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것도 없는 풍족한 섬
사키야마 가즈히코 지음, 이윤희.다카하시 유키 옮김 / 콤마 / 2015년 4월
평점 :
품절


1. 여기 한 섬이 있다. 태평양과 마주하고 있는 필리핀 군도에 속해 있는 아주 작은 카오하간. 민다나오섬에서 북쪽 방면, 그리고 세부 섬 옆에 위치한 막탄섬 옆의 올랑고 섬 근해에 있는 섬이다. 웹 지도로 검색해보니 정확한 위치는 나오질 않는데, 가장 높은 곳도 4미터가 채 되질 않는다. 조금만 걸어도 섬 전체를 둘러볼 수 있는 그런 작은 섬이다. 그리고 이 섬을 한 일본이 사서 정착했다.


2. 저자는 잘 나가는 직장인이었다. 우연하게도 출판업계에 몸담았고, 대박을 터뜨린 건 아니지만 꽤 많은 돈도 모았다. 하지만 그 역시 막연한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과 옳고 의미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고, 이를 실행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래서 선택한 곳이 바로 필리핀의 작은 섬 <카오하간>이었다. 토지 소유권과 마을 시스템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이곳에서 그는 사람들과 함께 지키고 가꾸어 가기로 한다. 마을의 지주이자, 이장과 같은 존재로서 말이다. 처음에는 법률적 문제와 마을 사람들과의 적응 문제도 있었지만 지금은 훌륭하게 적응한 것 처럼 보인다.


3. 사방이 바다로 둘러쌓여 있고, 사람들은 이곳에서 해산물과 야자수, 돼지 등을 통해 식량을 얻는다. 화폐단위는 있지만 거의 대부분 자급자족 하면서 살고 있다. 현대 문명의 혜택을 일부(?) 누리면서도 원시 공동체의 모습도 갖고 있는 것이다.


4. 책에는 자연속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야기거리가 가득 담겨 있다. 저자는 이를 세세하게 묘사하고 있는데, 돼지를 잡는 장면이나 집단적으로 대소변을 보는 장면은 다른 책에서는 보기 힘든 부분이다. 평소에는 지나치고, 또 숨겨야 하는 것들이 이곳에서는 하루의 중요하고도 평범한 일상이 된다는 사실이 인상적이다.


5. 남국의 섬나라의 모습은 무작정 평온해 보이는 것만은 아니다. 기존에 누리던 것들을 포기해야 하기도 하고, 의료 혜택 등도 턱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이곳만의 또 다른 일상이 펼쳐진다. 지금 우리가 손에 움켜쥐고 살아온 것들이, 이곳에서는 또 다른 가치로 바뀌는 것이다. 그것이 여유로움인지, 아니면 평온해 보이는 나날들일지는 모르겠다. 중요한 건 자연과 함께 어울리고 그 속에서 얻게되는 하루 하루의 소중함들이 도시 생활에서는 취하기 어려운 또 다른 무언가라는 것.



주변은 아직 바람의 기미가 있다. 이미 어두컴컴하다. 바로 앞의 가까운 바다에서는 거칠고 흰 파도가 부서진다. 크고 넓은 암초에서 흰 물결이 일어난다. 영화 같은 장면이었다. 아내를 제외한 남자 다섯이 암초 가운데에서 한 시간 정도 배를 밀며 걸어서 카오하간 섬까지 돌아왔다. 이윽고 집에, 카오하간 섬으로 돌아온 것이다. 피곤했다.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맥주를 마시고 잠들었다. 푹 잔 모양이다. 다음날 아침, 몸이 젊음을 되찾은 듯 가뿐하다. 육체가 바다에 닿고, 바람에 닿고, 본디 지어진 대로 몸을 사용했다는 것이, 이렇게도 기분을 상쾌하게 해 주는 것일까? (서문중에서)


섬 주민들은 병에 잘 걸리지 않는다. 실제로 긴 잠을 자고 있는 환자를 본 적도 없다. 대개의 병은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적으로 치료해 버리기 때문이다. 원래부터 사람은 '자신의 병을 자연적으로 치료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심각하지 않은 병'은 조금 더 주의를 기울이면 내버려 두더라도 자연적으로 치료된다고 믿는 것이다. 그러나 자연을 떠나서 모든 것이 규격화 되어 있고 스트레스가 많은 도시 사회에서는 다르다. 사람들이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을 잃어버린 채 고독과 무력감으로 인해 마음의 균형을 잃어 병이 나게 되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자연에는 존재하지 않는 병'이 유행하기 시작한다. 그것은 자연 속에서도 치료할 수 없다. (본문중에서)


단어를 나열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통한다. 이상하다라고 생각되어도 대담하게 사용해 보기를 바란다. 말하는 이가 자신이 없으면 언어는 통하지 않는다. 언어라고 하는 것은 신기해서 아무리 공부해도 의사 전달이 어려운 사람들이 있다. 반대로, 영어도 비사야 어도 할 수 없는데 섬 주민들과 백퍼센트 융화되는 사람들도 있다. 상대를 사랑하는 마음과 "언어라는 건 몰라도 좋다"라고 생각하는 담력이 제일 중요한 것이다....형제애를 갖고 ㅇㅇ감한 마음으로 손짓 발짓을 해 가며 예사롭게 말하면 의사 전달이 상당히 잘 된다. (본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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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루스의 기표 2015-06-06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행가세요?

초코머핀 2015-06-06 17:03   좋아요 0 | URL
^^: ??

팔루스의 기표 2015-06-06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행가 시인지?여행에 대한 글이 많아서..

초코머핀 2015-06-06 17:21   좋아요 0 | URL
평범한 독서가 입니다 :)

팔루스의 기표 2015-06-06 1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핀씨 때문에 여행가고 싶네요

초코머핀 2015-06-06 20:39   좋아요 0 | URL
^^ 저도 이 책을 보고 여기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