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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찾기 경제학 - 가장 이상적인 짝을 찾는 경제학적 해법
폴 오이어 지음, 홍지수 옮김 / 청림출판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남녀가 서로의 짝을 찾는 과정 속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일들을 경제학으로 풀어보는 책이다. 즉, 미시경제학의 기본 개념인 역선택, 네트워크 효과, 외부 효과 등을 짝찾기(더 정확히 말하면 온라인 데이트) 과정에 빗대어 설명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따라서 이 책을 제대로 소화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데이팅과 미시경제학의 개념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하는데, 다행이도 저자가 개념들을 하나씩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무엇보다도 저자가 미국의 경제학과 교수인데다가 온라인 데이트 매니아(?)라고 하니 내용의 신빙성은 기대해봐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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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경제학에서 중요한 개념 중의 하나인 정보 탐색 비용은 남녀가 자신의 짝을 찾는 과정을 잘 설명해줄수 있는 용어이다. 이는 반대로 온라인 데이팅 과정을 통해서 정보 탐색 비용이라는 개념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서로가 서로에 대해 제한된 정보만을 갖고 있고, 또 그 정보가 맞는지 확신이 서질 않을때, 일반적으로 우리들은 자기 자신을 알리기 위해 노력한다. 피부 관리를 하거나 몸매 관리를 하기도 하며, 집과 차, 명품 등을 통해 자신의 재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학벌과 자격증을 통해 지적 능력을 보여주기도 하며, 유머러스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쉴새 없이 재잘재잘 떠들기도 한다. 그리고 이는 역선택, 보험, 레몬 효과, 죄수의 딜레마와 같은 개념으로 이해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어서 등장하는 개념은 외부효과다. 먼저 페이스북을 예로 들면서 네트워크 효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의 규모가 커질수록 선택가능한 남녀의 폭이 커질수도 있음을 언급한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바로 혼잡 외부효과인데, 수요가 수요를 감소시키는 것이라고 보면 되겠다. 이는 가게에 손님이 너무 많거나, 옷가게에 줄이 길때 손님들이 그냥 다른 가게에 가는 경우를 들 수 있는데, 교통 체증을 그 대표적인 예로 기억하면 될 것 같다. 책에는 직접적으로 명시되진 않았지만, 남녀의 관계에서 혼잡 외부효과를 들자면, 너무 인기가 많은 여자나 남자에게 오히려 괜찮은 짝이 다가가기 힘든 상황을 짝찾기에 있어서의 혼잡 외부효과로 봐도 될 것 같다.
신호효과와 역선택에 대한 내용도 등장하는데, 신호효과는 내가 부가 많음을 과시하기 위해 돈을 펑펑 써대는 행위를, 그리고 역선택의 경우는 직업이나 습관, 태도, 가치관 등을 가지고 특정 집단의 남성이나 여성을 선택 대상에서 제외시켜 버리는 경우를 들수 있겠다. 둘다 남녀의 짝찾기 과정의 문제점을 잘 나타내는 단어라는 생각이 든다.
그 외에도 - 얼마전 신문 기사에도 소개되었던 - 예쁜 여자와 돈 많은 남성이 연애 시장에서 승리하는 이유, 부부간의 재정 권한 협상 과정에 대한 분석 등도 재미있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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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저자는 진심어린 조언으로 온라인 데이트 시장을 이용하고, 짝찾는 과정을 통해 효용을 극대화(?)하라고 말하는데, 이걸 그렇게 진지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진심으로 짝찾기에 갈망하는 젊은 남녀들에겐 꽤나 유익한 조언이 될 터이니 한번 쯤은 읽어보길 권한다. 설령 실패하더라도 <미시경제학>이론 들은 건질수 있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