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소사이어티 - 꿈과 감성을 파는 사회
롤프 옌센 지음, 서정환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0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21세기의 트렌드를 읽고 싶다면 가장 먼저 읽어야 할 책!

  “인터넷은 지구상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수익을 빨아먹는 괴물이다. 인터넷은 진정한 자유시장을 창출했고, 항상 똑같은 물건을 파는 기업들은 진정한 자유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하지만 용기 있는 기업이야말로 자유시장에서 최고의 주인공이다. 자유시장은 변화할 용기가 없는 유약한 기업을 쓸어버리고, 자신이 지닌 뛰어난 차별성을 수익성장의 기회로 이용하는 기업에 번영을 안겨준다.” 이 말은 경영학의 구루인 톰 피터스가 자신의 책 『미래를 경영하라Re-imagine』에서 드림비즈니스를 설명하기 위해 마케팅 전문가의 더그 홀Doug Hall의 말을 옮긴 내용이다. 

  톰 피터스는 지식정보화시대를 주도했던 ‘인터넷’은 소비자들에게 ‘자유경쟁시장’을 촉발시켜 결국 기업은 차별성을 갖추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하는 시대로 변화되었다 말했다. 그래서 새로운 시대에서 최고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기업으로 ‘변화할 용기’를 가진 기업이라고 말했다. 어떤 ‘변화’를 말하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제품에 ‘꿈과 이야기를 접목시키는 변화’를 말한다. 그렇다, 오늘날은 정보시대를 거쳐 스타벅스와 포르쉐, 나이키처럼 ‘꿈이 있는 제품, 이야기를 지닌 제품’이 승리하는 이른 바 ‘드림 소사이어티’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책 『드림 소사이어티The Dream Society』(원제: The Dream Society: How the Coming Shift from Information to Imagination Will Transform Your Business)미래예측 분야에서 최고봉으로 손꼽히는 책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미래문제 연구집단인 코펜하겐 미래학 연구소 소장을 역임한 롤프 옌센Rolf JensenIT붐이 한창이던 1999년에 썼는데,(우리나라에서는 2000년에 출간되었다) 10 년이 지난 현재에 읽어도 마치 지난해에 쓴 책처럼 시의적절해서 저자의 놀라운 혜안과 통찰력에 혀를 내두르게 한다. 이 책에 나타난 1999 년 저자가 본 미래의 모습, 즉 드림 소사이어티는 무엇일까?  

“지금(1999 년)은 결단의 순간이다. 드림 소사이어티 특유의 감성적이고 비물질적인 요소가 상품을 선택하고 구매하는 소비자의 형태에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전에 결단을 내려야 한다. 그렇게 되면 선진국의 사회형태는 정보사회가 아니라 드림 소사이어티가 될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상품과 서비스에 감성적 가치를 덧붙일 때이다.” (머리말 중에서)

  저자가 말하는 미래는 오늘날 우리가 맞이하고 있는 오늘과 내일이다. 우리는 이미 정보화 시대를 지나 ‘드림 소사이어티’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책의 내용은 ‘미래상’이라며 제시하고 있지만, 독자인 나는 ‘현실상’으로 이해하면 된다. 놀라운 것은 전혀 어색함이 없다는 점이다. 마치 저자가 말한 대로 현실이 움직인 것처럼 정확히 들어맞고 있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현재 우리가 ‘추구해야 할 당면 과제’로 생각하고 있는 미래를 저자도 함께 그려내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는 마치 1984년의 군사독재 아래에서 조지 오웰의 『1984년』를 읽으며 ‘빅 브라더Big Brother’를 이해하는 것 같은 소름 돋는 순간이었다. 이 책은 크게 드림 소사이어티는 어떤 사회인가, 드림 소사이어티 사회가 도래하는 원인은 무엇이며 의미는 무엇인가, 마지막으로 드림 소사이어티 사회에서 성공하는 방법은 무엇인가를 설명하고 있다.   

  그럼 드림 소사이어티 사회가 도래한 원인은 무엇일까? 정보사회는 모든 제품과 서비스가 ‘자동화’가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전화, TV, 계산기, 컴퓨터 그리고 새로이 쏟아지는 기계들은 인간의 일을 대신해 주고, 노동인구는 지식가공Knowledge processing 분야 종사자들이 늘어가고 있다. 옛날에 비해 부와 여가시간이 늘어난 사람들은 천편일률 적인 제품과 서비스에 식상해져 잊었던 꿈과 감성에 눈을 돌리는 제품, 멋진 이야기가 담기 제품에 ‘가치’를 두고 기꺼이 돈을 지불하고 있다. 앞으로는 즐거움을 목적으로 하는 지적이고 감각적인 것들이 ‘차별성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고 높은 호응을 얻게 된다. 이러한 이유가 드림 소사이어티의 논리이며 드림 소사이어티 사회가 도래한 이유가 된다.

