 위한 ’재테크 강의‘를 하고 있어 그의 후학을 위한 ’나눔의 실천‘ 역시 이미 오래 전부터 행동으로 실천하고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매일 현장에서 당장 행동으로 옮기며 현장에서 배우는 사람 앞에 수 백 페이지에 달하는 마케팅과 영업 관련서는 책상물림의 쉰소리로 밖에 보이지 않겠다 싶었다. 그가 뛴 발자국 뒤에 가장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영업과 홍보 그리고 마케팅의 자국들이 남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에 이어 앞으로 저자와 저자의 기업을 주목하려고 한다. 책의 내용을 기억하면서 시장과 미디어에서 확인되는 천호식품의 발전을 지켜봐야겠다. 비즈니스맨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생동감있는 영업 책이다. 주위에 좌절하고 있는 사업가가 있다면 권해주고 싶다. 취업이 아닌 내 사업의 길을 선택한 젊은이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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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 소사이어티 - 꿈과 감성을 파는 사회
롤프 옌센 지음, 서정환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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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트렌드를 읽고 싶다면 가장 먼저 읽어야 할 책!

  “인터넷은 지구상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수익을 빨아먹는 괴물이다. 인터넷은 진정한 자유시장을 창출했고, 항상 똑같은 물건을 파는 기업들은 진정한 자유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하지만 용기 있는 기업이야말로 자유시장에서 최고의 주인공이다. 자유시장은 변화할 용기가 없는 유약한 기업을 쓸어버리고, 자신이 지닌 뛰어난 차별성을 수익성장의 기회로 이용하는 기업에 번영을 안겨준다.” 이 말은 경영학의 구루인 톰 피터스가 자신의 책 『미래를 경영하라Re-imagine』에서 드림비즈니스를 설명하기 위해 마케팅 전문가의 더그 홀Doug Hall의 말을 옮긴 내용이다. 

  톰 피터스는 지식정보화시대를 주도했던 ‘인터넷’은 소비자들에게 ‘자유경쟁시장’을 촉발시켜 결국 기업은 차별성을 갖추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하는 시대로 변화되었다 말했다. 그래서 새로운 시대에서 최고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기업으로 ‘변화할 용기’를 가진 기업이라고 말했다. 어떤 ‘변화’를 말하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제품에 ‘꿈과 이야기를 접목시키는 변화’를 말한다. 그렇다, 오늘날은 정보시대를 거쳐 스타벅스와 포르쉐, 나이키처럼 ‘꿈이 있는 제품, 이야기를 지닌 제품’이 승리하는 이른 바 ‘드림 소사이어티’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책 『드림 소사이어티The Dream Society』(원제: The Dream Society: How the Coming Shift from Information to Imagination Will Transform Your Business)미래예측 분야에서 최고봉으로 손꼽히는 책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미래문제 연구집단인 코펜하겐 미래학 연구소 소장을 역임한 롤프 옌센Rolf JensenIT붐이 한창이던 1999년에 썼는데,(우리나라에서는 2000년에 출간되었다) 10 년이 지난 현재에 읽어도 마치 지난해에 쓴 책처럼 시의적절해서 저자의 놀라운 혜안과 통찰력에 혀를 내두르게 한다. 이 책에 나타난 1999 년 저자가 본 미래의 모습, 즉 드림 소사이어티는 무엇일까?  

“지금(1999 년)은 결단의 순간이다. 드림 소사이어티 특유의 감성적이고 비물질적인 요소가 상품을 선택하고 구매하는 소비자의 형태에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전에 결단을 내려야 한다. 그렇게 되면 선진국의 사회형태는 정보사회가 아니라 드림 소사이어티가 될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상품과 서비스에 감성적 가치를 덧붙일 때이다.” (머리말 중에서)

  저자가 말하는 미래는 오늘날 우리가 맞이하고 있는 오늘과 내일이다. 우리는 이미 정보화 시대를 지나 ‘드림 소사이어티’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책의 내용은 ‘미래상’이라며 제시하고 있지만, 독자인 나는 ‘현실상’으로 이해하면 된다. 놀라운 것은 전혀 어색함이 없다는 점이다. 마치 저자가 말한 대로 현실이 움직인 것처럼 정확히 들어맞고 있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현재 우리가 ‘추구해야 할 당면 과제’로 생각하고 있는 미래를 저자도 함께 그려내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는 마치 1984년의 군사독재 아래에서 조지 오웰의 『1984년』를 읽으며 ‘빅 브라더Big Brother’를 이해하는 것 같은 소름 돋는 순간이었다. 이 책은 크게 드림 소사이어티는 어떤 사회인가, 드림 소사이어티 사회가 도래하는 원인은 무엇이며 의미는 무엇인가, 마지막으로 드림 소사이어티 사회에서 성공하는 방법은 무엇인가를 설명하고 있다.   

