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구글을 그만두고 라쿠텐으로 갔을까? - IT 비즈니스의 새로운 성공 원리
오바라 가즈히로 지음, 신혜정 옮김 / 북노마드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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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선하다. 작은 크기에 담겨있는 독특한 내용이 놀라운 책이다. 기존의 IT트렌드 도서와는 다른 맛이 있는데, 정해진 규칙이 아닌 자신만의 경험과 논리에 따라 IT 비즈니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야기하고 있다.


2. 현재 우리는 IT 비즈니스의 제2 변곡점의 입구에 와 있다고 한다. 플랫폼 전문가이기도 한 저자는 그것이 고맥락 인터넷, 즉 비언어 체계를 지향한다고 말한다. 고맥락 - 비언어 체계란 - 간단히 말하면 - 언어보다는 이모티콘과 심볼 등으로 표현되는 커뮤니케이션을 의미하는데, "기분이 좋아", "우울해"라고 말하기 보다는 라인과 카카오톡의 스티커와 스탬프로 대화하는 것을 떠올리면 되겠다.


"STARBUCKS" 라는 영어 단어 대신에, 녹색의 여신 로고만 보고도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수 있고, 자막은 없지만 공연을 통해서 전세계인들이 같은 느낌을 공유하는 것. 비록 언어는 다르지만, 인스타그램과 핀터레스트의 사진만으로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것이 바로 <고맥락 - 비언어> 인터넷 세계 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조금 더 나아가, 스토리를 담고 있고, 사진을 찍는 행위에서 구글글라스로 곧바로 바라보는 행위, 이모티콘과 스티커와 스탬프를 사용한 소통이 모두 다 그 예라고 봐도 되겠다.


"영화는 틀림없이 세계 언어이다. 다양성을 배경으로 하면서 그 차이의 경계를 가뿐히 넘어 모두가 영화의 주민으로서 연결되는 이 풍요로움. 그 풍요로움 앞에 현주소는 의미를 잃는다." -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소감 중에서

​3. 여기에서 저자는 서양에서 다시 동양으로 패러다임이 바뀔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코스트코로 대표되는 미국식 소비 문화가 한국과 일본 등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지만, 그것의 의미는 다르다는 것. 미국에서는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양을 즐길 수 있음에 기반하고 있을 뿐이지만, 일본에서는 이를 통해 나눠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 저자는 이를 <상품에 매력적인 이야기나 부가가치를 붙이는 것>이라고 말한다.


4. 책에는 이 외에도 좋은 정보들이 많이 담겨 있다. 먼저, 기본적인 비즈니스의 원리가 인터넷의 등장으로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설명하는 부분은 창업자에게 꼭 필요한 비즈니스 마인드를 제공해준다. 저자는 이 부분에서 자신이 왜 컨설턴트를 그만두고, 다시 라쿠텐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는지를 설명하는데, 이 책에서 주의깊게 읽어야 할 부분 중의 하나다.


그리고, 키워드 검색 방식의 구글이 어떻게 디렉토리 검색 방식의 야후를 물리쳤는지, 또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의 과금 형태는 1. 정보 자체의 비용 2. 그 정보를 찾기 위한 탐색 비용 3. 정보를 손에 넣는 데 필요한 비용 이렇게 세가지를 고려하여 결정된다는 설명도 인상적이었다. (이 부분 역시 창업을 고민하는 분들에게는 더 없이 중요한 팩터란 생각을 해본다.)


또, 소셜 게임이 유저를 끌어들이는 방법(더 정확히 말하면 낚아서 못 그만두게 하는 로직)은 바로 <매몰비용>을 이용한 것이며, 크라우드 소싱 개념을 통해 업무를 조각화할수 있다는 사실도 좋았다.(이 역시 앞으로 다가올 놀라운 변화의 전주곡이 아닐까란 생각을 잠시 했다.)


끝으로 <마이크로트렌드>에 견줄 수 있는 변화의 양상도 인상깊은데, 의미없는 변화도 누군가에겐(또는 소수의 특정 집단에게는) 중요할 수 있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소비력을 갖춘 집단이라면 충분한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점. 간단하게 말해서 경제력을 갖춘 오타쿠 집단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었다. 이는 앞에서 말한 고맥락 비즈니스로 다시 연결되고.

5.  다른 책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새로운 시각이 인상적이었다. 겉띠에 적혀있는 <10번의 전직에서 찾은 IT비즈니스의 성공 원리, IT 비즈니스 기업 취업 준비생·종사자 필독서>라는 문구가 - 정말 - 이 책을 정확히 표현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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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5-05-11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성일 감독 비평집 <언젠가 세상은 영화가 될 것이다> 생각나요. 이 말도 장 뤽 고다르가 했던가 그랬는데^^...
e-book도 엄밀히 따지면 이미지화(문자->사진화)한 <고맥락-비언어>적인 거 아닌가 합니다.

초코머핀 2015-05-12 08:14   좋아요 1 | URL
음... 그런데 이 책에서 말하는 저자의 고맥락 - 비언어는 말 그대로 단일어보다는 다양한 언어로, 단어보다는 형상화된 이미지로, 설명이 많은 미국식 그래픽노블보다는 그림과 배경으로 이야기되는 일본식 만화의 이미지로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즉, 소설책보다는 만화책. 이런 관계(과정)로 보셔야 할 것 같네요. 댓글 감사합니다. :)

AgalmA 2015-05-12 10:04   좋아요 0 | URL
초코머핀님 말씀 들으니 <고맥락-비언어>그림이 좀더 명확히 잡히네요. 친절한 설명 감사드려요^^

초코머핀 2015-05-12 12:32   좋아요 1 | URL
저도 이책 보면서 알게된 건데요 뭘 :) 좋은 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