  드림 소사이어티 사회는 정보사회의 대안이 아니라, 진화라고 봐야 한다. 산업사회의 잔재인 ‘넘쳐나는 공급’와 정보사회의 장점인 ‘풍부한 정보’는 까다로운 소비자를 만들어냈고, 이에 부응하기 위해 기업은 소비자의 새로운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드림 소사이어티 사회에 적응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와 그의 연구진이 내다 본 드림 소사이어티는 2025 년이었다. 하지만 그 사회는 이미 존재한다. 오늘날 기업들은 소비자의 욕구에 부응하고자 기존에 갖추었던 이성적인 시스템에 ‘디자인Design’이라는 감성적 요소를 첨가하고, 이렇게 생산된 상품에는 소비자가 원하는 이야기Story와 꿈Dream을 붙여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그렇다면 드림소사이어티 사회에서 성공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 답은 이 책의 하이라이트인 ‘제 2장 이야기와 이야기꾼을 위한 시장‘이 제시하는 ’이야기와 감성에 의해 정의되는 여섯 개의 시장‘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들 여섯 개의 시장은 드림 소사이어티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감성시장emotional market으로 기업이 변화하고자 하는 방향을 제시해준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1. 모험판매의 시장Adventures for Sale

소비자는 과거에 대한 향수, 모험, 마음의 평온, 윤리 등 많은 내용을 담고 있는 이야기의 상품을 산다. 그래서 기업은 광고를 대신해 운동선수나 산악인, 자동차 경주 등을 후원한다. 즉 이야깃거리를 가진 사람들을 붙잡고 다. 소비자는 그들의 이야기를 즐기고, 사랑하여 기꺼이 함께 하려 하고 있다. 이제 시장은 비이성적인 시장으로 꽃을 피우고 있다.

  2. 연대감과 친밀감 및 우정과 사랑을 위한 시장Market for Togetherness, Friendship, and Love

거대 통신회사들은 기본 서비스에 연대감 고취, 친밀감 고취라는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연대감은 상표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기네스 맥주가 아일리쉬 펍을 지향하듯 외식업과 카페업 역시 친밀감을 드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같은 맥주, 같은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은 친밀감을 높이고, 사연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사랑과 결혼, 그리고 장례를 위한 시장 역시 급성장하고 있다. 이 시장은 가장 중요하고 미래 성장 가능성도 가장 높다. 앞으로 더 많은 나라들의 경제 개발이 이뤄지고, 개인적이고 서구적인 생활 방식이 확산될 수록, 사람들의 외로움과 고독감은 더욱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보석과 향수는 사랑의 이름으로 고가에 팔려나가고, 영화와 음악 역시 사랑의 힘을 빌어 세계를 넘나든다. 우정과 사랑은 국경과 언어를 초월해 전세계를 통하고 있다. 

  3. 관심의 시장Market for Care

다마고찌의 히트 요인은 주인으로 하여금 관심을 제공할 기회를 준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관심을 주는 시장을 만들고, 관심을 받는 시장을 만들면 성공할 수 있다. 애완동물 시장은 감성적 관점에서만 이해될 수 있다. 자연을 보호하고, 동물을 사랑하는 시장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NGO의 성장 역시 관심의 시장이다. 나아가 관심 받는 시장도 팽창한다. 웰빙으로 대표되는 건강시장, 미세공학과 생물공학이 발전하고, 건강 관련 서비스 시장이 성장한다. 교회와 종교 역시 성장할 것이다. 인쇄기술의 발달이 기독교를 대중화시킨 것처럼, 인터넷의 발달은 세계의 위대한 종교관을 발전시키고 있다. 

  4. '나는 누구인가' 시장Who-Am-I Market

나는 누구인가?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는 무엇인가? 나는 그들과 어떻게 다른가? 사람들은 ‘나’에 주목하고 있다. 나는 누구인가 시장은 감성시장과 결합하여 ‘명품 시장’을 발전시킨다. 소비자는 부가 증가하면서 가격과 품질에 신경 쓰기보다는 자신을 기업이 판매하는 이야기와 연관시키고, 자신의 능력에 연관시켜 제품을 구매한다. 이 시장은 의류 뿐 아니라, 모자, 신발, 선글라스, 벨트, 가방등 액세서리와 화장품, 여성용 머리장식등이 총망라 된다. 이러한 현상은 물질적인 풍요를 기반으로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놀라운 일이 아니다. 

