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냐 삶이냐 / 사랑한다는 것 동서문화사 월드북 45
에리히 프롬 지음, 고영복.이철범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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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짐 - 고독과 불안 - 에서 벗어나기 위한 적극적 자유 실현의 인간변혁 사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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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열린책들 세계문학 37
예브게니 이바노비치 자먀찐 지음, 석영중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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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Utopia)를 거론할 때면 빠짐없이 등장하는 작품이다. 헉슬리의『신세계』, 오웰의『1984년』, 그리고 이후의 많은 反유토피아적 미래사회를 그린 작품들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 작품이라는 문학사적 지위를 가지기에 그 소설적 작품성을 떠나, 우리인류에게 미친 사상적 공감의 족적은 지대하다 할 수 있겠다.

우리 인류가 염원하는 이상향, 욕망이 불필요한 곳, 경쟁과 갈등이 없는 곳, 모든 이가 평등 한 곳, 이러한 곳이면 우리는 행복을 만끽 할 수 있을까?

행복이란 우리들에게 진정 어떤 의미일까? 고통, 근심, 번뇌가 지워진, 꿈과 환상이 더 이상 우리의 정신을 자극하지 않는 상태를 행복한 사회, 인간의 미래 사회로 상정한다.

<은혜로운 분> 1인이 지배하는 사회, 숫자의 논리가 지배하는 획일화된 사회,‘자유’라는 어휘가 낯선 사회, 아니 ‘자유’는 미개했던 인간들의 불안한 이성에 대한 다름의 표현이다.

이와 같이 이 작품을 지배하는 이념, 행복과 자유의 공존에 대한 고뇌를 축으로 하여, 인류가 지향하는 궁극의 낙원(樂園)이란 어떤 것인가를 성찰하게 하며, 이는 작품이 쓰여진 러시아 사회주의 10월혁명(일명 볼쉐비키 혁명)으로 인한 공산화한 전체주의 러시아의 집단화되고, 경직된, 그리고 유물론에 의해 사상이 강제된 시대적 상황과 정치사회적 배경과 결합하여, 자연스럽게 민중의 해방으로, 공산주의 혁명이 지향한 것은 다름 아닌 부의 평등분배, 균등한 기회, 욕망의 고통이 없는 사회, 즉 ‘유토피아(utopia)'의 세계로 안내된다.

따라서 이 작품이 획일화된 전체주의 체제에 대한 비판과 무관치 않으며, 근대산업사회의 기계화되고 비인간화된 현실적 우려를 분명하고 깊이 있게 천명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모든 인간은 번호로만 식별 될 뿐이다. ‘D-503', 나는 수리(數理)전문가로서 우주선‘인쩨그랄’호의 조선(造船)기사이다. 투명한 유리벽에 인공해가 비추는 숙소에서 정해진 시간에 자고, 정해진 시간에 일어난다. 모든 번호들은 같은 음식을 같은 시각에 같은 동작으로 삼키고, 거대한 사각형 구조로 단일한 움직임으로 동시에 이동한다. 하루에 두 번의 휴식시간, 성(性)의 구분은 번호표식 앞의 알파벳이 알려준다. 지정된 시간에 당국에 등록하고 투명한 유리 숙소의 커튼을 내리면 두 번호는 섹스를 한다. 여기에 의문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수학적 오류가 없는 행복, “절대적인 미학적 소속성에, 이상적인 비자유에 근거”하는, 그 누구도 ‘개인’이 아닌 ‘...중의 한 개인’인 사회, 강력한 단일 조직체로서, 비자유의 본능이 태곳적부터 인간의 유기적 특성이라고 생각하는 인간에게는 실재할 수 없는 생각이기에 그렇다.