  그럼 드림 소사이어티 사회가 도래한 원인은 무엇일까? 정보사회는 모든 제품과 서비스가 ‘자동화’가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전화, TV, 계산기, 컴퓨터 그리고 새로이 쏟아지는 기계들은 인간의 일을 대신해 주고, 노동인구는 지식가공Knowledge processing 분야 종사자들이 늘어가고 있다. 옛날에 비해 부와 여가시간이 늘어난 사람들은 천편일률 적인 제품과 서비스에 식상해져 잊었던 꿈과 감성에 눈을 돌리는 제품, 멋진 이야기가 담기 제품에 ‘가치’를 두고 기꺼이 돈을 지불하고 있다. 앞으로는 즐거움을 목적으로 하는 지적이고 감각적인 것들이 ‘차별성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고 높은 호응을 얻게 된다. 이러한 이유가 드림 소사이어티의 논리이며 드림 소사이어티 사회가 도래한 이유가 된다.

  드림 소사이어티 사회는 정보사회의 대안이 아니라, 진화라고 봐야 한다. 산업사회의 잔재인 ‘넘쳐나는 공급’와 정보사회의 장점인 ‘풍부한 정보’는 까다로운 소비자를 만들어냈고, 이에 부응하기 위해 기업은 소비자의 새로운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드림 소사이어티 사회에 적응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와 그의 연구진이 내다 본 드림 소사이어티는 2025 년이었다. 하지만 그 사회는 이미 존재한다. 오늘날 기업들은 소비자의 욕구에 부응하고자 기존에 갖추었던 이성적인 시스템에 ‘디자인Design’이라는 감성적 요소를 첨가하고, 이렇게 생산된 상품에는 소비자가 원하는 이야기Story와 꿈Dream을 붙여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그렇다면 드림소사이어티 사회에서 성공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 답은 이 책의 하이라이트인 ‘제 2장 이야기와 이야기꾼을 위한 시장‘이 제시하는 ’이야기와 감성에 의해 정의되는 여섯 개의 시장‘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들 여섯 개의 시장은 드림 소사이어티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감성시장emotional market으로 기업이 변화하고자 하는 방향을 제시해준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1. 모험판매의 시장Adventures for Sale

소비자는 과거에 대한 향수, 모험, 마음의 평온, 윤리 등 많은 내용을 담고 있는 이야기의 상품을 산다. 그래서 기업은 광고를 대신해 운동선수나 산악인, 자동차 경주 등을 후원한다. 즉 이야깃거리를 가진 사람들을 붙잡고 다. 소비자는 그들의 이야기를 즐기고, 사랑하여 기꺼이 함께 하려 하고 있다. 이제 시장은 비이성적인 시장으로 꽃을 피우고 있다.

  2. 연대감과 친밀감 및 우정과 사랑을 위한 시장Market for Togetherness, Friendship, and Love

거대 통신회사들은 기본 서비스에 연대감 고취, 친밀감 고취라는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연대감은 상표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기네스 맥주가 아일리쉬 펍을 지향하듯 외식업과 카페업 역시 친밀감을 드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같은 맥주, 같은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은 친밀감을 높이고, 사연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사랑과 결혼, 그리고 장례를 위한 시장 역시 급성장하고 있다. 이 시장은 가장 중요하고 미래 성장 가능성도 가장 높다. 앞으로 더 많은 나라들의 경제 개발이 이뤄지고, 개인적이고 서구적인 생활 방식이 확산될 수록, 사람들의 외로움과 고독감은 더욱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보석과 향수는 사랑의 이름으로 고가에 팔려나가고, 영화와 음악 역시 사랑의 힘을 빌어 세계를 넘나든다. 우정과 사랑은 국경과 언어를 초월해 전세계를 통하고 있다. 

