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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반양장) - 지금 우리를 위한 새로운 경제학 교과서
장하준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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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절대적인 빈곤보다 상대적인 불균형과 불평등이 더 심각해진 요즘, 예전보다 경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주가지수, 금리, 유동성, 양적완화와 같은 단어들이 사람들 입에서 오르내리고, 경제관련 도서와 잡지, 미디어가 순항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재테크를 포함하여 가계의 재정에 관심을 갖는 것 역시 넓은 범위의 경제에 대한 관심으로 볼 수 있다면, 이제 경제란 우리의 삶에서 빠져서는 안되는 하나의 요소로 자리잡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투자 수익율을 높이려는 목적이든, 집값이 살아나기를 바라는 욕심이든, 사회 문제의 해결 창구로서의 바램이든 간에 사람들이 "경제학"에 관심을 갖는다는 건 긍정적인 신호이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경제를 어려워하는 것도 사실이다. 복잡한 수식(물론 수학과 통계학을 배운다면 더 좋을 것이다.)과 난해한 그래프, 그리고 가정과 제한 요소들이 사람들의 이해를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최신 시사 트렌드와 맞물려 소개되는 각종 외래어들의 남발도 대중들이 쉽게 다가가지 못하게 하는 요소중의 하나다. 물론 최근에 다양한 재테크 도서와 신변 잡기 경제학 도서들이 우리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고는 있지만 뭔가 부족한 느낌은 지울수 없다. 즉, 총체적이면서도 어느 하나 빠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재미있으면서도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을 놓지 않는 그런 책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2. 몇년 전부터 꾸준히 경제학 도서를 읽어오고 있는데, 이를 통해 내 나름대로 내린 결론이 있다. 변화하는 경제 환경과 제도에 적응하고 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접근과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 단기적인 접근으로는 능력 개발과 가계 재정 관리를, 장기적인 접근으로는 기부나 사회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제언하면서 관심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이다. 지금 일하고 있는 위치에서 업무를 익히고 공부를 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키워나갈 뿐만 아니라, 틈틈이 경제 공부도 같이 한다면 좋을 것이다. 그리고 적절한 소비와 저축(기부와 투자의 개념도 같이 응용해보면 좋을 것 같다.)을 통해서 월소득을 관리하고, 미래를 대비한다면 더더욱 좋을 것이고. 그리고 이를 통해 나와 우리 가족, 우리 사회를 아우르는 경제 제도와 사회 문제에 대해서 조금씩이라도 관심을 갖고, 의견을 개진한다면(투표!!, 또 투표!!!)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진 않을까 생각해본다. 다행이도 이와 같은 방법을 실천하기 위해, 또 배우기 위해 좋은 책들이 최근에 몇권 출간되었다.

3. 이번에 읽은 책은 장하준 교수님이 지은 Economics The User's Guide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이다. 경제사와 경제학파 전반을 아우르면서,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경제적"조언을 들려주고 있는데, 어느 하나 버릴것이 없는 알맹이들로만 가득차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첫장에는 이 책을 쓰게된 동기(?)와 경제사 개괄에 대한 설명이 적혀있는데, 경제학의 진짜 의미와 유용성에 대한 언급이 인상적이다. 특정 논리가 세상을 설명할 수 있다와 같은 "증명"이 아니라, 다양하고 복잡한 경제현상을 잘 설명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라는 그의 말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기대하는, 그리고 사람들이 경제학에게 기대하는 바를 담은 문장이리라. 이어서, 애덤 스미스 시대의 자본주의 이론과 현대의 자본주의 이론의 시대적 배경이 다름을 언급하면서(그 당시에는 단순한 경제 모델로도 얼마든지 유추가 가능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의 세상은 통화, 시스템, 경제주체,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인해 모든 것이 달라졌음을 상기시킨다. 잠시만 주변을 둘러봐도, 이론은 고도화되었고, 다양한 금융 상품과 경제제도가 등장했지만, 세계는 지속적인 금융위기를 맞이하고 있지 않은가? 여기에다가 범람하는 광고와 홍보 매체에 의해 소비의 매커니즘 마저 바뀌고 있는 지금. 과거와는 다른 접근이 필요함은 분명해 보인다.