“모든 번호에게는 다른 어떤 번호라도 성적 산물로 이용할 권리가 있다.”라는 ‘단일제국’의 성법전(性法典)이나, 사전에 만장일치의 완벽한 동의가 이뤄진 뒤 진행되는 <은혜로운 분>의 선출방식처럼, 국가가 통제하는 것은, 통제치 못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우연성과 맹목성, 비과학성의 부조리에 비해 월등한 이성적 결실이라 주장된다. 즉, 기지수(旣知數)의 시대, 불확실성이 배제된 사회, 비자유의 이상성으로 상징된다. 나아가, 이렇게 통제되고 비자유가 지배하는 단일제국이야말로 낙원이라고 외친다. “우리는 다시 아담과 이브처럼 천진무구 해졌어”라고. 어떠한 것도 개인이 자유로이 생각하고 행동 할 필요가 없는 완전히 획일화되고 통제된 사회에서 ‘천진무구’란 것은 최고의 선(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듯 <은혜로운 분>과 단일제국을 찬양하던 나, D-503에게 믿을 수 없는 것, 미증유의 혼란스러움이 발생했다. I-330의 모습을 지울 수가 없다. 심장이 뛰는 것은 “압축, 수축 펌프에 의한”기계적인 이상적 펌프의 작동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나’에게 이러한 심장의 울렁거림에 “사랑이니 연민이니 하는 것들은 부조리하고 부자연스럽다.”그래서 질병일 밖에 없다. 이는 개인이 말살된 사회, 오직 ‘우리’만이 존재하는 사회만을 아는 ‘나’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당혹스런 생각이 된다.

결국 혼돈에 휘말린 D-503의 I-330에 대한 집착은 단일제국과 그 밖의 세계를 구분하는 초록색 유리벽너머 숲을 통해, 믿을 수 없는 것, 새로운 것, 미지수의 세상을 보게 한다.

통제된 감시사회 속에서 D-503의 혼란스런 두뇌는 용인 될 수 있는 상황이 되지 못한다. 또한 I-330을 비롯한 단일제국을 파괴하려는 ‘그들’, 그리고 번호들의 감정적 흔들림을 말살하기 위한 두뇌수술이 자행된다. 오직 기계화된 천진무구한 절대이성의 인간으로 개조된다.

감성을 지배하는 뇌세포의 제거수술을 받은 D-503은 자신의 자백으로 처형을 기다리는 가스상자 속의 I-330을 바라보며, “처형을 연기해선 안 된다. ~ 中略 ~ 유감스럽게도‘이성을 배신한 인간’의 수는 상당히 많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우리가 승리하길 희망한다. 아니, 그보다 나는 우리가 승리할 것을 확신한다. 이성은 반드시 승리하기 때문이다.”라고 하는 이 마지막 D-503의 독백에서 우린 역설적으로 공산주의 혁명의 실패를 보기도 하고, 유토피아의 불안하고 위험스럽기조차 한 형태를 읽어내기도 한다. 이렇듯 작품은 유토피아 혹은 당시 러시아의 전체주의적 공산주의에 대한 풍자극이며, 근대산업사회가 가져온 비인간화, 기계화, 물질 만능화, 획일화, 집단화에 대한 회의와 비판이기도 하다.

“자유가 없는 행복이냐, 아니면 행복 없는 자유냐”, 인간의 이성이 이 본성을 어떻게 조화롭게 전개할 수 있을까? 존재 할 수 없는 낙원, 상상속의 이상향, 인류는 UTOPIA를 과연 건설해 낼 수 있을까? 자유를 선택한 오늘의 우리는 정말 행복하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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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한 스승 - 지적 해방에 대한 다섯 가지 교훈
자크 랑시에르 지음, 양창렬 옮김 / 궁리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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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지능은 같은 본성에 속한다. 지능의 세계에 세워진 위계의 허위를 들춰내는 평등의 걸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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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이란 하찮게 중단되게 마련이고 죽고 나면 사람의 일생이란 그뿐,이라고 그녀는 말하고 나나는 대체로 동의합니다.

인간이란 덧없고 하찮습니다. 하지만 그때문에 사랑스럽다고 나나는 생각합니다.

그 하찮음으로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으니까.

즐거워하거나 슬퍼하거나 하며, 버텨가고 있으니까.

 

 - 황정은 작가의 <계속해보겠습니다> 227쪽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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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고부동한 건 하나뿐이다. 삶은 유한하다는 것, 언젠가 반드시 끝난다는 것, 허무를 부둥켜안고 얼크러져야 하는 까닭은 그것이 바로 삶의 본령에 닿아 있기 때문이다.

 

김별아<어우동, 사랑으로 죽다> 275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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