  3. 관심의 시장Market for Care

다마고찌의 히트 요인은 주인으로 하여금 관심을 제공할 기회를 준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관심을 주는 시장을 만들고, 관심을 받는 시장을 만들면 성공할 수 있다. 애완동물 시장은 감성적 관점에서만 이해될 수 있다. 자연을 보호하고, 동물을 사랑하는 시장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NGO의 성장 역시 관심의 시장이다. 나아가 관심 받는 시장도 팽창한다. 웰빙으로 대표되는 건강시장, 미세공학과 생물공학이 발전하고, 건강 관련 서비스 시장이 성장한다. 교회와 종교 역시 성장할 것이다. 인쇄기술의 발달이 기독교를 대중화시킨 것처럼, 인터넷의 발달은 세계의 위대한 종교관을 발전시키고 있다. 

  4. '나는 누구인가' 시장Who-Am-I Market

나는 누구인가?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는 무엇인가? 나는 그들과 어떻게 다른가? 사람들은 ‘나’에 주목하고 있다. 나는 누구인가 시장은 감성시장과 결합하여 ‘명품 시장’을 발전시킨다. 소비자는 부가 증가하면서 가격과 품질에 신경 쓰기보다는 자신을 기업이 판매하는 이야기와 연관시키고, 자신의 능력에 연관시켜 제품을 구매한다. 이 시장은 의류 뿐 아니라, 모자, 신발, 선글라스, 벨트, 가방등 액세서리와 화장품, 여성용 머리장식등이 총망라 된다. 이러한 현상은 물질적인 풍요를 기반으로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놀라운 일이 아니다. 

  5. 마음의 평온을 위한 시장Market for Peace of Mind

현대기업들은 소비자에게 과거에 대한 향수 뿐 아니라 마음의 평안와 영원성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과학적으로 인간에게는 약 1야드yard 이상의 거리 정도인 안전지대가 필요하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그래서 대중교통 수단보다는 ‘감성적인 자동차’를 더욱 찾고, 편안함을 제공해주는 인테리어와 소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6. 신념을 위한 시장Market for Convictions

사람들은 생태학, 환경, 인간의 권리, 윤리, 동물보호, 흡연, 유전공학, 종교, 에너지 공급 등의 주제에 대해 더 이상 고정된 가치체계라 보지 않고 결정을 내려야 할 구체적인 선택사항으로 여긴다. 그래서 새로운 형태의 정치참여를 통해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 이들의 행동은 기업에도 영향을 미쳐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그들이 추구하는 신념을 선택하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이를 충족시키는 드림 소사이어티의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과 함께 기업이 변화되어야 한다. 드림 소사이어티 사회에서 ‘일’은 더 이상 ‘힘든 일‘이 아닌 동기부여와 창조력 그리고 즐거운 몰두가 결함된 ’힘든 재미‘가 될 것이다. ’기업‘역시 경제적 단체가 아니라 사회의 기본단위인 ’부족‘과 같은 의미의 조직이 되고, 직원은 ’부족민‘이 된다. 노동의 개념이 힘든 재미로 바뀐다면 일(힘든 재미)이 가족이나 여가보다 우선시될 수도 있다. 어쩌면 옛날 부족과 부족민과 같이 가족이 곧 기업이 되고, 일이 곧 여가가 되는 모호한 균형을 이룰지도 모른다. 드림 소사이어티의 진정한 사회의 모습은 근로자는 창조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일에 몰두하고, 기업은 그러한 종업원을 가장 중요한 자산으로 여기는 사회이다. 그리고 기업과 근로자가 가치체계와 규칙을 공유하며 보다 끈끈하게 결속하는 부족사회이다. 

  이 책은 트렌드나 미래예측서의 존재이유를 잘 증명해주는 책이다. 지난 세기 그가 제시한 ‘미래’는 우리의 현실과 거의 일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에 있어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혜안은 미래 시장을 선점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드림 소사이어티』는 독자에게 미래에 대한 다양하고 폭넓은 시야를 제공하고, 미래산업의 키워드라 할 수 있는 ‘이야기Story와 감성Emotion'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혀주고 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대단한 성공을 이룩하고 있는 애플, 스타벅스, 도요타 등은 드림 소사이어티 즉 감성적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기업들이다. 

  저자는 책에서 시대가 배출한 '꿈꾸는 경영자'로 애플의 스티브 잡스(Jobs), 영국 버진 그룹의 리처드 브랜슨(Branson) 회장을 꼽았고, 드림 소사이어티가 추구하는 가장 이상적인 기업가로는 헐리우드의 영화 제작자이자 감독인 ‘스티븐 스필버그’를 꼽았다. 그는 드림 소사이어티가 추구하는 인재란 소비자를 매혹시키고 새로운 블루오션을 찾아내는 아이디어와 상상력이 넘치는 창조적 인재라고 말했다. 저자가 책 속에서 제시하는 미래의 모습에는 많은 사업 아이디어와 제품 아이디어가 숨어 있다. 그것을 찾아 자신의 업무와 연관시켜 상상해 본다면 ‘내가 그린 드림 소사이어티’도 충분히 그려봄직 하다. 

