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할런 코벤 지음, 이선혜 옮김 / 문학수첩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1. 몇 일 전부터 스마트폰의 네이버 블로그 앱이 먹통이다. 네트워크 문제로 블로그 서비스에 연결하지 못했다며, 다시 시도하란 메시지만 뜬다. 혹시나 해서 앱을 지우고 다시 깔아봤지만 안되는 건 마찬가지. 특이한 건 Wi-Fi 를 사용할 때는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점. LTE 데이터를 쓸때만 안되는 것이다. 다 그런가 싶어서, 다른 사람들의 스마트 폰을 확인해 보니 다 잘된다. 아무 문제없이 말이다. 결론은 내 스마트폰의 SK통신사가 제공하는 LTE 데이터 하에서만 안되는 거다. 특이하게도 말이다. 이상하게도...


2. 기억을 강탈당하고, 추억을 도난당해 본 적이 있는가? 나의 기억의 제 3자의 입에서 - 마치 자신의 일인 것처럼, 자신의 기호였던 것처럼 - 술술 흘러나오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가? 아니면, 모든 과거의 기억들이 부정당하고, 사라져버린 경험을 겪어본 적이 있는가? 사랑했던 연인과의 짧은 추억들이 떠올라 그 흔적을 더듬어가던 제이크 피셔는 어느 순간 이 모든 것들이 사실이 아니었다고 부정하는 사람들과 맞닥뜨리게 된다. 아직 따스한 감정의 조각을 가슴속에 지닌채로, 기억한채로 살아오던 그에겐 이 모든 것들이 충격적일 뿐. 거기에다가 갑작스런 범죄 집단과 정보국 요원, 그리고 숨겨진 진실과의 조우는 그를 더욱 더 혼란스럽게 한다. 마치, 구름 자전거인줄 알고 탔다가, 갑작스레 휘몰아치는 롤러코스터처럼 말이다.


3. 소설의 주인공인 제이크 피셔는 랜포드 대학교에서 근무하는 - 나름 괜찮은 - 미혼의 젊은 교수이다. 6년전 사랑하는 연인, 나탈리에게 일방적으로 헤어짐을 통보받고, 아직 잊지 못한 상태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러던 어느 날 헤어졌던 연인과 결혼한 남자, 토드 앤더슨의 부고를 접하게 되고, 그 남자를 찾아 나서기로 한다. 그녀의 결혼식에서 그녀와 나누었던 약속, 그녀를 더이상 찾지 않기로 한 것을 어긴채로 말이다.


하지만, 장례식장에서 본 토드와 그의 가족의 모습에는 나탈리가 없었다. 그리고, 그녀의 결혼식을 떠올리던 사람조차 없었고. 심지어 그녀의 동생과, 그들이 함께 다녔던 단골집의 종업원 마저 그들을 기억하지 못한다. 무엇인가 이상함을 눈치챈 제이크는 정보부 요원이자 친구인 산타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만, 사태는 더욱 심각해져 간다. 설상가상으로 범죄집단에게 죽을 뻔한 고비를 넘기기도 하고.


그렇지만, 집요한 성격의 제이크(더 정확히 말하자면, 나탈리를 찾고자 하는 그의 마음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그녀의 어머니를 만나고, 토드와 클라이너 교수의 기록을 통해 이면에 가려져 있던 또 다른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갑자기 모든 것들이 사라져버린, 나탈리가 행적을 감춰야 했던 이유를 밝히고야 만다.


4. 속도감있고, 흡입력있는 소설이었다. 두꺼운 분량에 약간 겁을 먹었던지라, 여유가 있는 날의 오후를 골라 읽었는데, 생각보다 금방, 시간가는줄 모르고 읽었다. 또 세계 3대 문학상을 석권했다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책을 읽고 나니 느낄수 있었다. 특히, 전개상의 복선들과 겹겹이 쌓여진 스토리, 그리고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인상적이었다.(이는 오늘 리뷰를 작성했던 "끌리는 이야기는 어떻게 쓰는가" 에서 배웠던 부분에 대한 실전 연습이나 마찬가지였다.) 누군가가 최근에 재미있게 읽었던 소설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당분간은 할런 코벤의 <6년>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5. 참고로, 끝은 해피엔딩이다. 비록 누군가를 잃어버리긴 하지만 그 사실을 헛되게 하진 않았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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