 

이어서 등장하는 부분은 "경제사" 파트다. 최근에는 고시, 자격증, 취업을 위해 순수 이론 과목들과 인문 과목들은 그 설자리를 점점 더 잃어가고 있는데(최근에는 모 기업이 인수하여 취업양성소로 운영하려는 대학교도 있다.) 경제학 분야도 예외가 아닌 듯 하다. 하지만, 장하준 교수님은 경제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그리고 사회를 제대로 바라보기 위해서라도 "경제사"가 중요함을 강조한다. 이 부분은 나 역시도 공감하는 바다. 사회주의가 독재로 거의 몰락한 반면, 자본주의는 지속적인 이종교배와 수용으로 인해 성장하고 발전해왔음을 떠올려 본다면 이 장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더군다나 짧게 요약했음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내용이 거의 다 들어가 있고, 또 재미있게 읽히는 부분이다. 몇가지 인상적인 부분을 소개하자면, 유럽의 상당수 국가들의 경제 발전에는 사기업이 아닌 공기업의 역할이 더 컸다는 점과 남미 국가의 성장 과정에는 서구 열강의 불평등 조약이 끝난 후의 강력한 보호주의가 있었다는 것. 그 외에도 현대 사회에서는 순수 자본주의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자유 진영의 국가들이 많다는 것도 체크해 둘만 하다.

 

다음은 경제학파에 대한 설명이다. 케인즈언과 고전학파만 알고 있는 당신이라면 경제학 초보자 수준. 이외에도 오스트리아 학파, 행동주의 학파, 마르크스 학파, 제도학파, 슘페터 학파와 같은 다양한 제도와 이론군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 장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배우는 경제이론과 경제제도 수많은 학자들의 이론에서 영향을 받아서 발전하고 변화해 왔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4. 짧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분량의 징검다리를 건너고 나면 드디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경제의 주체와 GDP, 생산, 금융, 빈곤과 실업, 정부의 역할과 국제 경제학까지. 다양한 이슈들이 저자의 꼼꼼하고 날카로운 시선하에 소개되고 있다. 먼저, 최근에 읽어던 팀 하포드의 책에서 GDP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최근에 이슈가 되고 있는 GDP의 불완전성에 대한 논쟁을 못마땅해하는 어조가 역력했다면, 장하준 교수는 이것이 GDP의 한계이므로, 이 숫자들이 무엇을 나타내고, 무엇을 보여주지 않는지를(개인적으로 하나 더 추가하자면, 무엇을 왜곡하는 지를) 잘 판단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프리카 서해안의 소국인 적도기니는 90년대 말부터 국내총생산이 무려 18.6퍼센트나 증가했다고는 하지만 이것이 국제적인 이슈가 되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경제 성장의 질적인 부분과 생산구조의 변화상을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안정적인 공업 생산 능력과 식량안정망을 갖춘 나라들이 지속가능한 성장과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힘을 갖출 수 있음을 이 책에서도 다시 하번 강조하고 있는 듯 하다.

 

파생상품의 구조적 취약성과 국제화된 금융 경제 제도의 불안정성, 그리고 산업자본의 금융화(대표적인 예가 바로 GE캐피탈이다.)에 대한 설명도 인상적이다. 대다수의 책들이 파생상품이 미래의 먹거리라고, 향후 트렌드라고 외치고 있다면, 이 책은 그것이 갖는 위험성과 이를 대비하기 위한 제도가 중요하다고 일반 대중들에게 말하고 있다. 또한 불평등에 대한 솔직한 접근과 조언, 실업에 대한 심도있는 분석도 인상깊었다. 특히, 실업의 진짜 원인과 이를 유발하는 장본인들은 과연 누구인가에 대한 또다른 해답을 얻을 수 있어서 좋았다.

 

외국인 투자에 대한 설명도 주의깊게 읽어볼만 하다. 누군가는 너무 좌파적(?????)이다고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우리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저자가 언급해주는 문제점들을 하나하나 짚어볼 필요가 있다. 이것 때문에 하지 말자가 아니라, 이런 문제점들을 조심하고, 또 극복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부분이므로. 술을 무조건 마시면 안된다는 금주령은 미국 사회에 범죄의 시절을 가져다 주었자면, 적절한 음주나 좋은 사람들과의 멋진 한잔은 오히려 우리를 기분좋게 함을 떠올려 본다면 말이다.

5. 스웨덴의 사회민주당은 안전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대담할 수 있다고 말한다. 가족의 중요성, 신뢰할 수 있는 정부의 중요성 역시 바로 여기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더 나아가서, 이를 사회적 신뢰 자본의 경제적 무한 승수 효과 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겠다. 또한 저자는 경제학은 정치적 논쟁이라고 말한다. 경제 문제는 방치하기에는 너무나도 중요하므로, 우리 스스로 관심을 갖고 함께하자라는 말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 문구가 아닐까? 마지막으로, 이탈리아의 마르크스주의자 안토니오 그람시가 말한 "우리는 지적으로는 비과주의를 의지로는 낙관주의를 가질 필요가 있다"(너무 멋진 말이다.)는 말로 리뷰를 마무리하려 한다.


경제학은 인생, 우주, 그리고 모든 것에 관한 궁극적 질문을 다루는 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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