  이 책은 리처드 왓슨의 『퓨처파일Future Files』이나 톰 피터스의『미래를 경영하라』처럼 글이 재미있지도 않고,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지도 못한다. 그래서 읽어나가기가 여간 쉽지 않다. 하지만 21세기에 접어들어 ‘트렌드’를 말하고, ‘미래’를 말하면서 저자인 롤프 옌센과 책『드림 소사이어티』를 언급하지 않은 사례를 찾아볼 수 없고, 참고하지 않은 내용이 없을 만큼 이 책이 갖는 통찰력은 놀랍도록 뛰어나다. 비즈니스맨이라면 꼭 읽어야 할 필독서다. 미래에 대해 궁금하다면, 특히 트렌드와 미래예측에 대한 공부를 보다 알차게 하고 싶다면 그 시작을 이 책부터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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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미래가 온다
다니엘 핑크 지음, 김명철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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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핑크, 미래형 인재의 6가지 조건을 말하다!

  사람들은 예전처럼 더 이상 노스트라다무스와 같은 예견자에 기대지 않는다. 그 대신 복잡해지고 급변하는 오늘의 세상을 일러줄 사람들로 ‘미래학자’에 주목한다. 그들은 현재를 바탕으로 미래를 내다본다. 왜냐하면 지구촌에 일어나고 있는 동시대의 현실들이 어느 나라에서는 꿈같은 미래의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한 예로『퓨처파일』을 쓴 리처드 왓슨은 그의 책에서 대한민국이 IT 산업이 실생활에 적용된 정도를 들어 ‘미래국가의 전형’이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미래학자’들은 Know-Where의 강자들이다. 그들은 세계에서 일어나는 물고기의 비늘 같은 사실들을 하나하나 모아 물고기, 어떤 종류의 얼마나 큰 물고기인지 전체적인 그림을 그릴 줄 아는 사람들이다. 우리가 이들 미래학자에게 귀를 기울이는 이유는 넘쳐나는 정보들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고, 그들이 그리는 그림이 기가 막히게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앨빈 토플러에 이어 차세대 미래학자로 주목받고 있으며 얼마 전 열린 '2009 글로벌 서울포럼'에도 참석한 바 있는 다니엘 핑크Daniel Pink의 책 『새로운 시대가 온다A Whole New Mind 』새로운 미래에 갖춰야 할 인재의 조건을 제시한 책이다. 그는 이 책에서 미래는 좌뇌 중심의 논리적 능력, 컴퓨터와 같은 디지털 능력 등을 필요로 하는 정보화시대에서 우뇌 중심의 창조의 능력, 공감의 능력 등을 필요로 하는 하이컨셉의 시대로 옮겨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미지 출처 : Flickr 



   이 책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크게 우뇌 중심의 ‘하이컨셉, 하이터치 시대’라는 개념과 ‘미래인재의 6가지 조건’ 두 가지이다. 이를 이야기하기 전에 저자는 왜 우뇌 중심의 시대인가에 대해 언급한다. 지금껏 인류를 이끌어 온 것은 좌뇌의 역할이 컸다. 그리고 우뇌는 좌뇌를 보조하는 역할에 불과하다고 믿었다. 이는 정치가와 학자, 변호사는 주류로 인정하고, 예술가들은 비주류로 취급한 역사와 맥락을 같이 한다. 하지만 최근의 뇌에 대한 이론은 이에 대해 다른 의견을 말하고 있다. 우뇌는 결코 좌뇌보다 열등하지 않고, 역할만 다르게 할 뿐이라는 것이다. 


이미지 출처 : http://johnfenzel.typepad.com/

 새로운 시대를 위한 좌뇌와 우뇌의 역할은 다음과 같다.   

- 좌뇌는 우리 몸의 오른쪽을 통제하며, 우뇌는 우리 몸의 왼쪽을 통제한다.

- 죄뇌는 순차적이고, 우뇌는 동시적이다.

- 좌뇌는 본문text 해석에 강하고, 우뇌는 문맥context 해석에 강하다.

- 좌뇌는 세부적으로 분석하고, 우뇌는 큰 그림을 그린다.