  5. 마음의 평온을 위한 시장Market for Peace of Mind

현대기업들은 소비자에게 과거에 대한 향수 뿐 아니라 마음의 평안와 영원성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과학적으로 인간에게는 약 1야드yard 이상의 거리 정도인 안전지대가 필요하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그래서 대중교통 수단보다는 ‘감성적인 자동차’를 더욱 찾고, 편안함을 제공해주는 인테리어와 소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6. 신념을 위한 시장Market for Convictions

사람들은 생태학, 환경, 인간의 권리, 윤리, 동물보호, 흡연, 유전공학, 종교, 에너지 공급 등의 주제에 대해 더 이상 고정된 가치체계라 보지 않고 결정을 내려야 할 구체적인 선택사항으로 여긴다. 그래서 새로운 형태의 정치참여를 통해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 이들의 행동은 기업에도 영향을 미쳐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그들이 추구하는 신념을 선택하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이를 충족시키는 드림 소사이어티의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과 함께 기업이 변화되어야 한다. 드림 소사이어티 사회에서 ‘일’은 더 이상 ‘힘든 일‘이 아닌 동기부여와 창조력 그리고 즐거운 몰두가 결함된 ’힘든 재미‘가 될 것이다. ’기업‘역시 경제적 단체가 아니라 사회의 기본단위인 ’부족‘과 같은 의미의 조직이 되고, 직원은 ’부족민‘이 된다. 노동의 개념이 힘든 재미로 바뀐다면 일(힘든 재미)이 가족이나 여가보다 우선시될 수도 있다. 어쩌면 옛날 부족과 부족민과 같이 가족이 곧 기업이 되고, 일이 곧 여가가 되는 모호한 균형을 이룰지도 모른다. 드림 소사이어티의 진정한 사회의 모습은 근로자는 창조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일에 몰두하고, 기업은 그러한 종업원을 가장 중요한 자산으로 여기는 사회이다. 그리고 기업과 근로자가 가치체계와 규칙을 공유하며 보다 끈끈하게 결속하는 부족사회이다. 

  이 책은 트렌드나 미래예측서의 존재이유를 잘 증명해주는 책이다. 지난 세기 그가 제시한 ‘미래’는 우리의 현실과 거의 일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에 있어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혜안은 미래 시장을 선점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드림 소사이어티』는 독자에게 미래에 대한 다양하고 폭넓은 시야를 제공하고, 미래산업의 키워드라 할 수 있는 ‘이야기Story와 감성Emotion'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혀주고 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대단한 성공을 이룩하고 있는 애플, 스타벅스, 도요타 등은 드림 소사이어티 즉 감성적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기업들이다. 

  저자는 책에서 시대가 배출한 '꿈꾸는 경영자'로 애플의 스티브 잡스(Jobs), 영국 버진 그룹의 리처드 브랜슨(Branson) 회장을 꼽았고, 드림 소사이어티가 추구하는 가장 이상적인 기업가로는 헐리우드의 영화 제작자이자 감독인 ‘스티븐 스필버그’를 꼽았다. 그는 드림 소사이어티가 추구하는 인재란 소비자를 매혹시키고 새로운 블루오션을 찾아내는 아이디어와 상상력이 넘치는 창조적 인재라고 말했다. 저자가 책 속에서 제시하는 미래의 모습에는 많은 사업 아이디어와 제품 아이디어가 숨어 있다. 그것을 찾아 자신의 업무와 연관시켜 상상해 본다면 ‘내가 그린 드림 소사이어티’도 충분히 그려봄직 하다. 

  이 책은 리처드 왓슨의 『퓨처파일Future Files』이나 톰 피터스의『미래를 경영하라』처럼 글이 재미있지도 않고,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지도 못한다. 그래서 읽어나가기가 여간 쉽지 않다. 하지만 21세기에 접어들어 ‘트렌드’를 말하고, ‘미래’를 말하면서 저자인 롤프 옌센과 책『드림 소사이어티』를 언급하지 않은 사례를 찾아볼 수 없고, 참고하지 않은 내용이 없을 만큼 이 책이 갖는 통찰력은 놀랍도록 뛰어나다. 비즈니스맨이라면 꼭 읽어야 할 필독서다. 미래에 대해 궁금하다면, 특히 트렌드와 미래예측에 대한 공부를 보다 알차게 하고 싶다면 그 시작을 이 책부터 해야 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