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의 베이커리 2 - 새벽 1시의 사랑 도둑 한밤중의 베이커리 2
오누마 노리코 지음, 김윤수 옮김 / 은행나무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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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새벽 1시. 모든 사람들이 잠들어있을 시간. 어둠속에서 홀로 반짝이는 가로등과 아파트의 작은 방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빛 말고는 그 어떤 밝음도 찾아보기 어려운 시간. 특별한 사건조차 일어나지 않을 듯한 이때에 문을 여는 작은 베이커리가 있다. 바로 <블랑제리 구레바야시> 라는 베이커리다.

 

새벽 1시에 문을 연다구? 뭐, 그거야 주인 마음이겠지만 과연 장사가 잘 될까? 밤새 일하다가 동료들과 술 한잔 거하게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아저씨들이나 술김에 한두개 사가면 모를까? 누가 그때 빵을 산다는 거야. 내 가게는 아니지만 일단 수지타산이 맞을지 걱정부터 앞선다.

 

하지만 새벽 1시는 또 누군가에겐 낮보다 더 치열한 시간일지도 모른다. 밤중에 일을 하는 또 다른 직장인들, 낮보다는 밤이 편한 프리랜서들, 새벽 1시쯤에 가장 사람들이 북적이는 술집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밤을 새는 수험생들까지. 이런 그들에게 한밤중의 베이커리는 고마운 휴식 장소이자, 그들의 넋두리를 들어줄 유일한 공간일지도 모른다.

 

*

 

제빵사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히로키와 부인과 사별하고 빵집을 운영하는 구레바야시, 그리고 학생이면서 제빵 기술을 배우고 있는 노조미. 각각 사연을 가지고 있지만 별다른 사건 없이 조용히 흘러가던 <블랑제리 구레바야시>에 새로운 인물이 등장한다. 바로 유이 요시노. 과거에 히로키와 사귀었던 적이 있는 여자다. 미모 뿐만 아니라 싹싹함마저 갖춘 덕에 많은 손님들을 붙잡아두지만 노조미는 그녀의 행동이 그다지 좋게 보이진 않는다. 구레바야시 아저씨께 달라붙는 모습이 그렇고 변태인 마다라메 씨를 꾀려는 것 역시 그렇다. 무엇보다도 보스턴 백에 들어있는 돈뭉치와 그녀를 둘러싼 이상한 사람들의 움직임까지. 비밀이 많다는 건 좋게 말하면 매력적이고, 나쁘게 말하자면 뒤가 구리다는 의미인데, 노조미가 생각하기에는 그녀는 후자에 가깝다.

 

그러던 중 그녀가 결혼 사기꾼이라는게 밝혀지고, 또한 그녀는 유이 요시노가 아니라 쌍둥이 누나인 아야노란 사실도 밝혀진다. 그녀를 좋아하는 바보 변태 마다라메는 충격에 빠지지만, 다름 사람들과 같이 그녀들을 구원하기로 마음먹는다. 누군가가 구원할 자격이 있느냐고 반문할수도 있겠지만, 누군가를 구원한다는 건 자신이 구원받는다는 의미와 동의어일지도 모르기에, 그들은 그녀를 찾기로 한다.

 

결혼 사기꾼이라는 그녀의 특성을 역으로 이용해 그녀를 낚기로 하고, 그들은 마지막 작전을 실행에 옮긴다. 그리고 그 결말은...

 

*

 

빵은 달콤하다. 막 구워낸 빵의 냄새만큼 좋은 것도 없다. 요즘에는 빵집들이 대부분 기업식으로 운영되고 있어서, 어렸을 적 주말에 어머니와 함께 빵집에 가서 맡았던 그 향을 느끼기는 어려워 졌지만, 그래도 그 기억을 떠올리면 전해져오는 향은 잊기 어렵다.

 

잠깐 스쳐 지나간 좋았던 사람들의 기억은 어느새 조금씩 잊혀져가지만, 손을 잡았을 때 전해져오는 떨림과 그 속에서 느꼈던 향이 가끔식 기억 나는 건 이 때문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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