  저자는 이러한 뇌에 대한 인식의 변화는 세상의 변화에 맞물려 좌뇌 중심의 역사가 바뀌고 있다는 점을 주목한다. 그동안 간과되었던 우뇌의 기능이 좀 더 강화되는 사회가 도래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주류로 자리매김했던 좌뇌 중심 사회의 핵심계층인 지식근로자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다니엘 핑크는 지식근로자들 역시 변화의 기로에 서 있는데 그 원인으로 풍요, 자동화, 그리고 아시아를 꼽았다. 

  공급이 넘쳐나는 풍요로운 오늘날 소비자는 그들의 감수성을 매혹시키는 무엇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바로 디자인이다. 디자인은 실용적이고 일상적인 물건을 ‘갖고 싶은’ 물건으로 만들었다. 풍요소비자들에게 아름다움이라는 우뇌적 사고를 고양시키고, ‘삶의 가치’를 살피게 했다. 또 다른 원인은 아시아다. 아웃소싱의 세계화는 좌뇌형 인간의 가치를 하락시키고 있다. 좌뇌형 업무들이 표준화되면서 비용이 저렴한 해외에서 처리가 가능해져 선진국의 화이트칼라, 좌뇌형 근로자들에게는 악몽이 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자동화다. 경영학의 구루인 톰 피터스Tom Peters는 “화이트 칼라 노동자들에게 소프트웨어란 정신적 업무를 수행하는 지게차와도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소프트웨어의 상당수가 좌뇌의 업무의 대부분이었던 일상적인 업무들을 대신하면서 그들의 위치는 점차 좁아지고 있다. 수 천 달러가 드는 변호사 대신 ‘고급 온라인 이혼서비스 센터‘을 찾으면 단 돈 249불에 이혼을 할 수 있고, 회계업무를 대신하는 온라인 서비스회사도 있으며, 간단한 건강검진을 대신하는 온라인 프로그램도 있다. 이렇게 좌뇌형 사고의 중요성은 점점 줄어드는 대신 우뇌형 사고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다니엘 핑크는 정보화시대는 가고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했다. 이 시대의 주인공은 바로 우뇌형 사고를 지닌 사람들, 즉 창작자나 예술가처럼 다른 사람에게서 감정적 공감을 이끌어내는 능력을 지닌 사람들의 시대가 온 것이다. 하이컨셉은 예술적, 감성적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능력으로 트렌드와 기회를 감지하고, 훌륭한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말한다. 하이터치는 공감을 이끌어내는 능력이다. 인간관계의 미묘한 감정을 이해하고, 한 사람의 개성에서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해주는 요소를 도출해 내는 능력이다


우뇌형 인간의 진화과정을 설명하는 다니엘 핑크. 43세의 미래학자, 놀랍지 않은가?이미지 출처: Flickr 

   그렇다면 좌뇌형 중심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는 이러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저자는 좌뇌형 사고로는 부족하다며 자유롭게 우뇌형 사고를 할 수 있도록 하이컨셉, 하이터치 재능을 연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앞으로 준비해야 할 재능으로 6가지를 꼽았다. 바로 디자인, 스토리, 조화, 공감대 형성, 유희, 의미부여로 이들을 ‘미래인재의 6가지 조건’이라 불렀다. 

  첫째는 디자인Design이다. 디자인Design은 양쪽 뇌를 사용하는 새로운 사고의 가장 대표적인 지능이다. 또한 아웃소싱하거나 자동화하기 어려운 하이컨셉의 핵심능력으로 점점 경쟁우위를 부여한다. 그리고 물질적 풍요의 시대에 차별화를 내세울 수 있는 수단이다. 디자인이란 이제 기본적인 비즈니스의 필수 교양이므로, 디자인이라는 언어를 읽고 쓸 줄 알아야 한다. 월등한 기능으로는 부족하다. 디자인으로 어필하고 호소해야 한다. 

  둘째는 스토리Story다. 인간은 타고난 이야기꾼이다. 정보화 시대를 이끈 것이 팩트fact라면 하이컨셉 시대에는 스토리story가 대신할 것이다. 우리 시대의 삶은 정보와 데이터로 넘쳐나고 있기에 강력한 메세지를 쏟아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하이컨셉 시대는 팩트들을 한데 엮어 문맥context과 감성적 임펙트를 제공하는 능력인 스토리텔링 능력을 높게 평가한다. 스토리는 정보, 지식, 문맥, 감정 등을 하나의 치밀한 패키지로 압축하기 때문이다. 스토리는 디자인과 더불어 차별화와 경쟁우위를 창출할 것이다.

  셋째는 조화symphony다. 오늘날 가장 많이 요구하는 능력은 '분석'이 아니라 '통합' 이다. 즉 큰 그림을 볼 수 있고 새로운 전체를 구성하기 위해 이질적인 조각들을 서로 결합할 수 있는 조화로운 능력을 요구한다. 작곡가가 교향악을 쓰는 것처럼,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흩어진 조각들을 모아 하나의 패턴을 잡아내고 이를 통합시켜 완전히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는 것이다. 바로 ‘큰 그림을 보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 능력은 아웃소싱하기 어렵고 자동화하기도 어렵다. 이러한 사고는 리더들이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의미 있는 트렌드를 추출해 내고 미래에 대한 전략적인 사고를 가능하게 한다. 

  넷째는 공감empathy이다. 인간은 하품과 같이 공감할 수 있는 타고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 공감은 디자인과도 연관이 있고, 조화와도 연관이 있다. 공감하는 능력은 먼저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볼 줄 알고, 다른 사람의 심장으로 느낄 줄 아는 능력이다. 내가 공감하는 것을 포함해 공감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필요하다. 정보가 풍부하고 분석적인 도구가 발전한 세계에서 논리만으로는 부족하다. 다른 동료들의 마음을 알고, 이해하고, 배려할 줄 아는 공감하는 능력은 또 다른 차별화를 만들 수 있다. 공감은 지성의 일탈도 아니고, 지성으로 향하는 유일한 길도 아니다. 지성과 공감이 서로 동조하는 가운데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사람이 크게 성공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다섯째는 놀이play다. 놀이는 일이나 사업적인 측면에서는 물론 개인적으로 충만한 삶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진지함으로는 부족하다. 게임, 유머, 즐거움을 지닌 인재가 필요하다. 이런 요소는 이제 필수가 되었다. 게임은 공감 능력을 만들어내고, 유머는 큰 그림을 감지하는 능력을 만든다. 그리고 웃음은 공감을 전달하는 비언어적 의사소통 방식으로 통한다. 이들은 창의성과 생산성, 그리고 협동성을 이끌어낼 수 있는 큰 힘을 지녔다. 

  마지막으로 의미meaning다. 미국의 저널리스트인 그렉 이스터브룩Gregg Easterbrook은 “물질에 대한 욕구에서 삶의 가치에 대한 욕구로의 이동은 역사상 가장 큰 규모로 진행되고 있으며, 우리 시대에 가장 주된 문화적 발전으로 인식될 것이다.”고 말한 바 있다. 풍요로운 물질 사회의 다음은 행복을 추구하고 유쾌한 삶을, 좋은 삶을 지향하게 했다. 의미의 추구는 우리를 살게 하는 원동력이자, 오늘날의 세상에 어울리는 요체이다. 이러한 의미를 발견하는 능력 역시 하이컨셉 시대에 필요한 재능이다. 

 

이미지 출처: http://www.informl.com/2009/02/ 

마지막으로 다니엘 핑크는 미래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자신의 일을 주의 깊게 관찰하면서 스스로에게 던져봐야 할 세 가지 질문을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이 질문은 앞으로 우열을 판가름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 해외에 있는 사람이 이 일을 더 싸게 할 수 있는가?

2. 컴퓨터가 이 일을 더 빨리 할 수 있는가?

3. 풍요의 시대에 비물질적이며 초월적인 욕구를 만족시키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가?

   저자의 세 가지 질문은 스스로에게 ‘나는 아직도 좌뇌형 중심의 일을 하고 있는가?’를 묻는 질문이고, 그 답은 ‘미래 인재의 6가지 조건’ 속에서 찾으라는 말일 것이다. ‘디자인과 감성, 그리고 디자인이 살 길이다‘고 외치는 오늘을 볼 때 2005년에 발간된 이 책은 다니엘 핑크의 깊은 통찰력을 대표한다. 많은 사례와 함께 제시된 저자의 혜안은 오늘의 요구들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해 준다. 아이러니컬한 것은 ’법관, 의사‘등 우리가 가장 선호하는 직업군은 ’이론과 논리의 좌뇌族 ‘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과연 미래를 제대로 바라보고 있으며, 제대로 준비하고 있는가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기회를 준다. 놀라운 책이다. 이 책에서 그가 바라보는 미래는 마치 오늘날의 현실과 손을 잡고 함께 걸어가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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